소보중학교 폐교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송원초등학교 학부모에게 폐교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설문이 진행되더니
오늘은 소보중학교 재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학교를 구성하는 주체인 학부모에게 폐교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진행중인 폐교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라는 것에 먼저 고개가 갸우뚱합니다.
또한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착잡하고 안타깝습니다.
한달여 전에 경북도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군위군 지원청으로부터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절차에 따라 신청서가 접수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는 의례적인 답변만 받았습니다.
이미 작년에 도교육청과 학교법인이 폐교에 대한 협의를 일단락하여, 폐교 절차가 진행중인 데,
관리감독청에서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농촌지역에서 학교는 단지 교육 기능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공동체의 구심이라고 흔히들 이야기 하면서, 폐교를 결정함에 있어
지역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주민공청회나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폐교에 대한 지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것이
성숙한 풀뿌리 민주주의 모습이 아닐까요?
그러한 절차가 내실있게 진행된다면 폐교에 대한 대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만약 폐교가 되더라도 향후 공간 활용 방안에 대한 지혜도 모아갈 수 있을 테니,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인데 말입니다.
무엇보다 폐교 절차가 학교에 의해 일방적이고 폐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학교가 폐교를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학교는 우선적으로 지역사회의 공론을 경청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우나 고우나 지난 수십년간 학교는 지역사회로 인해 유지 발전했고,
지역사회는 학교를 믿고 자녀의 교육을 맡긴 공생 관계였는 데 말입니다.
보다 현실적으로는 당장 재학생들의 통학문제가 걱정입니다.
스쿨버스 운영이나 교통비 지원 등의 대책이 있다고는 하나
짧게는 왕복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이나 걸리는 읍내 학교를 다녀야 하는 재학생들의 고충과
그로인해 더해지는 학부모들의 시간과 경제적 부담, 걱정, 우려는 어떻게 할른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송원초 재학생을 비롯한 예비 입학생들의 근거리 학습권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 자녀 통학 문제인데 말입니다.
지역 사회 전체로 보면 정말 크나큰 손실입니다.
당장에 중학교가 없어진다고 해서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언제까지나 소보지역이 지금처럼 초고령화 사회로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떠나갔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늘어나는 다문화가정이 지역에 잘 정착하고,
귀농귀촌인구를 적극 유치하고,
농산어촌유학생들을 적극 유치하여 새로운 농촌마을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중학교의 존재여부가 매우 중요한 변수이니 하는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이라도 학교와 학교법인, 그리고 교육청이 나서서 주민공청회나 토론회를 개최하여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