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용도화, 다세대화 타깃을 넓혀라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한 해였다. 가계가 실질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계산한 1인당 ‘실질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직판업계의 고충도 깊어지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제품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존 제품의 스핀오프를 통해 다용도화, 다세대화를 꾀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타깃을 바꾸는 스핀오프
올해는 스핀오프를 통해 소비자 타깃을 변경하고, 사업 확장을 시도해 불황을 탈출하려는 기업들의 시도가 돋보인 한 해였다.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원작 캐릭터와 상황을 빌려 새롭게 만드는 파생 작품을 일컫는 말인 스핀오프는 기업의 주력 제품의 타깃을 바꿔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유제품 시장이 대표적이다. 매일유업은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분유의 소비가 급감하자 분유를 생산하던 충남 아산공장을 성인용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를 생산하는 라인으로 전환했다. 남양유업 역시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 핏’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영유아 제품의 대표주자였던 기저귀 시장도 이제는 성인용 기저귀에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미 2022년 국내 성인용 기저귀의 생산 및 수입량은 어린이용 제품 공급량의 약 1.8배에 달했다. 성인용 기저귀 시장이 어린이용의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한킴벌리는 성인용 기저귀 브랜드 ‘디펜드’를 요실금 전용, 남성 전용 등으로 다변화시키며 시대에 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타깃을 넓히고, 용도를 다양하게
최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까지는 주로 5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소비했으나, 최근 20~40대의 소비 비중이 상승하면서 가성비를 중시하고, 다양한 제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이러한 흐름에 대비해 지난 2020년 간식처럼 맛있게 즐기며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엔바이 뉴트리라이트(n by Nutrilite)’를 론칭하고,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정조준하며 다세대화, 다용도화에 나섰다.
엔바이 뉴트리라이트는 ‘나를 응원하는 색다른 방법’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상품 9종을 먼저 내놓았다. ‘영양가득 비타충전 젤리’, ‘스키니 롱롱 워터젤리’, ‘달콤단백 초콜릿 맛 푸로틴볼’, ‘면역비타 풀 파워 젤리’, ‘위로부터 간에게로 듀얼케어’, ‘아름답고 고요하게 테아닌 샷’, ‘내 눈에 하트충전 젤리’ 등 건강기능식품 7종과 ‘하루충전 에너지 포켓 밀’, ‘쉼표가득 허브 블렌딩티’ 등 일반식품 2종이다. 이들 제품은 건강과 맛은 물론 휴대와 섭취의 간편함까지 고려하는 2030 세대의 취향에 주목했다. 특히 ‘위로부터 간에게로 듀얼케어’는 이중복합제형으로 정제로 위를 감싸고, 액상으로 간을 보호해 연말연시 간편함과 효능을 한 번에 잡으려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기억력 개선과 눈 건강 역시 더이상 노화를 걱정해야 하는 고령층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다. 애터미는 성장기 아이들의 기억력 개선과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애터미 키즈 츄어블 오메가3’를 선보였다. 키즈 츄어블 오메가3에는 일일 섭취 권장량을 충족하는 높은 함량의 EPA 및 DHA가 들어 있어 혈행 개선과 눈 건강뿐만 아니라 기억력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고기 모양에 레몬맛을 첨가한 젤리 제형으로 씹어서 삼킬 수 있는 나이라면 모두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음료에 타서 먹거나 피막을 터트려 내용물만 섭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령층에 한정되어 타깃을 정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필연적으로 수익성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 소비층에 국한된 제품과 시장은 뒤처질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사용하게 함으로써 더 빠른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mknews.kr/?mid=view&no=41400&cate=A&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