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달고 국대 난장판, 국가대표 자긍심 훈련 절실
최근세 목사
축구 국가대표팀은 국민스포츠임은 물론 세계인 스포츠라고 할 정도로 관심이 엄청나고, 국가대표선수에게는 유형무형의 혜택도 주어지기 때문이다. 유수의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면 병역특례를 인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시안컵 축구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패배한 데는 내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 연휴 많은 이들의 화두는 축구였다. 가족들이 함께하는 설날 밤이다. 대회전부터 ‘설날 치러지는 결승전’이라며 관심을 샀다. 한국이 우승도 하는 행복한 가정이었다. 그런데 한국이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최악의 경기였다.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그 중심에 있다. 책임론과 함께 퇴진 요구가 들불처럼 퍼졌다.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진작 불신받고 있었다.
‘카타르 재앙’에 국민적 실망이 크고 축구 팬들의 충격은 여전하다. 아시안컵 졸전의 후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4강 전 참패 뒤 그는 “한국에 돌아가서 결과를 분석하고 논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뒤집고 귀국 이틀 만에 출국해 버린 것이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됐다. 아시안 게임에서도 전술은 찾아볼 수 없었고, 특정 선수만 혹사시키는 경기 운영을 계속했다. 결국 FIFA 랭킹 87위인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며 완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이전에도 잦은 국외 출장과 재택근무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 여론이 들끓은 그의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이강인 등 후배들과 다투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밥을 일찍 먹은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려고 자리를 뜨자 저녁 식사 자리를 팀 단합의 시간으로 여겨온 주장 손흥민이 쓴소리를 하면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격분한 손흥민은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은 주먹질로 맞대응했다고 한다. 감독의 무능에 선수 간 결속력 와해까지 겹쳐 4강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것이다.
팀 내부 갈등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갈등을 인내하며 헌신하는 것이 국가대표 선수의 기본이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국가대표 자격이 없다. 이런 인성을 용인하면 후배 선수들은 물론 그 선수를 우상으로 여기는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한국 축구는 이대로는 안 된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렀던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하여 “팬들에 상처만 줬다”, “무전술·무책임”등의 강한 비판을 쏫어냈다.
대한축구협회장은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해 4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하극상 문제까지 불거진데 국제적 망신 거리로 전락한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무책임 클린스만 웃기만 하다 최단 기간 경질됐다. 경기력과 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아 더 이상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책임한 지도자로 이미 낙인이 찍혔던 클린스만은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최강의 선수들을 모아 팀을 꾸렸음에도 졸전을 거듭한 형편없었던 경기력을 알고 보니 선수들 간 갈등과 불화가 경기력을 떨어뜨렸고, 감독은 이를 수수방관하는 등 국가대표팀이라 부를 수 없는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시안컵을 전후해 드러난 축구대표팀의 몰골은 경기 결과보다 더 처참하다.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우승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객관적인 전력이 부족한데 우승하면 한국 축구 발전에 오히려 독이 된다는 취지였다. 선수들 간 멱살잡이와 주먹질, 감독과 협회 지도부의 무능과 무책임까지 축구대표팀의 총체적 난맥상을 지켜본 국민들 중에 선 인적 쇄신을 비롯한 개혁을 위해서는 ‘차라리 지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잖을 것이다. 국위선양에서도 과거와 많이 달라진 문화 체육계 상황이니 병역특례 제도의 재검토도 필요하다. 이런 것을 계기로 젊은 선수들이 프로축구팀에서 받은 엄청난 연봉, 성적 지상주의에 교만하지 않도록 더 성장하고 원 팀이 되는 국가 대표 태극마크에 대한 자긍심과 인성을 세우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