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봄 낙산사 홍련암 가족나들이 2025.3.23(일)~24(월)
3월2일~3일 연휴기간에 딸과 같이 동해안 1박2일 나들이 계획을 했다가, 때아닌 강원도 폭설로 취소하고 20여일 늦춰 3월 23일 떠나게 되었다. 불교신자인 집사람은 특히 낙산사 홍련암에 매년 가고싶어 한다. 딸이 동행해 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운전을 나 밖에 안하니 --몇년전 내차로 갔는데 불안해 해서 이제는 고속버스로 간다. 현지에서는 무조건 택시를 이용하는데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법을 배워 큰 불편이 없다.
아침 9시20분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양양터미널까지 예정시간보다 20여분 늦게 도착, 11시40분이다. 아마도 일요일이라 귀가하는 차는 많지만 들어가는 차량이 적은 탓일 게다. 몇년 전 공휴일 시작날 근 5시간 넘게 걸린 기억이 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야는 아직 봄기운을 느낄 수 없다. 올해는 유난히 봄소식이 늦다. 20여일전 내렸던 폭설 탓으로 강원도 높은 산은 아직 흰 雪帽를 벗지 못하고 만년설 처럼 하얗다. 그러나 어제부터 기온이 급상승하여 여행에 최적의 기온과 날씨다. 홍천휴게소에서 버스는 잠시 휴식을 취한다. 양양에 내리자 점심시간이 가까워 바로 점심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택시로 양양 재래시장에 위치한 식당으로 갔다. 메뉴는 감자옹심이로---- 예전에 갔던 "공가네 감자옹심이"집을 지나 이번엔 "오뚜기식당"으로 정했다. 이 집도 작년 여름 허영만의 백반기행 맛집으로 소문난 집이다. 강원도 양양이나 속초에서 먹는 감자옹심이는 서울의 감자옹심이 집과는 비교가 안되게 맛이 차이나는 건 왜일까? 양양시장을 둘러보고 낙산사로 향했다.
홍천휴게소에서
낙산사와 홍련암 낙산사주차장에서 딸은 낙산비치호텔 카페에서 차 마시며 휴식시간을 갖고, 집사람은 바로 기도처인 홍련암으로-- 우리나라 3대 기도도량으로 유명한 낙산사 홍련암은 연중 불교산자들의 발길이 끊임없다. 671년 의상대사가 관음을 친견한 굴 위에 창건한 홍련암은 2005년도 양양 인근 산불 대화재의 화마도 피해간 신비한 도량이다. 필자는 의상대, 홍련암으로 가면서 매년 보는 풍경이지만 오랫만에 보는 푸른 바다 경치에 시선을 멈춘다. 멋진 사진 컷을 남기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카메라 앵글을 이리저리 바꿔본다.
"길에서 길을 묻다" 선문답 같은 문구의 석판을 지나 보타전으로 향한다. 입구에 인공 연못이 있고 연못 안에는 연꽃이 피는데 아직 철이 아니라 꽃은 볼 수 없다. 배뿔둑이 승려 포대화상이 섬 안에서 웃으며 관광객이 복을 얻기 위해 던지는 동전을 접수하고 있다. 포대화상에게 제대로 전달하려면 물속에 빠뜨려서는 안되기에 정성을 다하는 진지한 모습들이다. 보타락 계단에 오르면 돌담옆에 고목의 홍매화나무가 가지는 잘린채로 붉은 매화꽃을 달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빈일루 범종각으로 가기전 오래된 벚나무가 시선을 끈다. 이 벚나무는 6.25전쟁 후 고 이형근 장군께서 원통보전 복원시 기념식수한 나무라고 한다. 보타전과 원통보전 중간 마당 양쪽에 정취전(正趣殿)과 무산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미술관구경을 했다. 무산 조오현 스님의 그림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원통보전으로 들어간다. 원통보전은 해수관음상과 함께 낙산사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음성지임을 상징하는 불전이다. 불전 내부에는 천수, 성, 십일면, 여의륜, 마두, 준제, 불공견색의 7관음과 32음신, 1500관음상을 봉안하였다. 1991년에 불사를 시작하여 1993년 4월에 완공하였다. 배산임수의 지형 덕분인지 2005년 4월에 발생한 양양 대형 산불에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었다. 전각 외부 벽에는 낙산사를 창건한 의상대사의 일대기 벽화가 그려져 있다.
원통보전 앞마당에 세워진 7층석탑은 보물 제499호로 기록에 의하면 신라시대에 조성되었고 세조13년에 중창하면서 7층으로 쌓았고 이 때 수정으로 만든 염주와 여의보주를 탑속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원통보전 우측에 원통문이 있는데 이 문을 나서면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걷게 된다. 길 옆 돌담 위에는 지나는 길손들이 정성껏 쌓은 돌탑이 보인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은 경사진 계단이 없는 포장된 윗길과 계단이 있는 아랫길이 있다. 아랫길 우측 비탈진 사면에는 복수초 집단 재배 단지가 있다. 마침 지금이 복수초 개화시기라 온통 노란꽃으로 덮인 별천지 같다.
높은 언덕 위에는 16m 높이의 해수관상상이 우뚝 솟아 있다. 많은 불자들이 해수관음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다. 관음상 반대편 건물벽에 새겨놓은 조오현 스님의 시가 시선을 끈다. 시의 제목은 "마음하나"이다.
그 옛날 천하장수가 천하를 다 들었다 놓아도 한 티끌 겨자씨 보다 어쩌면 더 작을 그 마음 하나를 끝내 들지도 놓지도 못했다더라
해수관음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동해바다는 잔잔한 파도를 밀었다 당겼다 마치 연주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바다에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던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다. 다시 낙산사 후문 쪽으로 내려와 불교용품을 팔면서 차도 파는 茶來軒에서 잠시 동해바다를 구경한다. 주차장과 낙산비치호텔 방향으로 향한다. 잠깐 ! 의상기념관이 보고 싶어졌다. 시선을 끄는 義相和尙一乘發願文과 붓글씨로 남긴 一然禪師 義相 을 讚하는 글씨도 카메라에 담았다.
낙산비치호텔에서 가족이 다시 만나 숙소인 낙산 솔비치호텔로 향했다. 방에 짐을 풀고 해변가로 나갔다. 호텔로 연결된 해변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철이른 감이 있지만 간혹 모래사장을 걷는 여행객도 있고 나무데크로 만든 산책길도 인기가 있다. 일요일 오후이고 아무래도 한산한 바다라 좀 을씨년스럽다. 의자에 앉아 무념의 시간을 보낸다. 바다멍의 시간이다. 이 시간 만큼은 모든 일상의 스케쥴이 사라진다. 그래서 바다여행이 좋은가 보다. 풀사이즈로 담은 바다의 풍경이 너무 좋아 자랑겸 딸에게 보여준다. 바닷가에 위치한 대명콘도 그리고 솔비치호텔이 너무 멋있다.
저녁은 양양시장에 있는 동일식당으로 찍었다. 곰치국 전문집이다. 전에 가본 집이 역시 만만하다. 집사람과 나는 곰치탕 지리로 그리고 딸은 생선구이로 시켰다. 역시 맛집이라 대만족이다. 생선구이가 종류도 많고 의외로 좋다. 시장을 한바퀴 돌면서 시장 구경을 했다. 내일이 유명한 양양 장날이라는데 보지 못해 좀 아쉽다.
감자옹심이와 감자전 맛집 양양시장 / 낙산사 후문으로 가는 입구 주차장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1년만에 보는 의상대 홍련암 복 받으려면 좀 잘 던져 !! 홍매화가 예쁘게 피었다. 보타전 고 이형근 장군이 심은 벚나무 빈일루 범종각 무산미술관 원통보전 원통문을 나서면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 열린다. / 복수초가 노랗게 피었다. 복수초 단지 낙산사 해수관음보살상 조오현 스님의 시 "마음하나" 짙푸른 양양 봄바다 낙산 솔비치호텔 해변의 상징 빨간 돛배 양양 솔비치호텔 앞 동해 푸른 바다 솔비치호텔 물치항 임시 활어회센터 물치항 예쁜 조형물
아침산책 월요일 아침이라 호텔의 한식식당은 점심부터 연단다. 별로 배도 고프지 않아 호텔 주변 아침산책을 하고 빵과 간편식으로 대신했다. 평일 이용을 안 해본 탓에 좀 어색하다. 어제 오후에 걸었던 바닷가 해변은 여전히 아름답다. 파도는 달라졌지만 더 깨끗한 느낌이다. 파도음악도 더 경쾌한 것 같다. 아침 산책객이 의외로 많다. 오늘 점심모임에 참석치 못한다는 카톡방 문자도 보낸다. 호텔방에서 빈둥거리는 시간- 좀체 없던 스케쥴이다. 여행 중에도 늘 바삐 다녔던 습관이 바뀌니 어색하긴 하다.
점심은 아무래도 회를 먹어야지 의견을 합해 체크아웃을 하고 속초 물치해변으로 갔다. 역시 카카오택시를 부르니 금새 온다 물치항의 회센터를 새로 재건축하는 모양이라 종전의 회센터는 없어지고 옆 자리에 임시 회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자연산 우럭과 광어 그리고 청어회도 별미였다. 바닷가의 활어회가 역시 맛이 있다. 매운탕까지 포식을 한다.
속초 시장구경 예약한 귀가 버스는 속초발 오후 3시 버스라 속초 수산관광시장(옛 중앙시장)에서 쇼핑과 관광을 하기로 했다. 속초시내 버스가 수시로 다닌다고 횟집 주인이 일러준다. 그럼 버스를 타고가자-- 월요일인데도 속초수산관광시장은 인산인해다. 수산시장 이름 만큼이나 수산물이 많고 건어물도 많다. 그외 유명한 상호가 많은 시장이라 여기에 오면 기념으로 사가는 것들이 많다. 수산물 건어물 외에도 빵, 떡, 닭강정 같은 상품이 최고 인기다. 막걸리 술빵집은 줄이 골목 안으로 길다. 대기줄이 50여명은 넘는 거 같다. 나는 줄을 서 있고 두 모녀는 온 시장을 다니며 쇼핑겸 구경을 한다. 한참 후 줄서기는 딸이 대신하고 의자에서 순서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 슬빵 하나가 5천원이다. 세개를 샀다. 맛을 본다. 구수한 맛 때문에 자꾸 손이 간다,
건조생선 속초의 명물 막걸리술빵집 속초수산관광시장
일찍 고속버스 터미널로 갔다. 여유를 가지는 게 좋다. 3시정각에 버스는 출발했다. 빈자리는 양양 손님 예약 자리이고, 아예 빈자리는 없다. 월요일이라 서울행 버스는 역시 제 속력을 낸다. 홍천에서 잠시 쉬고 강남역까지 순조롭게 달린다. 20여분 늦었지만 거의 제시간에 도착한 셈이다. 터미널에 내려 배가 불러 냉면집을 찾았다. 시원한 냉면 맛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여행은 누구와 하느냐, 언제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다. 가족과 가는 여행은 으뜸이다. 우리 가족은 모두 여행을 좋아해서 정말 다행이다. 여행은 마음의 보약이라고들 한다. 계절마다 피로가 쌓이고 힐링이 필요할 때는 여행이 약이 된다.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하고 바보는 방황을 한다고 하니 우리 가족은 그래도 현명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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