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아닌 부엌 한쪽에 앉아 "내가― 왔다―// 뿌― 뿌― ―/ 뿌― 뿌― ―" 울리는 주전자의 기적 소리는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한 꿈과 인생에 대한 은유로 읽게 되지만, 여기에 실패나 좌절 같은 정서가 기입돼 있지는 않다. 꿈과 현실의 거리가 환기하는 격차, 환지의 통증을 간직하면서도 계속되는 삶을 긍정하는 시인의 태도가 보일 뿐이다. 이 긍정은 가득하다기보다 아득하다고 말해야 한다. ―이안의 동시 이야기 21: 《천천히 오는 기쁨》(문학동네 2023), 135~136쪽에서
첫댓글 정말 아득함의 정서가 느껴집니다.
내가 ㅡ왔다ㅡ
뿌ㅡ뿌ㅡ ㅡ
뿌ㅡ뿌ㅡ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