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라락~ 타타타.
포근한 날씨 덕에
진즉부터 열려진 차창.
불어 온 선선한 바람이
종이를 팔락거렸다.
타라라락~ 타타타.
종이는 악보였고~
L여사 왼 손바닥과
자동차 핸들 사이에
짓눌린 채 ㅡ였다.
L 여사 그것을
곁눈질, 곁눈질로
힐끔대며~
쉼터 노래 자랑이
몇 일 뒤라며
열창? 아니
악창惡唱 중이다
차창 밖의 교통 상황
보다는 악보와 삘에 충실.
그렇잖아도 신호등 마다
뒤엉키는 소란을
한층 복잡하게 만드는 중.
뒷 차들에서 진행을
재촉하는 크랙숀이
빵빵거려도
그녀의 노래 연습은
계속되고~
짜증스런 내가
참말 이사장님
대단하셔~
노래자랑은 또 어찌
생각 하셨을꼬 ?
비아냥을 진심으로
들었나 . 냉큼
대단하시죠. 방구석
촌뜨기 아줌마들을
데려다 파크골프
가르쳐서 운동하게
만드시고, 노래에 탁구, 요가
도시 아줌마를 만들어 주셨다니까요.
파킨슨 아니었슴
어쩔뻔 했어요?
뒷 자리에 눕다시피
핸드폰
게임 중이던 K가
불쑥 끼어든다.
어쩌긴 촌할마씨지.
그래도 운전은
똑 바로 하쑈.
바깥 차선까지 넘나드는
L 여사의 운전
나로써는 모골이 송연해
어?
어? 어~만 내지르고
그러건말건 L 여사
그녀의 간들거리는
목소리는 빵빵 크랙숀
소리들을 짓누르며
이어진다.
이 노래는 어느 정도
성악(가곡) 부르듯이 해야
맛이 살아요.
그래서 어려워요.
팔락이는 악보,
그것을 누른 여원 손,
그녀의 반 허스키한
목소리~
자신이 부르는
우중충한 가사의
노래와는 달리 L 여사는
신이 나 있었다.
혹시나해서~ 1 등
상이 뭐래요?
몰라요. 상이 뭐 중요해요,
이사장님이 만들어 주신
잔친데 신 나게
놀아야죠.
L 여사~
파킨슨 환우.
60 대 중반의 그녀.
예쁘게 말해 미망인
, 혼자 되신지 몇 년
안된 초짜 과수댁.
친하다고는
할지라도
여인네의 그것도
가장 예민한 부분을
까발린다고
비난 받어 마땅하나
가볍게 놀리는 말~ 뽄새
못 잖은 핑계가 있다.
L 여사의 부군께서
영면하시기 얼마 전
(정확한 시점은
남의 일이라서 ?)
L 여사와 나는 간간이
전화를 주고 받었다.
내 쪽의 용무는 주로
행복쉼터 내에서의
요식 행위들 문의,
상대는 중증 병석의
남편을 대하는 지혜~
를 구하는.통화.
파킨슨이라는
불치?를 앓고 있는
자신의 절망 위에
평생 의지 해 온,
의지 해 갈 으뜸을 잃게 되는
나이 있는 여인네의
낙망, 한탄을 수화기
너머 잦아드는 호흡에서
느꼈던 슬픔.
그것들은 곧
나 역시 같은 처지였고
L 여사 부군과~
(내 처지는
패스~ 생략)
그래서인지 내게는
L 여사라면 더욱
애틋한 동지애가
있다.어쨌건 그녀는
꿋꿋하게
잘 살고 있다.
상부喪夫의 아픔 뒤에도
파크골프, 탁구
노래교실. 매사를 진지하고
그녀답게 잘 꾸려 나갔다.
그리고 지금 어설프게? 운전
중에 노래를 꿰 맞추고 있다.
나는 L 여사의 얼굴
가득 피어 오른
흥을 보며~
얼마 전 주치의 진료실
앞에서 만난 이의 말을 떠 올렸다
어지간한 학교나
병원보다 낫다며요?
입 소문으로 들어 행복쉼터를 안다는 그는 확진
10 년 차~
그날 따라 새 옷 차림인
내 입성을
훑은 뒤 물었다.
돈이 많이 들죠?
아니오, 한 푼도,
무료예요, 공짜~
왠지 자신 없다는
그는 다음날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병원이나 학교보다 낫다며요?
만 뇌리에 남겨 준 채.
L 여사의 서툰 퍼즐
맞추기 같은 노래~
또 햇볕 받은
그녀의 프로필.
뒷좌석에서
저 편한 자세 찾아
뒹굴거리며 폰 하고
노는 K 군, 그리고
나. ~~~~
낯선 이와의 대화를
떠 올리다.
비로소 깨달았다.
우리가 얼마나 자주
또 많이 프로그래밍,
레벨-업으로 변모하고
가꾸어졌는지~
그리하여 타 지역민
모두가 부러워 하는
파킨슨 계의 서울대학교 ~
행복쉼터의 일원이
되었는지~
이사장님이 만들어
주신 잔친데~
비로서 L 여사
말의 의미가 제대로
파악되었다
잔친데요, 잔치
(치룐데요, 치료!)
골프대회,
탁구대회
요가교실
댄스동아리
힐링체험.
기타 등등
이 모두가 비타민이요,
치료제,
상처를 어루 만지는
따뜻한 손길들이었슴을
몰랐다니~
어지간한 병원이나
학교 보다 낫다며요?
난치?
불치의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우리를,
끊임 없는 관심과
열의로 보살펴
주신~ 이사장님,
행복쉼터 모든 분들
그리고 우리들~
깊이 감사 드립니다.
2024 년도 고맙습니다.
첫댓글 그래요
다 맞는 얘기요
요렇게나 짜임새 있고 고급스런 병원이나 학교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시오
우린 최고급 대학교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오
행복쉼터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게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