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바람을 고하다
산마다 골마다 산신이 존재한다고 여긴 우리 민족이다. 그리고 그 산신들이 자신들을 보호해 준다고 믿었다. 그만큼 드리는 정성도 지극해 때마다 제물을 바치고 제를 지냈다.
우리 민족의 산신은 범의 모습으로 등장하거나 늘 범을 대동하고 다녀 지금도 사찰의 산신각에는 산신 옆에 범이 애완견처럼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먼 옛날 호랑이를 수호신으로, 곰을 수호신으로 숭배하던 시절보다 더 옛날의 우리 민족은 오직 하늘에 제를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제천의식의 흔적은 강화도 참성단과 태백산 천제단 등에 남아 있으며 지금도 제가 이어지고 있다.
산에서 제를 지낸다 해서 결코 산신이 우선시되는 제는 아니었다. 통상 높은 서열의 사람이 등장하면 그 아래 서열의 사람들이 따르듯 천제를 행하면 천신 아래 모든 신들이 쭉 따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장산 산신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장산제는 어디까지나 하늘에 고하는 행사다. 물론 장산에서 천제를 지내는 일이라 제의 장소인 장산을 잘 보존해야 하는 일은 물론이고, 장산 주변의 사람들의 안녕을 바라는 것은 기본이다.
장산제를 맞아 우리 지역의 명산인 장산에 올라 평소 다지고 다진 바람 한 자락을 하늘에 고해 보자. 하늘에 고하는 만큼 자신의 영달과 같은 아주 사소하고 이기적인 바람을 고하면 하늘이 노할지도 모를 일이다. 최소한 우리 지역을 위한 바람과 나아가 남북통일 및 세계평화 등 통 큰 바람을 고해 보자.
제24회 장산제, 2024년 11월 2일 오전 11시 장산 헬기장
모두의 바람을 하늘에 기원하는 제24회 장산제가 오는 11월 2일(토) 오전 11시부터 장산 헬기장에서 개최된다. 해운대를사랑하는모임(회장 이무성)이 주최·주관하고 해운대구청·부산국학원·부산선도문화연구원·해운대라이프신문이 후원하는 이번 장산제는 개천무, 전통무예, 대금공연을 시작으로 산제 선언, 고천문 봉독, 가야금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해운대블루라인파크의 협찬으로 장산 헬기장까지 함께 등반하고 장산제에 참석하면 해변열차 탑승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