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 자본론 Das Kapital > 감상록
“모든 인간적인 것은 나와 관련이 있다” -마르크스가 가장 좋아하는 표어
“요즘 힐링 열풍이 일고 있다. 경제구조로부터 비롯된 양극화로 상처입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까닭이다. 그건 얻어 터지고 난 뒤 삭이는 방법만을 배우는 격이다. 객관적 조건에서 받은 상처를 주관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객관적 조건을 해결하는 방법 . 그걸 얘기하는 것이 <자본론 >이다” -강신준.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므니다” - 개그콘서트 갸루상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슬로건
Money talks. 대기업의 유례없는 호황과 달리 자영업. 비정규직은 왜 이리 어려운가 . 대통령이 생각하는 경제와 서민의 경제는 따로 있나?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찾고 싶다는 열망이 들끓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떻게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솔 인문학 포럼은 노동자들의 바이블이라 불리며 20세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자본론을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하며 더 나은 미래와 더 좋은 사회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 한 때 금서로 숨죽이며 보아야 했던 자본론이 해금되자 얄궂은 운명처럼 세계는 1989년 동독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말한 ‘역사의 종언’이 도래하는 듯하였다. 자본주의의 승리로 이념논쟁은 끝이 나고 마르크스의 저작은 박물관 유물이 되는 듯하였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여전히 마르크스가 옳다고 증명하는 듯이 세계는 신자유주의 경제사조로 양극화와 부의 집중은 극심해지고(세계인구 상위 5%가 75%의 재산을 소유한다고 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거세게 일어났다. 한국도 1987년 이후 절차적 민주화는 이루었지만 실질적 민주화라 할 수 있는 경제적 민주화는 시대정신이 되었다. (여야 대선후보 모두 주장하는 것이 그 반증)
용산참사에서 보듯 용역깡패의 비인간적 과잉진압으로 공공성의 가치는 처참하게 짓밟혔고 그로 인해 정부는 촛불시위라는 거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쌍용자동자 해고 사태로 22명이 목숨을 잃고 아직도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자본론은 총 1,2.3권으로 되어 있는데 1권은 자본의 생산과정, 2권은 자본의 유통과정, 3권에서는 자본의 총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한국어판으로 3000쪽 분량의 매우 난해하기로 이름난 책이다. 경제학이면서 사회경제 역사철학적인 내용으로 원전을 읽기는 쉽지 않고 평이한 책(김수행 역, 손철성 역)을 다루었으나 그마저도 만만치가 않다. 전체적으로 치밀한 논리체계로 되어 있어 어떤 안내판 같은 것이 필요하다.
그 안내판 역할은 자본을 쓴 동기를 아는 것(강신준 교수)이라 하겠는데 그것은 1848년 프랑스 2월혁명이었다. 프랑스에서 발발하여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고 도시는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군중에 의해 점령당하였으나 1년이 채 안되어 수그러들고 실패하였다.
이 모든 것을 생생하게 경험한 마르크스가 독일 정부의 압력에 의해 유럽대륙에서 영국으로 추방당하면서 품은 의문 두 가지 . 하나는 엄청난 혁명의 동력은 무엇인가, 다른 하나는 혁명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인가
영국에 도착한 마르크스는 곧바로 대영박물관 도서실에 틀어박혀 연구를 거듭한 끝에 1867년 자본론 1권을 출판하게 된다.
우선 혁명의 동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혁명은 쿠데타등과 달리 다수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마르크스는 그것을 자본주의 생산양식으로 보았다. ‘교환관계’로 표현되는 생산과 소비의 분리로 개미와 베짱이의 운명이 뒤바뀐다는 것이다. 부(富)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노동자-노동가치설의 바탕-인데 가난하다는 부조리함이 문제이다.
다음으로 혁명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마르크스는 혁명이 단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인내를 요구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 헤겔의 변증법과 포이에르바하의 유물론을 결합하여 변증법적 유물론을 전개한다.
변화는 단순히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사물의 성숙에 따라 새로운 내용을 채워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람들이 변증법적 발전을 오해하고 있는 것은 변화를 기존의 것을 없애고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보는데 ( 잃어버린 10년같은 표현의 경우) 과거는 현재의 출발점이 된다. 즉 1, 1+1=2, 2+1=3 처럼 누적 발전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봉건주의가 성숙해진 체제이고 그렇다면 자본주의 개혁은 ? 당연히 자본주의가 충분히 성숙해진 이후에 이루어진다는 원리이다.
마르크스는 사회운동을 하나의 자연사적 과정(자연법칙)으로 , 인간의 의지나 의식과는 무관한, 아니 이들 의지나 의식을 규정하는 물질의 운동법칙이 지배한다고 간주하였다(사적(史的) 유물론)
한 사회의 경제구조가 어느 정도 성숙했는지를 파악하는 방법은 다양한 경제적 현상을 추상화하여 하늘에서 아래를 조망하듯 본질을 찾아야 하는데 이것이 과학적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경제의 성숙요소를 찾아낸 것이 생산력과 생산관계로 이루어진 생산양식이라는 개념이다 . 고대 원시공산사회, 노예제, 봉건제, 자본제, 향후 도래할 사회주의 체제의 다섯 가지 역사적 발전단계가 있으며 각각 다른 생산력, 생산양식이 나타난다.
자본주의는 임금노동자가 대거 등장하며 가치-노동가치를 만들고 시장에서 상품을 화폐를 통해 교환하는 구조이다.
상품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로 분리되며 사용가치를 만든 노동은 시장의 교환과정에서 사회적 노동으로 바귄다. 여기서 노동의 이중성이 발생하며 개미와 베짱이의 운명이 마술처럼 바뀐다. 개미(노동자)가 수행하는 노동은 사용가치를 만드는 노동이며 교환가치를 결정하는 하는 것은 상품의 유통이며 유통수단인 화폐가 화폐를 증식하는 시스템이 되고 자본축적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본의 회전율이 빠를수록 축적은 커진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필요노동시간이상으로 노동시간을 늘려 절대적 잉여가치-이윤-가 발생하는데 , 이는 여가시간을 빼앗은 결과이다. 나아가 기술혁신 등 생산성의 증진으로 상대적 잉여가치가 발생한다. 잉여가치는 자본가의 몫이 되며 노동자의 처지는 나아지지 않는다.
개별 산업 자본가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이윤율은 저하(평균이윤율)되며 자본주의의 모순을 심화시킨다. 자본의 최고목표는 이윤을 얻는 것인데 이렇게 이윤을 얻기가 어려워지고 새로운 자본투자도 줄어든다. 이윤율이 떨어지면 잉여가치의 양을 늘리려고 더 많이 생산하려고 하기 때문에 과잉생산이 이루어져 공황이 발생한다. 이것은 사회적 생산과 사적 소유 사이의 모순이라는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실업으로 생존의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계급투쟁도 격렬해진다. 결국 자본주의는 이러한 혼란이 주기적으로 일어나 마침내 무너진다
거칠게 요약해보았는데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 자신의 둔함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마르크스 19세기 산업화 시대상황과 지금의 지식정보화 시대(포스트모던)와는 다르기에 마르크스의 이론이 다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건 문제의식과 비판적 사고, 저자의 근로자와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의 마음에 접속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포스트모던을 이해하기위해서는 근대사회를 이해하지 않으면 근대사회의 패러다임에 빠질 수 있기에 근대의 자본주의를 해부한 마르크스를 공부하는의의가 크지 않을까?
발제가 끝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성과급이 관연 노동착취일까라는 문제제기도 있었고 잉여가치만이 아니라 부가가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나아가 이젠 노동자의 권리뿐만 아니라 책임도 필요하지 않은가. 노동자의 힘이 커지고 자본가(사업가)의 노력도 적지 않다. 명확히 노동자 사용자 구분이 안되는 영역의 존재 -자기고용 같은 자영업 프리랜서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 지식근로자 같은 고소득자 등등 . 사적소유를 완화하는 국유제등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의 활성화로 자본주의 단점을 보완하자. 이윤율 저하 시 새로운 분야의 개척과 경제권역의 확대 등이 일어나지 않는가? . 자본주의 경제의 거울이 되는 것 아닌가? 돈이 목적이 되고 모든 게 돈으로 환산되어 가정등에까지 비정한 사회가 되었다는 견해 등이 있었다.
마르크스의 이론적 기반 없는 노동 진보운동은 작전. 교본 없는 동네축구형국(강신준). 마르크스의 사회의 객관적 조건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역사적.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서두르지 않는 태도가 훌륭하다 생각되었다. 또한 마르크스는 공산당선언 , 노동자 인터내셔널 등 실천가로서 면모를 보였는데 철저한 이론과 논리가 강한 실천을 추동할 수 있음을 교훈으로 보여준다.
마르크스의 법칙론적(목적론적) 역사발전에 대해선 칼 포퍼등이<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세상은 시행착오로 점진적으로 발전한다고 비판하기도 하며 인간본성-욕망과 부합되지 않는 비현실적 주장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점에 대해선 플라톤이 말한 인간의 정신(혼)은 정치시스템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는 견해로 반박할 수 있지 않나?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는 대단히 효율적인 측면이 있지만 모든 것을 시장사회화하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들’ -우정, 사랑, 연대, 자존심, 용기 등등이 훼손당할 수 있는 위험이 커지지 않을까 ? 창조적 자본주의. 자본주의 4.0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 ‘나쁜 사마리아인’들만 양산하는 세상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
험한 히말라야를 베이스캠프도 허술하게 하고 오른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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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본서를 통하여 나쁜 사마리아인만 양산세상에 대한 성찰이 요구 되어야 함은 당연지사/시대정신이란 고전속에 드러난 현실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것이지요 . 매번 어떻게 감사함을 표현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