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승의 심법
"황희 정승이 민정을 살피기 위하여 어느 농촌을 지나다가
소 두 마리로 쟁기질하는 농부를 보고 큰 소리로 물었다.
`노란 소와 검정 소 가운데 어떤 소가 더 쟁기질을 잘하오?`
농부가 황희 정승 가까이 다가와서 가만히 귀에다 대고 대답했다.
`검정 소가 더 잘합니다.`
황희 정승이 이상히 여겨 또 물었다.
`거기서 대답해도 될 것을
여기까지 나와서 귀엣말로 하는 이유는 무엇이요?`
농부는 여전히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아무리 짐승이지만 잘못한다 하면 섭섭하지 않겠습니까?`
황희 정승은 이에 느낀 바 있어
그 후로는 남의 잘못을 드러내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한다.
하루는 황희 정승에게, 집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짐짓 말씀드렸다.
`황소가 쥐구멍으로 들어갑니다.`
`멍청한 것이 그럴 것이다.`
이렇게 황 정승이 대답했는데 다른 사람이 와서 말했다.
`어떻게 황소가 쥐구멍으로 들어가겠습니까?`
`그렇지, 황소가 쥐구멍으로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옆에 모시고 있던 사람이 말했다.
`이 말도 옳고 저 말도 옳다 하시니 어떻게 대중을 잡겠습니까?`
`대체 네 말도 옳다.`
이와 같이, 남의 잘못을 말하지 않는 너그러운 심법을 가져야 한다.“
<한울안 한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