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률 제로에 도전"… 정밀모터부문 세계 1위로
DVD 등에 넣는 '스테핑 모터' 세계 점유율 55%에 달해
"0.1㎜라도 작게, 더 작게" 매출의 5%를 R&D에 투자지난달 28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모아텍 본사. 5층 연구실에 들어서자 한 연구원이 핀셋으로 금속 부품을 집어 작업틀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올해 양산이 목표인 지름 3.4㎜짜리 모터를 개발하는 중이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컴퓨터 CD나 DVD 같은 광학저장장치에 주로 들어가는 스테핑 모터(stepping motor)이다. 회전량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정밀제어 기능을 갖춘 소형모터다. 예컨대 CD 안에 듣고 싶은 노래가 있을 경우 재생 장치를 해당하는 부분까지만 옮기는 역할을 한다. 모아텍은 이 분야 세계 점유율 1위(55%)다.
부품 중에는 굵기가 0.3㎜짜리인 것도 있다. 이처럼 작은 부품 20여개를 조립해야 모터 1개가 나온다. 임종관 사장은 "전자제품이 얇아지는 추세여서 모터 업체들이 0.1㎜라도 더 작게 만들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작은 3.4㎜짜리 제품을 양산하면 다른 곳보다 한발 앞서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
- ▲ 인천 남동구 구월동 모아텍 본사 5층 연구실에서 한 직원이 레이저 용접기로 소형모터를 접합하는 모습을 임종관 사장(가운데)이 지켜보며 웃고 있다. /인천=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하도급업체에서 세계 1위로
연세대 전기공학과 졸업 후 대한전선에서 모터를 설계했던 임 사장은 1985년 600만원을 들고 사업을 시작했다.
깐깐한 일본 업체를 상대로 한 수출은 임 사장이 품질을 중시하는 계기가 됐다. 1988년 9월 거래처였던 도시바TEC가 "모터에 감은 코일의 피복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임 사장은 직원 2명과 일본으로 건너가 열흘 동안 창고에서 살다시피 하며 제품을 하나하나 살폈지만 아무 문제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 업체 직원은 피복의 극히 미세한 흠집을 가리키며 "이것이 문제"라고 했다. 임 사장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을 일본 업체는 '문제'라고 봤던 것이다.
그뿐 아니었다. 10년 전 도요타 렉서스 자동차 에어컨에 들어가는 모터를 납품하던 때였다. 수입을 대행하는 일본 상사 관계자가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하얀 종이 위에 모터를 올려놓았는데, 자세히 보니 특수 용액으로 모터에서 걸러낸 티끌 몇 개가 종이 위에 놓여 있었다. 상사 관계자는 "이 먼지 때문에 고장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우리 회사 불량률은 100만개 중 5개꼴로 높은 편이 아니지만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량품이 '1개 중 1개'이기 때문에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
◆전체 매출의 5% R&D에 투자
모아텍이 세계 정상에 오른 또 다른 비결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이다. 이 회사는 매출의 5% 정도를 R&D에 투자한다. 모아텍은 1990년대 중·후반 플로피 디스크용 스테핑 모터 세계 1위에 올랐다. 임 사장은 "플로피 디스크 1위에 만족했다면 회사가 없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피 디스크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모아텍은 플로피 디스크용 모터로 세계 1등을 할 때부터 이미 지금의 주력 상품인 CD용 스테핑 모터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컴퓨터·냉장고·프린터 등에 들어가는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 핸들을 돌리는 방향으로 전조등이 따라 움직이는 기능을 제어하는 모터, 디지털카메라의 초점을 맞출 때 쓰는 모터 등 시장 수요에 맞게 신제품을 개발했다.
이 회사 제품은 2005년 지식경제부 선정 '세계 일류 상품'에 올랐다. 삼성·LG는 물론 캐논·히타치·샤프·도요타·필립스·미쓰비시 등 세계적 업체가 주요 고객이다.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임 사장은 "앞으로는 모터가 들어가는 모듈(반제품 형태의 부품)까지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스테핑 모터(stepping motor)
정밀제어 기능을 갖춘 소형모터. 일반 모터는 360도 회전만 하지만 이 모터는 회전량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컴퓨터 CD나 DVD 같은 광학저장장치에 주로 들어간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