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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 | 리링(李零) 외 10인 |
옮긴이 | : | 정호준 |
감 수 | : | 심재훈 |
출간일 | : | 2021년 9월 25일 |
판 형 | : | 188 × 258mm |
분 량 | : | 360쪽 |
ISBN | : | 979-11-90429-19-1 93910 |
정 가 | : | 28,000원 |
발행처 | : | 도서출판 역사산책 |
도서문의 | : | 031-969-2004 |
* 국내도서>역사문화>중국사
국내도서>역사문화>고고학
[책소개]
이 책은 20세기 초반 이래 중국의 가장 중요한 10대 고고학 발굴을 그 현장의 책임자들이 생생하게 서술한 드문 학술서이자 대중서이다. 중국 고대문명을 오랫동안 공부해온 감수자가 언젠가 써보고 싶은 딱 그런 책이다. 필진마저 드림팀으로 구성된 이 책으로 인해 이제 감수자의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수준 있는 교양을 갈구하는 독서인에게 예상치 못했던 흥미로운 지식을, 중국 고대문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학도들에게도 체계적 인식을 도와주는 알찬 책이다. 감수자의 이름을 걸고 기꺼이 권하고 싶다.
서론을 쓴 리링을 비롯한 이 책의 필진은 모두 중국의 최고 학자들이다.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각 필자 나름의 다양한 문체 때문에라도 번역이 아주 힘든 책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백미는 화려한 도판이다. 역시 편집의 어려움을 더해주었을 것이다.
-추천사 중에서
[저자]
리링李零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
류빈劉斌 량주 고성 발견자, 량주 고성 발굴 책임자, 저장성 문물고고연구소 소장
쉬훙許宏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연구원, 얼리터우 발굴단 제3대 단장
탕지건唐際根 전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연구원, 전 안양 은허발굴단 단장, 남방과기대학 석좌교수
가오다룬高大倫 쓰촨성 문물고고연구원 교수, 중국 고고학회 상무이사
이드리스 압두루술伊弟利斯•阿不都熱蘇勒 로프노르 샤오허묘지 발굴대장, 전 신장 문물고고연구소 소장
돤칭보段清波 시베이대학 고고학 교수, 전 진시황릉발굴단 단장
양쥔楊軍 해혼후묘 발굴단 단장, 장시성 문물고고연구소 연구원
류루이劉瑞 중국 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한당연구실 연구원
추이융崔勇 광둥성 문물고고연구소 부소장, 중국 첫 번째 수중 발굴단원, 난하이 1호 발굴조사단 책임자
판진스樊錦詩 둔황연구원 명예원장, 중앙문사연구관 관원
[역자]
정호준
1994년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했고, 同대학원에서 「元稹과 그 樂府詩 연구」로 1998년에 석사 학위를, 「杜甫의 陷賊・ 爲官 時期 詩 硏究」로 2005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사회 과학원 방문학자, 강남대학교 중국학센터 객원 연구원, 한국외국어 대학교 일반대학원 중어중문학과 BK21PLUS 한중언어문화소통사 업단 연구교수를 지냈다. 평택대학교, 호서대학교, 강남대학교 등 에서 중국 문학과 중국어 관련 강의를 했고,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학교 중국어통번역과 강사, 중국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있다. 「두보의 제화시 고」를 비롯해 20여 편의 논문이 있으며, 공저 『중 국시의 전통과 모색』, 『중국문학의 전통과 모색』, 역서 『신제악부/ 정악부』, 『그대를 만나, 이 생이 아름답다』, 『백거이시선』, 공역서 『장자-그 절대적 자유를 향하여』, 『한비자』가 있다.
[감수]
심재훈
1985년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시카고대학교 동아 시아언어문명학과에서 중국 서주사西周史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있으며, 단국대학교 문과 대 학장과 중국고중세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고대 중국의 방대 한 출토 자료에 매료되어 상주사商周史 연구에 치중해오다 동아시 아 고대사 전반으로 관심의 폭을 넓히고 있다. 관련 저서로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푸른역사, 2016)와 「청동기와 중 국고대사」(사회평론아카데미, 2018), 「중국 고대 지역국가의 발전: 진의 봉건에서 문공의 패업까지」(일조각, 2018)가 있다. 「중국 고 대 지역국가의 발전」으로 2019년 아시아학자세계총회ICAS의 우수 학술도서상을 받았다. 한미교육위원회Fulbright와 일본학술진흥회 (JSPS), 푸단復旦대학의 펠로십으로 각각 UCLA(2009-2010년)와 교토대학(2014년), 푸단대학(2018년)에 방문학자로 초빙되었다.
[추천사]
중국 문명의 정수와 발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심재훈 | 단국대학교 사학과 교수
한국에서 중국 혐오가 고조에 달한 느낌이다. 그 중심에 20대가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인구만으로 한국의 25배 이상인 중국 사람들의 정서를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인터넷에 익숙한 대도시의 중국 청년들도 한국과 비슷한 강도의 혐한 대열에 들어서지 않았나 싶다.
양극단이 대세인 시기에 좀 더 이성적일 수 있는 중간자가 설 자리는 항상 비좁다. 중국 문명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 좋은 책이 하필 이런 시점에 출간되어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때론 각박한 현실이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주기도 한다.
이 책은 20세기 초반 이래 중국의 가장 중요한 10대 고고학 발굴을 그 현장의 책임자들이 생생하게 서술한 드문 학술서이자 대중서이다. 중국 고대문명을 오랫동안 공부해온 감수자가 언젠가 써보고 싶은 딱 그런 책이다. 필진마저 드림팀으로 구성된 이 책으로 인해 이제 감수자의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화수분처럼 다양한 새로운 자료를 쏟아내고 있는 중국 고고학은 전문가조차 그 추세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다. 그 정수를 엄선한 이 책은 현재 중국의 일부 고고학자들이 자신들 고대문명의 시작을 기원전 3,000년 이전으로 소급시키는 근거인 저장성 항저우 인근의 량주문화에서 시작한다(제1강). 상당 규모의 성터나 화려한 옥기 등을 공부하며 신석기 후기 중국 남방 문화의 발전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어지는 얼리터우는 중국 학계에서 이론의 소지가 없는 최초의 고대 국가 유적이다(제2강). 그 도시의 면모가 확인되는 상세한 발굴 과정과 함께 중국 최초의 청동기와 용 문양까지 살펴볼 수 있다. 저자의 주장처럼 얼리터우를 최초의 중국으로 볼 수 있다면, 이어지는 은허는 거의 100년째 발굴을 지속하는 중국 고고학의 요람이다(제3강). 갑골문과 함께 최고조에 달한 청동 제작 기술의 발전, 도굴을 피한 상 후기의 왕비인 부호 묘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중원의 중심 은허에서 상 문명이 발전하던 그 시점에, 은허 서남쪽으로 1,500킬로미터 떨어진 쓰촨성에서도 화려한 청동 문명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1980년대 중반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싼싱두이 문명이다(제4강). 1930년대 이래 그 발견 과정과 청동 가면 등 신비로운 유물, 그 문명의 내력과 교류 상황까지 전해준다. 이러한 세기적 발견은 더 멀리 서북 변경 신장 지역에서도 있었다. 20세기 초 서양의 고고학자들이 최초로 보고한 사막의 샤오허 묘지는 2,000년대 초반 중국 고고학자들 발굴로 그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었다(제5강). 극한 상황에서 그들의 분투와 함께 약 4,000여 년 전의 생생한 묘지와 미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시 중원으로 돌아오니 단일 무덤으로는 세계 최대인 진시황릉이 기다리고 있다(제6강). 지난 40년 동안의 거대한 발굴은 진의 문명과 과학 기술, 음악을 비롯한 예술 등과 함께 진시황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 무덤은 한나라 때도 조성되었다. 2011년 남쪽 장시성에서 발견된 해혼후 묘는 한때 황제의 자리까지 올랐다 열후로 강등된 비운의 인물 유하의 무덤이다(제7강). 1만 점이 넘는 유물 중 다양한 금기와 어마어마한 분량의 오수전, 공자와 제자들 모습을 담은 거울, 논어를 비롯한 다양한 간독 문헌이 두드러진다. 당시 중원의 중심은 중국 고대 수도의 대명사인 장안이었다. 한나라와 당나라 때 장안성의 상세한 면모가 그 뒤를 잇는다(제8강)
마지막 두 장은 다시 변경으로 돌아가지만, 그 의미는 어떤 유적 못지않다. 그 첫 번째가 광동성 광저우 인근에서 수중 고고학의 성과로 들어 올린 송나라 때의 원양무역선 난하이 1호이다(제9강). 꼬박 30년이 걸렸다는 이 발굴은 감수자에게 이 책의 백미로 다가왔다. 목포의 해양유물전시관 보존된 신안 해저 무역선과 비교하며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동남단 광저우 바닷가에서 무려 3,500킬로미터 떨어진 서북 변경 둔황의 막고굴이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여 의미심장하다(10강). 세계 예술의 보고라는 막고굴의 내력 및 구조와 함께 그 다양한 회화와 사본까지 상세히 전해준다.
수준 있는 교양을 갈구하는 독서인에게 예상치 못했던 흥미로운 지식을, 중국 고대문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학도들에게도 체계적 인식을 도와주는 알찬 책이다. 감수자의 이름을 걸고 기꺼이 권하고 싶다.
감수자는 매년 사학과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라는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수강생 대부분이 중국과 일본사 위주의 그 수업을 듣고 그동안 깊이 각인된 한국 중심 역사 인식의 한계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편협한 역사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누구를 싫어하는 감정은 대체로 상호적이다. 어느 일방을 원인 제공자로 탓하기는 어렵다. 혹자는 중국은 변하지 않는데 왜 우리만 변해야 하냐고 강변할 것이다. 중국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하라고 감수자 역시 강변하고 싶다.
책 한 권이 인식 상의 변화를 초래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근대 문명의 중요한 토대가 바로 이 책에서 다루는 중국 고대문명에서 나왔음을 기억해야 한다. 고대 중국 연구를 세계 인문학의 가장 역동적인 연구 분과로 인식하는 서양 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이 책의 여러 고고학 유적을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여기며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 책에도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학자들이 자신들의 고고 유적을 다루기 때문에 일부 우리식 “국뽕” 모습이 두드러지는 양상은 어쩔 수 없다. 그러한 견해가 중국 학계에서 온전히 수용되는 것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나아가 그런 대목이 오히려 “우리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역지사지의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서론을 쓴 리링을 비롯한 이 책의 필진은 모두 중국의 최고 학자들이다.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각 필자 나름의 다양한 문체 때문에라도 번역이 아주 힘든 책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백미인 화려한 도판 역시 편집의 어려움을 더해주었을 것이다. 이 책을 펴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인 도서출판 역사산책의 편집진에게 경의를 표한다.
[서언]
“문명”이라는 두 글자로부터 생각해본다
리링李零 |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
문명의 개념
‘문명’은 문화 개념에서 이해해야 한다.
영어 단어 civilization은 ‘귀화’와 관련 있다. 어두 civil은 ‘시민의, 본국의, 예의 바른, 교양 있는’을 의미하고 어미 zation은 ‘되다’를 의미한다. 즉 본래 civilization은 ‘본국인이 되다, 개화인이 되다’라는 뜻을 가진다. 시민은 본국인, 개화한 사람을 지칭하며 이와 상반된 개념이 막 귀화한 이민과 아직 귀화하지 않은 외국인이다. 이러한 구분은 공항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입국 수속을 할 때 본국 여권을 가진 시민은 영주권을 가진 사람이나 외국인과는 따로 줄을 선다. 그리고 이민국은 ‘귀화국’이라고도 한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는 그리스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을 모두 ‘야만인’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당시 그리스인은 페르시아인을 야만인이라 칭했다. 그리스어의 야만인을 영어로 옮기면 barbarian으로, 본국어를 말하지 못하는 외국인이라는 뜻이다. 북아프리카 일대에 거주하는 원주민은 베르베르인Berbers인데 이 역시 barbarian과 같은 의미다. 이는 곧 나와 타자가 있을 때 나는 문명인이며 타자는 야만인으로, 둘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생략)
문명의 표준
우리는 역사 수업 시간에 세계 4대 고대 문명으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허黃河문명을 배웠다. 그러나 실제로 문명이 어찌 이들 네 가지만 있겠는가? 유럽의 그리스·로마 문명, 서아시아의 티그리스·유프라테스 문명(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 포함)과 페르시아 문명, 남아시아의 인도 문명, 동아시아의 중국 문명, 중앙아메리카의 마야 문명과 아스테카 문명, 남아메리카의 잉카 문명 등 최소 10대 문명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문명 중 대부분은 현존하지 않는다. 중국처럼 많은 부분에서 고대와의 연속성을 현재까지 유지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사회평론가인 진관타오金觀濤는 이러한 것을 ‘초안정구조’라고 했으며 초안정구조는 1980년대에 주류 사조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멸에는 소멸의 원인이 있고 연속에는 연속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어느 쪽을 좋다 혹은 나쁘다고 말할 사안이 아니다.
‘문명’이란 무엇일까? 문명에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표준이 있다. (생략)
중국 고고학의 중요성
1949년 이후 중국 고고학은 해마다 발전을 거듭했으며 심지어 문화대혁명 시기에도 큰 성과를 거두어 중국은 물론 세계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하여 중국 고고학계에서 ‘중국학파’ 굴기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중국학파는 마르크스주의의 지도 아래 중국적 특색을 강조하는 학파로 지금의 시대적 조류와는 거리가 있다. 20세기 후반 이후 미국 고고학이 주류로 등장해 ‘과정고고학Processual archaeology’과 ‘후기과정고고학Post-processual archaeology’ 모두 마르크스주의를 따르지 않는 미국적 특색이 강하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반공에 가장 앞장서는 국가이기에 미국에서 마르크스주의는 정통이 아닌 이단으로 여겨진다. 후기과정고고학은 마르크스주의 고고학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흐름을 총칭하지만 미국의 마르크스주의는 결코 중국의 마르크스주의와 동일하지 않다.
미국 고고학은 다음 두 가지 특색이 있다.
첫째, 미국은 유라시아 대륙과 멀리 떨어져 있어 고전학, 예술사, 근동의 고고학과 관련이 없는 아메리카 인디언 문화를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 고고학은 지리상의 발견과 식민주의 토대에서 발전했으므로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고고학에 더 가깝다. 참고 자료 또한 역사문헌이나 금석 자료 같은 것이 아니라 민족 조사와 민족지 같은 것으로, 미국 고고학은 인류학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생략)
[본문 중에서]
제1강 량주良渚
-5,000년 전의 신비한 옛 나라-
1973년에 발견된 장쑤성江蘇省 우현吳縣 차오셰산草鞋山 유적에서 주周, 한漢 시기의 것으로 보이는 옥황玉璜과 옥종玉琮 같은 대량의 옥기가 출토되었다. 이른 시기의 선사 문화에서 뜻밖에도 고급스런 옥기를 발견한 사람들은 이때부터 량주 옥기의 신비한 베일을 벗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2007년에 우리는 량주 고성의 범위를 확인했다. 길이 6킬로미터에 남북으로 1,900미터, 동서로 1,700미터였으며 넓이는 대략 3제곱킬로미터였다. 량주 고성은 지금부터 5,300년 전에서 4,100년 전까지, 천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존재했다. 중화 5,000년 문명이 이로써 증명되었는데, 당시에 중국은 이미 국가를 형성한 문명사회로 진입했다. (생략)
제2강 얼리터우二里頭
-왜 ‘최초의 중국’이라고 부를까?-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로, 성읍이 빽빽이 늘어서 있던城邑林立 시대에서 도성에 성곽이 없는大都無城 시대로, 다원화된 나라에서 일체화된 왕조가 들어서는 시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대도읍 얼리터우는 중국 문명사의 첫 번째 절점節點이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나는 초기 중국을 ‘광역왕권국가’라고 정의한다. 최초의 지역을 뛰어넘은 강력한 정치 실체를 형성한 것으로 범위를 한정한다면 얼리터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얼리터우에 이르러 비로소 배타적이고 방대한 규모를 갖추어 주변으로 강력한 세력을 뻗치는 광역왕권국가가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략)
제3강 은허殷墟
-묻혀 있던 상왕조의 진실-
은허의 땅속에는 어마어마한 문화재가 묻혀 있으며 현재까지 많은 발굴이 이루어졌다. 은허의 유물 중에서 다음 세 가지가 가장 유명하다. 하나는 갑골문甲骨文이고 다른 하나는 청동기다. 마지막 하나는 고고학자들을 꿈속에서조차 정신 못 차리게 만들었던 부호婦好다.
청동기를 중심으로 한 상왕조의 예기 제도가 확산되며 청동기 주조 기술과 그것으로 대표되는 문명적 함의가 다른 지역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창장 유역에서는 상왕조의 청동 문명과 예기 제도를 받아들이고 각자의 문화 전통과 신앙을 융합해 자신들만의 청동시대로 진입했다. (생략)
제4강 싼싱두이문명三星堆文明
-짙은 안개 속에서 열린 고촉古蜀의 옛 도읍-
싼싱두이의 진정한 발견은 1934년 화서협화대학 박물관의 미국 전문가 데이비드 그레이엄박사가 그곳에서 옥기가 출토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굴하러 갈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레이엄은 유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당시 국내에서 가장 영향이 있던 쓰촨성 출신 학자 궈모뤄에게 유물 판별을 요청했다. 궈모뤄는 풍부한 학식과 예민한 학술적인 직관으로 주나라와 한나라 사이의 유물일 것이라고 하며 그 중요성을 인정했다.
문헌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옛 사람들은 대지의 양 끝에 각각 나무가 한 그루씩 있다고 생각해 동쪽의 것은 ‘부상扶桑’, 서쪽의 것은 ‘약목若木’이라 불렀다. (생략)
제7강 해혼후묘海昏侯墓
-배치가 분명하고 완벽한 한나라 열후列侯의 묘-
유하劉賀는 폐위된 황제이자 단명한 열후로, 해혼후묘가 발굴되기 이전에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매우 적었다. 몇몇 문헌에는 그가 “방탕한 생활에 미혹되어 황제의 예의를 잃고 한나라의 제도를 어지럽혔다荒淫迷惑, 失帝王禮誼, 亂漢制度”라고 기록되어 있어 ‘행실이 좋지 못하고 어리석으며 지혜롭지 않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2,000여 년 후 완전히 잊혔던 그의 사후 세계가 발견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내가 의견을 고수하지 않았다면 죽간을 진흙으로 여겨 깨끗이 제거해버렸을 것이고, (생략)
[차 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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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언 ‘문명’이라는 두 글자로부터 생각해본다· · · · · · · · · · · · · · · · · 리링李零
제 1 강 량주良渚
- 5,000년 전의 신비한 옛 나라· · · · · · · · · · · · · · · · · · · · · · · · 류 빈劉斌
1. 창장長江 유역 문명의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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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강 얼리터우二里頭
- 왜 ‘최초의 중국’이라고 부를까?·· · · · · · · · · · · · · · · · · · · · · · · 쉬훙許宏
1. 뤄양洛陽 분지, ‘초기 중국’의 탄생지
2. 얼리터우의 ‘중국 최초’
3. 얼리터우의 용 형상
제 3 강 은허殷墟
- 묻혀 있던 상왕조의 진실· · · · · · · · · · · · · · · · · · · · · · · · · 탕지건唐際根
1. 갑골문의 내용
2. 청동기, ‘청동시대’의 문명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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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강 싼싱두이 문명三星堆文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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