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풍경, 변한마음으로 만나다. '두륜산 고계봉' 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138-6 / 061-534-8992
케이블카의 힘을 빌려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르는 두륜산, 발아래 남해바다를 두고 망망대해를 만납니다. 늘 그 자리에 있는 산하,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 뿐 이었습니다.
기억이 그리도 희미합니다.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언제인가 올랐던 곳이건만, 기억에 없던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기어이 케이블카 승강장 앞에 서고 나서야, 언젠가 아스라한 운무 속에 큰 산을 만났던 기억이 되 살아 납니다. 뇌 기억 용량이 점점 줄어드는 것 보니 이제 민화투(?)라도 자주 쳐야겠습니다. 암튼, 다시 만난 해남의 큰 산 두륜산입니다. 방송 예능 프로그램이 지나간 자리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 이전이라면 해남의 필수 여행지로 녹우당과 대흥사였는데, 이 후로는 두륜산과 케이블카가 더해졌습니다. 여행자는 다행히 아침 일찌감치 도착한 덕에 대기시간 5분만에 케이블카에 몸을 실습니다.
‘해남의 큰 산, 두륜산’ 거인이 남해를 향해 오른손을 모아들고 있는 형상으로 높고 낮은 여덟개의 영봉이 줄을 지어선 산입니다. 가련봉(703m), 고계봉(638m), 노승봉(=능허대, 685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613m)이 연하여 잇고 있습니다. 산의 원래 이름은 큰 산이라는 뜻으로 ‘한(큰)’과 ‘듬’이 어우러져 ‘한듬산’으로 불리다가 ‘한’이 한자어 ‘大대’로 바뀌며 ‘대듬산’으로 그리고 한때 ‘대둔산(大芚山)’으로 불렸습니다. 이 후 중국의 곤륜산의 ‘륜’과 백두산의 ‘두’를 합하여 ‘두륜산(頭輪山)’으로 바꿔 부른 것이 지금의 정식이름이 됩니다.
그 중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는 곳은 ‘고계봉’입니다. 두륜산 케이블카는 2003년 첫 운행을 시작한 여객수송용으로 하부역사에서 해발 586m에 위치한 상부역사까지 운행이 됩니다. 정상적인 날씨이면 매 10분마다 한대씩 운행이 되며 한번에 50명의 정원으로 편도 1,600m의 거리를 초속3.6m의 속도로 8분만에 도착하게 됩니다. 상부역사에서 고계봉까지 약 50m는 잘 조성되어있는 목책계단을 이용하여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고급 목재인 방부목을 이용하여 조성 된 계단으로 처음에는 249계단이었으나, 편의를 더하고자 현재는 286계단으로 늘려 안전하게 오를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놓아 쉬엄쉬엄 걸어도 10분 정도면 고계봉에 도착 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는 2층 전망대와 함께 1층에는 전라남도와 해남군의 홍보관이 자리하고 있으나, 몇 년 전의 태풍으로 인하여 현재는 수리 중에 있습니다.
정상에서 만나는 망망대해, 고계봉 정상이나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에 감동합니다. 바다로는 강진만, 완도만, 진도만의 삼면을 조망 할 수 있으며, 또한 영암 월출산, 광주 무등산과 맑은 날이면 제주도의 한라산까지 조망이 가능한 곳입니다.
연무가 시야를 가리던 날, 다시 찾은 두륜산입니다. 우선 케이블카를 이용하시려면 조금은 서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부역사에서는 오르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상부역사에서 내려오는 시간은 그때그때에 맞추면 됩니다.
그러나 미디어 힘, 어느 겨울 천산의 설경을 보여 준 예능 프로그램의 힘은 어떠한 식으로든 테를 냅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이지요. 여기서 팁을 드리자면 방송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설경은 사실 두륜산에서는 쉽게 만나 보실 수 없는 풍경입니다. 대단한 행운을 가진 분들이라는 것이지요. 큰 산이라 하지만 남해바다를 인접한 두륜산에는 그리 많은 눈이 내리질 않습니다. 동심파괴(?)입니다.^^
암튼 케이블카 승강장에는 오전10시가 넘어서면 탑승 대기시간이 30~40분정도입니다. 여기에 관광버스라도 몰린다면 말 그대로 북새통이 됩니다. 이쯤 되면 내려오는 대기시간까지 길어 질 수 있습니다. 기다림이 반복 되는 지루함이 있을 수 있지요. 거기에 더하여 2013년 5월 현재, 승강장 앞 주차장이 개인시설이라는 문제로 주차를 할 수 없습니다. 그 많은 차량들이 승강장 아래에 작은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으니 복잡함은 더합니다. 하루 빨리 원만한 문제해결로 주차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불과 8분, 안내도우미의 설명을 듣다 보면 발아래 아스라한 풍경도 금방 지나갑니다. 짧은 순간 스치듯 지나는 산세의 풍경은 참으로 멋지지요. 단풍의 가을이나 눈 내린 겨울이라면 눈물이 날 지경의 감동일 것 같습니다. 상부역사에서 고계봉까지 걸어서 10여분, 목책계단을 따라 오릅니다. 마침 불어오는 선선한 산바람을 맞으며 오르다 보면 어느새 고계봉에 닿습니다. ‘야~호!’ 그렇게 소리 지르고 싶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저기가 어디고, 여기가 어디다’는 필요 없습니다. 드넓은 남해 바다위로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의 풍경이 감동이고, 이어진 초록의 산세들이 굽이굽이 돌아 휘감은 풍경 역시 감동입니다. 가슴 탁 트이는 시원함은 덤이요,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에 흐른 땀방울은 서늘하게 사라집니다. 그저 눈으로 바라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집에서 참 멀리도 왔구나’를 실감하는 순간 자체가 여행이요, 치유입니다.
땅 아래에서 올라 왔건만, 산 위의 풍경이 전부인줄 압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이렇게 간사합니다. 푸른 풍경 속에 그림자 짙은 묵은 마음 털어 냅니다. 보이는 모습 자체가 모든 것을 잊게 합니다. 전망대에서, 고계봉 표지석 앞에서 같은 듯 서로 다른 풍경에 한참을 머물게 됩니다.
사계절, 아름다움을 가진 산하, 그 중간의 계절이라 하여 쉬이 보내지 않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래서 끝이 없습니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비, 눈이 오면 그 나름의 느낌대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행길에서 배우고 체감한 것이 그것입니다.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반복하여 보여주는 지루함이 자연에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 번에 걸친 두륜산이었지만 그때가 다르고 그 느낌이 다릅니다.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논하는 것은 자연속에 머문 풍경이 아니라 바삐만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음을 배우게 됩니다.
info... 두륜산케이블카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138-6 / 061-534-8992~4 -탑승요금 : (왕복기준) 대인8,000원, 소인5,000원 -운행시간 : 08:00~18:00(동절기17:00) -주차요금 : 무료 ※ 예약 없으며 당일 왕복탑승권만 현장발매
글 사진 자유여행가 박성환 |
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
첫댓글 케이블카타고 두륜산 고계봉 올라가보고 싶어요
좋은곳 소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편히 올라서 잠시의 산행(?)이면 고계봉 정상입니다.
소고로움에 비해 참 멋진 풍경입니다.
케이불카가있군요 타고 함 가보고싶군요 몇번가보긴했어도 산에는 오르지못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남 땅끝과 더불어
녹우단과 대흥사, 그리고 두륜산케이블카가 해남 여행코스이지요.^^
우리나라 방방곡곡 좋은데 많지만 특히 해남쪽에 볼곳이 많은거 같네요..^^
구석구석 살펴보면 더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입니다.
그냥 스쳐지나면서 만나는 풍경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고장이 해남 땅끝입니다.
감사합니다.
두륜산에 케이불카....
걸어서 올라가본적은있으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