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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후보정에 어떤 도구를 사용하시나요? 저는 어도비의 포토샵 및 라이트룸으로 구성된 '포토그래퍼 플랜'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포토샵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사실 사용할 줄 몰라서 못씀) 라이트룸만 쓰지만 가끔 포토샵의 포커스 스태킹같은 도구를 쓸 일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포토샵+라이트룸의 묶음 상품을 선택했는데 매달 빠져나가는 26,400원의 구독료를 보며 "이걸 언제까지 내야 하나" 생각이 가끔은 들기도 합니다. 라이트룸 하나 쓰자고 묶음 상품을 구독하여 쓰다가 나중 해지하게 되면 그동안의 작업 환경이 통째로 흔들리는 구조이죠. 사진을 업으로 하든 취미로 하든, 구독 모델은 이제 매달 내는 전기세나 수도세처럼 일종의 고정비용이 된 것입니다.
그러던 10월 초, 해외 사진·IT 매체들이 일제히 한 프로젝트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어도비의 주요 앱들을 무료 오픈소스로 다시 만들었다는 아트크래프트(ArtCraft)입니다. 그중 라이트룸에 해당하는 LightCraft를 잠시 써 보았고, 그 첫인상을 프리뷰 형식으로 정리해 여러분께 소개하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당장 갈아탈 물건은 아니지만 눈여겨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1. ArtCraft가 등장한 배경
ArtCraft는 "AI가 코드를 짜는 시대"가 낳은 프로젝트입니다. 몇 년 사이 AI 코딩 에이전트는 함수 몇 줄을 거드는 수준을 넘어, 수천 개의 메뉴와 기능을 가진 응용 프로그램을 통째로 구현할 만큼 발전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흐름이 겹칩니다. 기존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관찰하고, 공개된 파일 포맷 규격(PSD, DNG, XMP 등)을 분석해 같은 결과를 내는 프로그램을 새로 짜는 일, 즉 넓은 의미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입니다. 과거에는 숙련된 개발자 여럿이 몇 년을 매달려야 했던 작업이지만, AI 에이전트가 이 분석과 구현을 대신 수행하면서 시간과 비용이 극적으로 줄었습니다.
이 두 흐름이 만난 결과물이 ArtCraft의 "Craft 앱"입니다. ArtCraft는 원래 Storyteller.ai 팀이 만든 AI 이미지·영상 생성 데스크톱 앱으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Storyteller.ai CEO 출신이자 Square 엔지니어였던 브랜든 토머스(Brandon Thomas)가 Anthropic의 Claude Opus 5.5의 도움을 받아 Rust 언어로 어도비 앱들을 재구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바이브 코더"가 아닌 15년 경력의 개발자라고 강조합니다.
2026년 10월 7일 공식 앱 페이지와 해커뉴스 게시물이 공개되자 "artcraft"라는 단어는 구글 트렌드 상위권으로 급부상하였습니다. 개발진은 이를 어도비 코드를 쓰지 않고 공개 규격과 관찰된 동작만으로 만든 클린룸(clean-room) 재구현이라고 설명합니다. 모든 코드는 MIT 또는 Apache-2.0 라이선스로 공개되어, 누구나 쓰고 고치고 배포할 수 있습니다.
2. ArtCraft 제품군 소개
Craft 앱은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7종을 중심으로, 오피스·CAD·오디오 도구까지 모두 13종으로 구성됩니다. 이름은 하나같이 "○○Craft" 형식이라 어떤 앱을 대신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 ArtCraft 앱 | 대응 제품 | 용도 | 단계 | 준비도 |
| VectorCraft | Adobe Illustrator | 벡터 일러스트 | 알파 | 65% |
| LightCraft | Adobe Lightroom | 사진 라이브러리·RAW 현상 | 알파 | 61% |
| FilmCraft | Adobe Premiere Pro | 영상 편집 | 알파 | 56% |
| PdfCraft | Adobe Acrobat | PDF 편집 | 알파 | 49% |
| PhotoCraft | Adobe Photoshop | 이미지 편집(PSD 지원) | 알파 | 45% |
| EffectCraft | Adobe After Effects | 모션 그래픽·VFX | 알파 | 45% |
| DesignCraft | Adobe InDesign | 페이지 레이아웃·출판 | 개발 중 | 미공개 |
| WordCraft | Microsoft Word | 문서 작성 | 저장소만 공개 | 미공개 |
| GridCraft | Microsoft Excel | 스프레드시트 | 저장소만 공개 | 미공개 |
| DeckCraft | Microsoft PowerPoint | 프레젠테이션 | 저장소만 공개 | 미공개 |
| CADCraft | Autodesk AutoCAD | CAD·제도 | 저장소만 공개 | 미공개 |
| SoundCraft | Avid Pro Tools | 오디오 프로덕션 | 저장소만 공개 | 미공개 |
| FigCraft | Figma | UI 디자인 | 공개 직후 | 미공개 |
준비도는 각 앱이 공개한 로드맵 문서의 자체 추정치로, 2026년 10월 10일 기준 집계입니다. FigCraft는 커뮤니티 가이드 사이트의 앱 목록에서 확인했습니다.
모든 Craft 앱은 macOS, Windows, Linux용 네이티브 앱으로 제공되며, 대부분은 브라우저에서도 실행됩니다. 어도비가 리눅스 버전을 내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리눅스 사용자에게는 특히 반가운 소식입니다. 계정 가입 없이 오프라인으로 동작하고, 수익은 선택 사항인 AI 생성 크레딧 판매로 충당한다는 구상입니다.
사진가에게 직접 관련된 앱은 두 가지입니다. PhotoCraft는 포토샵의 PSD/PSB 파일을 8·16·32비트로 열고 저장하며, LightCraft는 사진 라이브러리와 비파괴 RAW 현상기를 결합한 라이트룸 대체재입니다. 한 가지 짚어둘 점은 LightCraft가 클라우드 기반의 Lightroom(CC)을 모델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개발자는 Lightroom Classic 스타일 버전에 대한 요청이 많다고 밝혔지만, 아직 별도 버전은 없습니다.
3. LightCraft 잠깐 맛보기
ArtCraft 공식 홈페이지에서 런처(launcher) 를 다운로드 (<=클릭!)하여 설치 후 원하는 앱(예:LightCraft)만 설치하여 바로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앱의 박스 하단 검정색 "INSTALL" 버턴을 눌러 다운로드 후 설치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2026년 10월 23일 23시 55분)의 버전은 0.13.0이군요. 아까 낮에 사무실 PC에 설치할 땐 0.12.0이었고 지난 주 처음 설치했을 땐 0.8.0이었는데, 그 짧은 기간동안 버전이 몇 단계나 올랐습니다. 그만큼 개선해야 할 점이 많고 또 업데이트가 신속하다는 것이겠죠.
예전에 담아 두었던 슬도의 해국 사진 하나를 골라 시험해 봅니다. 위 그림은 설치 후 사진을 임포트(import)한 모습입니다. 프로파일은 디폴트인 "Color"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밋밋하고 흐리멍텅합니다. 참고로 아래 그림은 기존의 Adobe Lightroom Classic에 동일한 사진을 임포트한 모습입니다.
라이트룸에도 기본 프로파일 (Adobe Color)만 적용되었을 뿐 아직 무보정 상태이므로 위 LightCraft와 마찬가지로 사진이 밋밋하고 흐리멍텅해 보입니다. 지금부터 후다닥 초간단 리터칭 작업에 들어갑니다.
두 앱의 조정 도구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좌측은 LightCraft, 우측은 LightRoom Classic 입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LightCraft가 Lightroom Classic이 아닌 Lightroom CC를 참조하여 개발된 것이기에 외관상 도구의 위치와 모양새가 생소해 보이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합니다.
위는 라이트룸에서 리터칭을 마친 화면입니다.
위는 라이트크래프트에서 리터칭을 마친 모습입니다. 최대한 라이트룸의 결과물과 동일한 보정을 시도하였으나 그리 쉽진 않군요.
위는 어도비 라이트룸 클래식에서의 결과물입니다.
위는 라이트크래프트의 리터칭 결과물입니다. 작업 결과는 동일하게 맞추지 못했지만 결과물만 두고 봤을 때는 "AI리버스 엔지니어링 기법으로 급조한 공짜 앱"인 라이트크래프트 사진도 꽤 괜찮아 보이지 않나요?
4. 가능성
솔직히 말해 LightCraft는 아직 라이트룸을 완전히 대신할 완성품은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보다 앞으로의 속도가 더 궁금해지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아직은 거친 알파]
오리지널과 비교하면 완성도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 많고(아직 한글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일본어나 중국어는 지원됨) 사용 중 불안정한 순간도 만납니다. 예를 들어 캐논 CR3와 후지·올림푸스의 일부 압축 RAW 포맷은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고 하니, 본인이 사용 중인 카메라 RAW 형식은 지원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제 니콘 Z7, Z8 NEF는 문제없이 잘 열립니다. (며칠 전 0.8.0 버전에서는 열리지 않았는데 오늘 0.12.0으로 업데이트하니 열리더군요)
추가 : 공식 홈페이지에 의하면 2026년 10월 24일 현재 지원되는 Raw 형식은 DNG, CR2, ARW, NEF, RAF(X-Trans 포함), RW2, PEF 및 ORF 등이며 기타 형식은 개발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프로파일도 몇 가지가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있지만 적용해 보니 프로파일의 이름에 걸맞는 보정 효과가 미미하여 아직 구색만 갖춘 수준 정도로만 보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능인 마스킹(Masking) 기능도 그래이디언트(직선, 타원), 브러시, 하늘 인식 등은 그럭저럭 잘 작동하지만 객체 마스킹(Object Masking)은 메뉴에만 존재할 뿐 실제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지 않아 별도로 추가 설치가 필요하고(설치 했는데도 제대로 작동 안함), 피사체 마스킹(Subject Masking)은 라이트룸에 비해 아직 많이 부족하여 실용이 어려운 수준입니다.
개발자 스스로도 "아주 초기의 알파"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원본 파일은 반드시 복사본으로 테스트하고, 실제 작업 카탈로그는 당분간 기존 프로그램에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럼에도 기대되는 이유]
그런데 막상 써 보면 첫인상이 의외로 좋습니다. 무엇보다 빠릅니다. 러스트(Rust)로 작성된 네이티브 앱이라 실행과 화면 전환이 가볍고, 컴퓨터 자원을 과하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컴퓨터 부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요즘 고사양 장비가 아니어도 부담 없이 돌릴 수 있다는 점은 오래된 구닥다리 PC로 사진을 정리하는 분들께 큰 장점입니다. 또한 라이트룸과 마찬가지로 사진 원본을 직접 수정하지 않는 비파괴 RAW 편집 방식이라는 점도 커다란 장점입니다.
발전 속도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개발 작업의 상당 부분을 AI 코딩 에이전트가 맡고 있어서, 공개 몇 주 만에 수천 개의 메뉴 항목이 생겨났습니다. 지금은 극 초기 알파지만, 사용자들의 버그 리포트와 기능 요청이 쌓이면 사람이 개발하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레벨업할 가능성이 큽니다. 개발자는 기능 동등성 목표를 "몇 년이 아니라 몇 달"로 잡고 있습니다. 오픈소스이므로 설령 회사가 사라지더라도 코드는 남아 커뮤니티가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든든합니다.
[넘어야 할 산, 법적 리스크]
변수는 법정입니다. 미국은 "소송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지식재산권 분쟁이 잦은 나라입니다. ArtCraft는 어도비 코드를 사용하지 않은 클린룸 재구현이라고 강조하지만, 저작권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어도비는 수천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특허는 도구가 "어떻게 동작하고 어떻게 보이는지"까지 보호할 수 있습니다. 화면 구성이 원본과 흡사할수록 상표나 트레이드 드레스(제품 외관) 문제가 제기될 여지도 있습니다.
AI가 만든 코드의 저작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 역시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법이나 제도가 아직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지요. 어도비가 실제로 대응에 나설지, 나선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이 점은 장기적으로 LightCraft에 작업 환경을 맡길지 판단할 때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5. 결론
AI의 바람은 이제 저같은 취미사진가의 골방 문턱까지 와 있습니다. 어도비가 생성형 AI 기능을 앞다퉈 넣는 사이, 반대편에서는 AI로 어도비 자체를 다시 만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우리가 매일 쓰는 도구의 모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LightCraft가 당장 라이트룸을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무료이고, 가볍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찍은 사진 몇 장을 복사해 한 번 열어 보는 데는 아무 비용도 들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경계만 하기보다 직접 만져 보고, 장단점을 체감하고, 필요하면 피드백을 보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오픈소스는 사용자의 목소리로 자라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우리 취미 사진가들의 경험도 그 성장에 보태질 수 있다면, 머지않아 구독료 걱정 없이 사진에만 집중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자료]

첫댓글 이렇게 귀한 자료를 정성들여 작성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연구논문처럼 상세한 설명 자세히 읽어보았습니다
저는 포코샵을 아직 하지를 못하지만 포토샵을 하시는 분들껜 아주 유용한 자료가 될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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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안내 & 교육자료로 전체공지로 올려놓겠습니다
학교 다닐때 농땡이 많이쳐서 성적도 최하위 꼬부랑글도 모르는데,
사진을 접하고 부터 자연적으로 배우게 된 용어들 포토샵 하면서 조금 배웠는데
라이트룸은 사용치 않아서 모름니다만, 앞으로 어도비의 상술에 지갑 털리겠습니다
나는 월 사용료 지불치 않고 수작업으로 몇시간씩 몸으로 때웁니다.
포토샵을 하는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로 안내할 수 있겠어요.
먼저 이런 귀한 자료들을 접하시는 동천님이 무척이나 부럽고 감사합니다.
어차피 사진은 후보정을 해야하는데 저는 라이트룸 클래식을 사용해 간단히 보정후 일괄처리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지금 쓰고있는 조류촬영용 미러리스는 CR3라,제가 사용하는 라이트룸은 구버젼이라 CR3는 인식을 못해 Tiff 파일로 변환해서 보정을 합니다.
어떤때는 귀찮으면 캐논dpp에서 보정하고 출력하기도 합니다.
취미로 하는거니까 비용이 드는 프로그램은 피하게 되더라구요,,,
LightCraft 가 무료라니 구미는 당깁니다만, 좀더 두고보고 생각해 봐야겠어요..
이런 유용한 자료를 알려주시는 동천님께 감사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Tiff 파일은 파일 사이즈가 너무 커서 다루기 부담스럽더군요.
어도비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Adobe DNG Converter로 CR3를 DNG Raw 파일로 일괄 변환하여
LightCraft나 LightRoom을 사용해 보시는 것은 어떠실지요?
라이트룸에 익숙하시다면 라이트크래프트에도 금세 적응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