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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7일 월요일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예봉산 모습입니다.
당시에도 등산로에는 온통 야생화 천국.
지금은 아마도 야생화로 별유천지를 이루고 있지 않을까요?
예봉산은 북한강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바람이 세게 불고 계절이 늦게 찾아온다고 하네요.
다른 곳에서는 다 사라져 버린 진달래도 이곳에서는 북쪽 능선에서 지금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직장 동료와 둘만의 조촐한 산행.
용산역에서 국철을 타니 팔당역이 종점이더군요.
역 바로 옆에 위치한 예봉산.
남양주시 와부읍과 조안면 경계를 이루는 예봉산(683.2m)은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친 능선 끝머
리에 해당되는 산으로 예봉산의 능선이나 정상에 올라가면 어디서나 북한강과 팔당댐이 산을 끼
고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산에서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 씩 만났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오는데 예봉산
의 지류인 견우봉과 직녀봉이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을 현재까지 전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연유로 이곳 사람들은 예봉산을 신비의 산으로 아주 소중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팔당역에서 등산로 안내에 따라 철길 밑 굴다리를 지나서 나타난 싸리나무집.
시간이 벌써 오후 한 시.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나름 꽤 유명한 집이라고 하는데 현찰만 받습니다.
두부김치를 반찬 삼아 밥을 먹고 길을 나섭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예봉산은 그 옆 운길산과 연계해서 종주하는 코스로 유명한 곳입니다.
운길산에는 그 유명한 수종사라는 절이 있지요.
우리는 율리고개로 예봉산에 오른 뒤 철문봉을 거쳐 하팔리로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약3시간 정도의 환상의 코스입니다.
등산로 옆 밭에서 쑥을 뜯는 아낙네의 모습.
너무도 평화로워만 보입니다.
등산로 옆 자그마한 계곡은 맑디 맑습니다.
맑은 계곡을 배경으로 찰칵.
오늘 제 사진 모델인 직장 동료입니다.
예봉산은 등산로 초입부터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습니다.
마치 일부러 씨앗을 뿌린것처럼...
지금부터 그 야생화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야생화 설명은 다음 백과사전 참조.
산괴불주머니 (山- Corydalis Maximowicziana).
현호색 (玄胡索 Corydalis turtschaninovii)
?????
쑥 (Artemisia).
식용.
약용.
양지꽃 (陽地- Potentilla fragarioides var. sprengeliana).
제비꽃 (violet/Viola mandshurica).
별꽃 (Stellaria media).
?????
생강나무(Lindera obtusiloba).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나무가 무엇일까요? 풀 종류는 이견이 분분하지만 이른 봄에 가장 먼
저 피는 산나무로는 생강나무가 으뜸입니다.
매화는 어쩌면 봄이 오지도 않은 한겨울에 피기 때문에 겨울나무에 가깝고 또 산에 자생하는 게
거의 없기 때문에 봄의 산나무라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영춘화가 먼저 핀다지만 원예용으로
들여온 것으로서 역시 산에 자생하는 건 없습니다. 지리산 줄기의 마을에서 봄마다 벌어지는 축
제가 유명하고 또 생강나무와 거의 같은 시기에 피는 산수유꽃도 있지만 산에 자생하는 건 역시
없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의 산야에 가장 먼저 색깔을 집어 넣기 시작한
건 역시 생강나무로 봐야 할 겁니다.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만큼 어린 가지의 색깔이 녹색을 약간 띠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
러나 이름에서 말하듯이 가지를 꺾어 냄새를 맡으면 생강냄새가 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특성입
니다. 그런 특성 때문에 가지가 댕강댕강 잘라지는 아픔을 겪는 불상한 나무이기도 한데 실제로
냄새를 맡아보면 자세히 주의를 기울이기 전에는 전혀 못 맡을 정도의 연한 향기가 납니다. 강하
게 톡 쏘는 생강차를 생각하시면 완전히 실망하실 겁니다. 우리가 양념으로 먹는 생강은 생강과
에 속하는 풀의 일종으로 생강나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고 다만 이름만 비슷할 뿐입니다.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꽃색과 꽃 피는 시기가 같기 때문에 자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생강나무는 꽃자루가 거의 없어서 꽃들이 작은 공처럼 생겨서 가지에 찰싹 달라붙어 핀 것 같습
니다. 또한 잎은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지며 줄기에 어긋나게 붙습니다. 줄기 껍질도 벗겨지지 않습
니다. 열매는 처음엔 붉게 익다가 점점 검정색에 가깝게 변해갑니다.
여기에 비해 산수유는 꽃자루가 길고 꽃들이 위쪽으로 모여 핍니다. 잎은 갈라지지 않고 줄기에
마주 나며 잎맥이 선명합니다. 오래된 줄기는 좀 지저분하게 껍데기가 떨어져 나옵니다. 열매는
약간 길쭉한 모양으로 조금 크며 빨간색으로 익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른 봄에 산에서 제일 먼저 피는 노랑색꽃은 무조건 생강나무이며 도시나 농촌의
인가 부근에 심은 것은 전부 산수유라 보시면 됩니다.
생강나무의 까만 열매로는 예부터 기름을 짜서 등잔용이나 머릿기름용으로도 썼는데 값비싼 동
백기름을 못 구하는 중북부지방 사람들의 편리한 대용품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개동백,
산동백, 심지어 강원도에서는 그냥 동백나무라고 했습니다.
생강을 새앙 또는 새양이라고도 하니 새양나무라는 이름은 금방 이해되실 테고 매화와 거의 같은
시기에 피니 황매목이라고도 한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 농촌 계몽 소설가 중의 한 사람인 김유정의 <동백꽃>
에 나오는 동백나무가 바로 생강나무 랍니다.
마름집 딸인 점순이의 애정공세를 눈치채지 못하다가 결국 그 집 닭을 때려죽인 약점 때문에 찍
소리도 못하고 동백나무 밑으로 갑자기 보듬어 쓰러지는(도대체 왜? 왜? 왜?) 대목은 언제나 아
이들의 환호와 아쉬움 속에 그 다음 장면을 상상하여 쓰기의 주된 메뉴로 등장하곤 하지요.
어린 잎을 따서 튀각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잎이 아주 작을 때(참새 혓바닥만큼일 때) 따서 차를
끓여 마시기도 했답니다. 차나무는 남중국에서 온지라 추운 지방에선 재배가 불가능하니 값비싼
차를 못 구한 사람들이 작설차 대용으로 끓여 마시기도 했던 거지요.
비슷한 종류로는 잎이 전혀 안 갈라지는 둥근잎생강나무, 고로쇠처럼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고로
쇠생강나무, 잎에 털이 있는 털생강나무도 있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중국에도 분포하는
나무입니다.
(참고: 꽃지기의 꽃누리)
약재에 대하여.
생강나무의 가지를 꺾으면 생강과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 생강처럼 톡 쏘지 않고 은은하면서도
산뜻한 냄새가 난다. 생강나무는 이른 봄철 꽃이 제일 먼저 피는 나무로 산수유 꽃을 닮은 노란 꽃
이 개나리보다 화사하게 피어 봄을 독차지한다.
녹나무과에 딸린 낙엽떨기나무로 개동백, 황매목, 단향매, 새양나무, 아기나무 등의 여러 이름으
로 불린다. 생강나무는 비슷한 종류가 몇 가지 있다. 잎 뒷면에 털이 있는 털생강나무, 잎의 끝이
세 개로 갈라지지 않고 둥글게 붙어 있는 둥근 생강나무, 잎이 다섯 개로 갈라진 고로쇠생강나
무등이 있다. 고로쇠생강나무는 전라북도 내장산에만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약성 및 활용법.
생강나무 씨앗으로는 기름을 짠다. 이 기름은 동백기름이라 해서 사대부집 귀부인들이나 고관대
작들을 상대하는 이름 난 기생들이 즐겨 사용하는 최고급 머릿기름으로 인기가 높았다. 또 이 기
름은 전기가 없던 시절 어둠을 밝히는 등불용 기름으로도 중요한 몫을 했다.
생강나무는 도가나 선가에서 귀하게 쓰는 약재다. 도가의 신당이나 사당에 차를 올릴 때 이 나무
의 잔가지를 달인 물을 사용하는데, 그러면 신령님이 기뻐한다고 한다.
생강나무의 어린 잎이 참새 혓바닥만큼 자랐을 때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시기도 한다. 이것을 작
설차라고도 부르는데, 차나무가 귀했던 북쪽지방의 사람들은 생강나무차를 즐겨 마셨다. 잎을 따
말려서 튀각도 만들어 먹고 나물로도 먹는데, 독특한 향이 나름대로 풍미가 있다.
증상별 적용 및 복용법.
▶생강나무는 타박상이나 어혈, 멍들고 삔 데 등에 신통한 효력이 있는 약나무다. 산 속에서 실족
하여 허리나 발목을 삐었을 때 이 나무의 잔가지나 뿌리를 잘게 썰어 진하게 달여 마시고 땀을 푹
내면 통증이 없어지고 어혈도 풀린다.
또 이 나무를 달인 것을 조금씩 늘 마시면 두통, 기침, 복통 등에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이 나무
를 기침약 또는 해열약으로 잎을 달여 먹는다.
▶생강나무는 아이를 낳고 나서 몸조리를 잘못해서 생기는 산후풍에도 효험이 크다. 아이를 낳거
나 유산을 하고 나서 온 몸에 찬바람이 들어오는 듯하고 식은 땀이 나고 온 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시리고 아프며 찬물에 손을 넣지 못하고 갈증이 심하게 나서 찬물을 많이 마시게 될 때에는 생강
나무를 잘게 썬 것 40~50g을 물 반 되에 넣고 진하게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밥먹고 나서 먹
는다. 일 주일쯤 복용하면 거의 모든 증상이 없어진다. 생강나무 달인 약과 함께 메추리알을 한번
에 5개씩 하루 세 번 날 것으로 먹으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메추리알은 영양이 풍부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뛰어나므로 생강나무와 함께 쓰면 치료 효과가 더욱 좋다.
▶생강나무의 씨앗도 약효가 좋다. 까맣게 익은 씨앗을 술에 담가 두었다가 마시면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술을 담글 때에는 생강나무 씨앗의 3~4배쯤 술을 붓고 마개를 꼭
막은 다음 어둡고 서늘한 곳에 6개월쯤 두었다가 하루 세 번 소주잔으로 한잔씩 마신다.
▶생강나무는 간장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황달에 생강나무와 머루덩굴, 찔레나무 뿌리를 함께 달
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 생강나무는 맛이 약간 매우면서도 시다. 대개 하루 10g쯤을 물에 넣어 달
여 먹는다.
(참고: 겨레의 자연건강)
생강나무꽃이 의외로 아주 향긋한 냄새가 난답니다.
꽃을 벗삼아 걷다보니 어느덧 예봉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시야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북한강변이 흐릿하군요.
정상에서 나도 한 장.
우리는 철문봉을 향하여 계속 나아갑니다.
철문봉은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 형제가 본가인 여유당(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서 집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학문의 도를 밝혔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정약용 생가에 가 본 저로서는 그 거리가 가늠되는데 아마도 정약용 형제들이 그 당시에 등산을
아주 잘 했었나 봅니다.
이 친구 오늘 모델노릇 톡톡히 했습니다.
꽃 앞에서 온갖 포즈를 다 취하는군요.
생명의 봄을 느끼는 사이 어느덧 팔당역이 앞에 보입니다.
강 너머로 보이는 산이 검단산.
다음에는 저 곳을 올라보겠습니다.
논길 사이로 피어난 이름모를 작은꽃들.
그 뒤로 우리가 올라 갔던 예봉산 자락이 보입니다.
드디어 원점으로.
팔당역 바로 옆에 있는 식당.
민물고기로 유명한 집.
참 맛있게도 지글거립니다.
산행을 했으니 입을 즐겁게 해야겠지요?
오늘은 붕어찜.
이 집에서는 씨래기를 직접 농사지은 걸로 내온다고 자랑이 대단합니다.
씨래기와 함께 붕어 속살을 곁들여 한 입.
쐬주와 곁들여 또 한 입.
어느덧 우리들 얼굴이 석양빛으로 물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