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 때부터 여성의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위안부 수요집회 등 다양한 시민운동에 참여하셨어요. 어쩌면 모두가 무관심하게 바라볼 수 있는 문제들을 그냥 지나쳐버리지 않구요.
그게 희한한 거죠. 무관심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다 내 일이에요. 관심을 가져야 되는 거구요.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요.
그는 여성 혐오는 ‘인권 문제’라고 단언했다. 권씨는 “ ‘김치녀’, ‘삼일한’, ‘보슬아치’ 등 여성 혐오적 표현들을 보면 사람이 사람을 상품이나 물건으로 대상화하지 않는 이상 결코 쓸 수 없는 말”이라며 “여성을 성적 상품화해 온 사회 흐름과도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적 표현을 쓰는 사람들에 대해 누구도 제어하거나 나무라지 않는 상황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008년 2월 국회 앞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1인 시위도 했는데.
여성부가 출범하게 된 데는 우리 정부 정책과 제도 안에서 여성 차별적인 부분을 시정하고 여성 정책을 새롭게 만들어 보자는 취지가 컸다. 지금도 정부 정책을 입안할 때 양성평등적 관점이 반영되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평등지수에서 한국은 142개국 중 117위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사회가 진보해 왔다고 하지만 그 기간 자본 앞에서 가장 많이 노출됐던 게 ‘여성’과 ‘여성의 성’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방식의 매매춘이 일어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1993년 ‘서울대 우 조교 성추행 사건’ 등은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지만 사회 저변에서 여성은 상품화·대상화됐다. 여성 혐오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우리 몸에 밴 여성을 돈 주고 살 수 있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상품화가 심화된 것 아닌가.
여성가족부 존치 문제에 대해 탤런트 권해효 씨는 18일 "여성 상위 시대가 왔다는 호들갑스러운 표현도 있다"며 "우리 사회는 성평등 사회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앞으로 닥쳐 올 저출산, 보육, 육아에 대한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룰 부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해효 씨는 "2007년 여성권한 척도가 세계 64위, 남녀 평등 지수 97위였다. (한국은)아직까지도 성평등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나라"라며 "여성이 '주체'가 아니고 남성의 '대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