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칼럼> OECD DAC 회원, 한국이 ‘진짜 선진국’ 되려면…
ODA 중요성 초등부터 교육, 정보 제공해야
전문 인력 부족, 휴직교사 참여제 홍보 필요
한국이 2009년 11월 25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30개 회원국 중에서도 명실상부한 선진국들만이 회원국인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의 24번째 정식회원국이 됨으로써 1996년 OECD 가입 13년 만에 ‘진짜 선진국’의 대열에 오르게 되었다. 이는 1960년 1월 DAC 설립 이래 개발도상국 출신이 가입한 사상 최초의 일로서 우리나라가 과거의 절대빈곤과 혼란을 극복하고 이제는 남을 도와주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이는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한다는 부담도 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DAC의 2대 의무는 첫째, 개발도상국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의 총량을 확대하는 것이고 둘째, 제한된 ODA의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DAC 가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우선 연간 약 1360억불 규모의 국제 ODA 시장에 우리 기업과 국민들의 참여기회가 확대된 반면 우리 ODA시장도 외국에 개방해야한다. 우리 ODA의 규모 확대는 납세자인 국민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DAC의 각종 정책권고 및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ODA 정책 및 집행방식도 국제기준과 관행에 일치시켜야 한다. 이와 관련된 우리의 과제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개발교육의 중요성이다. ODA 규모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지표는 총국민소득(GNI) 대비 ODA의 비율이다. 2008년 우리의 ODA/GNI 비율은 0.09%로 DAC 회원국의 평균치인 0.31%에 크게 미달하는 실정으로 2015까지 0.25%로 확대할 계획이다. ODA는 국민의 세금에 의한 것으로 납세자인 국민의 이해와 지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ODA 사업은 해외현장에서 집행되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에게 그 중요성과 성과를 알리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어린 시절부터 ODA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과 함께 관련 정보를 적극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여타 선진국의 경우처럼 초중고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ODA 사업에 대한 국민참여의 확대이다. 흔히 물고기를 주는 대신 낚시법을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원조라고 하지만 우리사회에는 국제 원조와 관련하여 검증되지 않은 신화가 있다. 우리는 짧은 기간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모범생이니까 당연히 우리 경험을 남들에게 잘 가르칠 수 있는 모범교사라고 자부하는 것이다. 교수법도 모르는 중학생이 한국말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외국인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겠다고 덤벼드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 ODA 규모가 늘어나면서 정작 중요한 문제는 전문 인력의 심각한 부족현상으로 전업 개발컨설턴트의 숫자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대학교수, 연구원 등 현업 종사자로서 적기에 필요한 기간만큼 파견이 불가하며 그나마 적격자도 희망자도 부족하다.
해외봉사단의 경우 현직교사의 휴직에 의한 참여제도가 있으나 참여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우리도 해외개발컨설팅산업에 늦게 뛰어든 일본의 경우처럼 ODA 자금을 이용한 컨설팅 사업의 확대, 컨설팅수익에 대한 세금 감면조치, 국제 ODA 조달시장에 관한 정보제공 및 교육의 확대, 국제 ODA 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산학연 협력체제 구축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DAC가입과 관련하여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연구조사활동에 대한 투자확대이다. 영국의 ODA 백서는 “연구조사는 빈곤을 타파하는 중요한 무기이다. 연구를 하지 않으면 개발도상국에 대한 많은 지원활동이 실패하거나 성공가능성이 훨씬 낮아진다. 반면 연구조사는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s)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DAC가 정한 각종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효과적인 원조를 위해서는 원조를 받는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물론 보건, 교육, 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 빈곤, 환경, 여성문제 등 개발과제에 대한 연구 활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의 DAC 가입은 이제 한국말을 할 줄 아는 학생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자격 교사가 국익을 해치지 않도록 정부차원의 적극적 대책과 국민들의 참여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