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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24일 (금)
아침 4시 30분에 기상!! 30분동안 씻고, 옷갈아입고, 체크아웃하고 호스텔밖으로 나왔다.
새벽에 보는 유럽거리는 처음인데, 한산한듯 하면서도 어슴푸레 어둠이 깔려있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시커멓게 우뚝 솟아있는 쾰른성당을 뒤로한채 기차역으로 들어가서 비행기에서 마실 물을 한통 샀다.
시간이 이른 관계로 기차내부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워낙 불을 밝혀놓아서 무섭진 않다~ ^^;
기차는 30분정도 달려 쾰른-본 공항에 도착하였다. 아무래도 저가항공용 공항이다보니, 이른 시간임에도 공항안에는 사람들이 꽤 많다!!
우리가 타야할 아테네행 저먼윙스 데스크를 찾아 짐을 부치고, 보딩티켓을 발권받았다. 드뎌~ 그리스로 가는구나! ^^*
이지젯은 그 특유의 주황색으로 인해서 살짝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저먼윙스는 비행기 기체도 깔끔하고 승무원들의 유니폼도 지대루다!! 다만 기내식은 유료라는거~
정확히 6시 35분에 비행기는 이륙했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던 우리는 비행기 이륙과 동시에 기절해버렸다. 기내가 너무 추워서 자다가 깬것을 빼곤 아테네에 도착할 때 까지 너무나 잘~ ㅎㅎ
아테네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데, 그냥 여권만 쓱~ 보고는 통과!! 너무나 간단하다...ㅎㅎ
아테네 공항의 규모는 작년에 올림픽이라는 행사를 앞두고서 새로 개장한 공항이라는게 무색할만큼 소박하다...
그리고 이곳에 도착하자마다 우리에게 느껴지는 압박이 있었으니...그건 바로 그리스어!! 물론 동유럽이나 북유럽의 글자도 난해하긴 했지만, 어쨌던 알파벳과 비슷했기 때문에 통박으로 대략 읽을수 있었는데 이노무 그리스 글자는 무슨 수학기호도 아니고...ㅠ.ㅠ
Δ, Θ, Σ,Ω ← 요런 기호가 글자사이에 막 섞여있어 당췌 알아볼수가 없다. (나중에 이것도 대충 눈치껏 때려맞추지만...처음엔 정말 적응 안돼더라..)
그리스어와 번갈아 나오는 영어 전광판을 보고 짐을 찾아 아테네 시내로 들어가기 위한 버스표를 샀다.
* 공항버스티켓 : 한국에서 알아간 정보에 의하면 공항에서 아테네로 들어오는 공항버스표를 사면 공항버스를 탈수 있고, 유효시간으로부터 24시간내로 아테네 시내의 모든 교통수단 (버스, 트램,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공항버스표에는 그런 표시가 하나도 없어 설마하는 마음에 버스를 타면서 티켓을 보여주니, 기사 아저씨가 별말 안하는걸로 봐서는 맞는 정보인 듯...ㅡㅡa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테네에서 공항으로 갈때는 공항버스만 이용가능하다. (지하철역에서 확인)
아직은 지하철 공사중이라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은 버스밖에 없다. (지금은 개통했으려나? ㅡㅡa)
우리는 오모니아 광장근처에 있는 공식유스호스텔에 갈 예정인데, 오모니아 광장까지가는 버스는 없으므로 근처인 신타그마 광장까지 운행하는 공항버스를 탔다.
공항버스라고 해봤자 우리나라의 리무진버스같은 좋은버스가 아닌 그냥 시내버스같은 수준!!
어쨌던 버스타고 신타그마 광장으로 출발!! 버스에서 본 아테네 주변의 풍경은 여태까지 봐왔던 유럽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산은 흙산내지는 돌산으로 초록색은 거의 찾아볼수 없고, 탑이 뾰족한 고딕양식의 성당은 절대 보이질 않는다. 다만 푸근하게 생긴 그리스 정교회식 교회가 보이는데 너무나도 이색적이다~
이렇게 색다른 풍경을 즐기며 아테네로 들어가고 있는데, 문제가 발생!!
오늘 신타그마 광장쪽에 무슨 축제가 있어 차량출입이 금지 된다고 버스가 광장 외곽에 우릴 내려놓은 것... 으아악!! 당췌 이곳은 어디냐??
아무리 지도를 뚫어져라 찾아봐도 알수가 없어 결국 옆에 있던 사람들한테 오모니아 광장까지가는 버스 번호를 물어봤다.
한참 기대려도 오지 않는 버스...왜 첫날부터 우리에게 시련이 닥치는지...ㅠ.ㅠ
간만에 온 버스는 사람들로 꽉꽉 차있었고, 새로운 곳에서는 언제나 경계심이 발동하기 때문에 한 손으로는 크로스백을 꽉 잡고 한손으로는 캐리어를 꽉 잡은채 양발로 균형을 유지하며 버스안에서 서 있었다.
다행히도 아까 우리에게 버스 번호를 알려준 남자가 자기는 오모니아 광장을 지나간다며 우리에게 내릴곳을 말해준다고 한다.
아~ 너무 고마운 사람!! 하지만 아직 이 낯선곳에 적응이 안됐기 때문에 경계심 살짝 발동한다...
좁고, 사람많은 길을 돌아돌아돌아서 겨우 오모니아 광장에 도착!!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아까는 못 느꼈는데...날씨가 상당히 덥다...ㅡㅡ;
오모니아 광장에 도착했으니, 이젠 유스호스텔만 찾으면 된다. 지도를 보고 골목골목 잘 들어가긴 했는데, 결정적으로 호스텔이 있는 골목을 못 찾겠다.
결국 지나가던 사람한테 물어봤는데, 자기 갈길이 바쁜데도 불구하고 우릴 유스호스텔앞까지 데려다 준다. 감사의 표시로 책갈피를 주려고 했는데, 자기는 너무 바빠서 간다고 인사할 틈도 주질않고 떠나가버린다.
호스텔에 들어가 방이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면서 바로 체크인할 수 있게 해준다. ㅎㅎ
방으로 들어가보니 나름 괜찮다. 4인실에 2층침대가 2개 있는데, 침대가 상당히 크고 튼튼해 보인다. 개인화장실 겸 욕실도 딸려있고 말야~ 다만 좀 청결해보이지 않는다는거!!
이게 깨끗하게 청소를 안해서가 아니고 워낙 시설이 오래되어서 나오는 그런 더러움인 것 같다. 하지만 위치가 좋고 숙소비가 워낙 싸기 때문에 (카드 소지시 단돈 8.16유로!!) 모든 걸 참을수 있다!!
짐정리 좀 하고, 씻고 밖으로 나왔다.
늦은 점심을 어디서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신타그마광장 근처에 있다는 일식집에서 먹기로 했다. 어차피 오후에 노을은 보러 수니오에 갈 예정인데, 그 버스 정류장 근처이기도 하다!!
음식점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니 론리에 나온대로 가격이 상당해서 초밥은 차마 먹질 못하고, 면종류과 녹차를 시켜 먹었다.
옆테이블에서 초밥을 시켜서 먹고있는데 어찌나 부럽던지~ ㅠ.ㅠ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와 마실 물과 간식거리를 조금 사들고 수니오로가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정류장에 붙어있는 버스 시간표를 보면 20분정도 기다려야 한다.
내가 알아 온 정보로는 수니오로 가는 버스는 노선이 2가지인데, 해안도로와 내륙도로를 번갈아가며 운행한다고 한다. 특히 해안도로가 멋있다고 하는데, 시간표에는 그 경로가 써있지 않다.
제발 해안도로로 가는 버스가 오길 바라며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에는 검표원이 따로 있기 때문에 버스에 오르면 알아서 차비 받으러 온다.
아까 호스텔에서 나와 오모니아 광장을 거쳐 신타그마 광장까지 걸어가면서 느낀건데, 이 그리스라는 나라...참으로 태국과 흡사하다!!
뭔가 무질서하고 청결하진 않지만, 왠지 모를 매력이 마구마구 솟아나오는 그런 느낌!! 그런데 버스에 검표원이 있다는 사실 까지 똑같다니...ㅋㅋ
10분정도 달리니 아테네 근교에 있는 해수욕장이 보인다. 전철 철로와 도로를 따라 길게 쭉~ 늘어져있는데, 수영복 입고 해변에서 우글대는 사람들을 보니 얼렁 해변으로 달려가고싶은 욕구가 생긴다. ㅋㅋ
친구들과 아테네에 있는 동안 꼭!! 한번 가보자 다짐을 했다. (결국은 못갔다...=ㅁ=)
아테네 근교를 벗어난 버스는 우리의 바램대로 해안을 끼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그 풍경이 어찌나 멋진지!! 눈을 떼질 못하겠다...
아테네 특유의 황색산과 에게해의 푸른바다...그리고 연한 푸른빛의 하늘이 너무나도 잘 어울려져있다.
특히, 바닷물이 육지안쪽까지 쏙~ 들어와 수심이 얕아지는 그런곳엔 어김없이 차를 세워두고 선탠을 하거나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부럽부럽~ 아테네는 아무래도 자동차 여행으로 와야할 곳인가부다...ㅠ.ㅠ
이노무 버스...안내방송은 나오질 않고, 버스내부 어느곳에도 노선표가 없다!!
당췌 어디서 내려야할지를 모르겠다...다만 아테네에서 1시간 30분내지는 2시간정도 걸린다는것 밖에!!
맘이 초조하다보니 잠이 제대로 올리가 없다...하지만 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것이, 내릴때가 되면 신기하게도 느낌이 온다!!
사실 수니오가 그냥 노을로만 유명하다고만 알았지 이곳에 포세이돈 신전이 있다는건 몰랐었는데, 내릴 때쯤에 높은곳에 신전이 서 있는게 보인다. 그리고 내 생각엔 이곳이 마지막 종착지인것 같다. (수니오의 노을이 꽤 유명하기 때문에 내리는 사람도 많고...)
버스에서 내려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바다를 한번 휙~ 둘러보고난 후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올라가는데, 입장료는 받네...ㅡㅡ+
▲ 포세이돈 신전으로 올라가는길에 있던 레스토랑...
금전적 여유만 있다면 여기에 앉아서 차마시면서 일몰을 보는것도 좋을 듯...
이런~ 노을 하나 봐야하는데도 입장료를 내야한다뉘!! 라며 꿍시렁대고 있는데, 알고보니 이곳은 포세이돈 신전이 있는 곳이라는!! 허뚜~
학생증을 내밀어 학생할인을 받아 입장료를 내고 신전을 향해 올라갔다. 아직 해가 질려면 많이 남아 신전을 배경으로 사진도 좀 찍고, 주변 경치도 좀 보고있는데 임양이 울부짖는다!!
'아니 왜~ 이런 돌덩이만으로 이렇게 아름답냐고!!'
사실 그냥 돌덩이는 아니지만, 문화재 관리가 허술한지 신전 기둥들이 그냥 막 돌아다니고 있다...아마 한 조각정도 숨겨가도 모를 듯...ㅋㅋ
▲ 신전을 향해서 올라가는 중...
▲ 신전 근처로 쳐 놓은 줄이 출입금지구역임을 알려주는 이정표...
▲ 위태위태 서 있는 돌 기둥
▲ 마을을 바라 본 풍경...
저 굴러다니는 돌들이 신전의 부속품들...=ㅁ=
▲ 선명한 하늘색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하얀 신전!!
▲ 뭔가 동물의 얼굴모양을 하고 있는 절벽
▲ 굴러다니는 유적들...
힘들면 그 위에 앉기도...=ㅁ=
▲ 그리스의 색깔...
사진 찍고 놀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아까 내렸던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이 근방에 있는 유일한 건물이다.
사실 유럽이 화장실 인심이 안 좋기 때문에 문앞에서 망설이다가 지나가는 직원한테 화장실 좀 써도 되냐고 물어보니 너무나도 명쾌하게 대답해준다. 맘대로 쓰라고...
화장실에서 재충전을 하고 다시 신전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는데, 이상한 광경이 목격된다.
분명히 신전 건물 근처로 줄을 쳐놔서 못 들어가게 해놨는데, 휘날리는 빨간옷을 입을 어떤 아줌마 (할머니 같기도...=ㅁ=)가 신전에 올라가서 갖가지 자세를 잡는다.
물론 그 아줌마 앞에는 감독처럼 보이는 사람과 사진기자 내지는 촬영기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고...
과연 누구일까~ 유명한 연예인이 와서 뭘 찍고 있나? 갖가지 추측을 해보았는데, 결국 관리원한테 쫓겨나는 그 아줌마를 보고 내린 결론은 돈많은 아줌마가 화보하나 촬영하러 온걸로 내렸다. ㅋㅋ
근데 이노무 해는 너무나 안진다~
다시 정류장으로 내려가서 아테네로 가는 버스 번호를 알아봤는데, 다행히도 시간적 여유는 있다.
그냥 신전돌덩이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드뎌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구름이 너무 많이 껴서 노을이 이쁘게 들지를 않는다. 해가 내려오는 방향에 맞춰 어찌나 절묘하게 구름이 끼는지~ 좀 만 더 기다리면 예쁜 노을을 볼 수 있을것 같은데, 버스를 타야할 시간이다. ㅠ.ㅠ
▲ 드뎌 지기시작하는 해
하지만...ㅠ.ㅠ
▲ 에고...노을보기 힘들다~ ㅠ.ㅠ
▲ 아쉬운 마음에 계속 뒤를 돌아봤다.
▲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빨갛게 물든 하늘을 봤다.
아쉬운 마음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가면서도 계속 뒤를 쳐다보며 내려왔는데, 끝끝내 명성자자한 이쁜 노을을 보지는 못했다.
버스에서라도 보자며, 해변쪽으로 앉아 창문에 붙어있었는데 버스가 내륙쪽으로 간다. 해안도로로 나왔을때는 이미 캄캄한 밤...=ㅁ=
어차피 아테네로 돌아가는 길에는 너무 피곤해서 곯아떨어져 버렸으니 뭐 할말은 없다...ㅋㅋ
신타그마 광장에 내려 버스를 타고 호스텔로 갔다. 오늘은 너무 일찍 부터 움직여서 그런지 너무나도 피곤하다!! 맥주한잔 마시고 싶은데 그럴 기력이 없구나~
■ 지출내역
1. 물 : 0.6 (1.8/3명)
2. 공항버스 : 2.9
3. 점심 : 9.0
4. 장보기 : 1.05 (3.15/3명)
5. 버스비(아테네↔수니오) : 4.6*2
6. 포세이돈신전 입장료 : 2.0
∴ 24.75 (약 32,700원)
첫댓글 유럽으로 가기 전 부터 잘 보고 있답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 여행이 긴 만큼 여행기 쓰는 것도 만만치 않으실텐데... 이제는 그리스로 가신거예요? ^^ 정말~~ 부럽습니다.
긴 여행기라 2년에 걸쳐 쓰고 있네요...ㅎㅎ 유럽에서의 마지막 나라인 그리스입니다!! 님도 떠나세요~ ^^
아 그리스편 넘기다리고 있었어요 ㅎ1ㅎ1 수고하셨어욤^^* 저도 그리스를 널까말까 고민중인데 이히언니는 어떠셨나욤~~~?
그리스가 좀 떨어져있긴 하지만, 그리스 강추해요!! 다른곳과는 다른 풍경과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물가도 저렴하고...좋아요!! ^^
이히님. 오늘도 잘읽고 갑니다.. 이히님 때문에 유럽이 더 그리운지도 모르겠어요..ㅋㅋ
여행기 쓰면서 사진 볼때마다 저도 울컥울컥한답니다...ㅠ.ㅠ
그리스 너무 가보고 싶은 곳. 사진으로라도 잠시 느끼고 갑니다. 이히님이 부럽사와요.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세요!! 정말 멋진 곳이죠...^^*
전 그리스에 일주일정도 있었는데요 정말 편하고 물가싸고 아우~ 정말 너무 좋았어요 산토리니에서 지낸 시간들이 너무 그리워요 정말 유럽한달동안 젤 좋았다고 할수있어요 독일이랑 ^^
ㅋㅋ...특히 물값이 너무 싸서 좋았어요!! 저도 독일이랑 그리스가 참 좋았었는데...^^
조금 더 기다리다 가시지... (해질 때 쫓아내지만, 조금만 더 버티면 걸작을 만날 수 있는데...) ^^
음~ 아테네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때문에 어쩔수 없었답니다...ㅠ.ㅠ
저도 이번여행에 꼭 그리스를 넣었는데요..이히님 글과 위엣분들 리플보니 꼭 !무슨일이있어도 가야겠단생각이드네요~^^ 왠지 여자혼자가기에 겁이나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로마처럼 소매치기도많을것같구^^;) 암튼 이히님글 잘읽고있어요~^^
이탈리아에서 나쁜일 당한건 없었는데요, 그리스는 이탈리아보단 더욱 마음이 놓이는 곳이었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후미진 골목은 다니지 마세요!!) 그리스는 특히 밤문화가 발달해서 밤이면 카페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