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白露가 지난 가을에 하렴!
兮空
白露가 막 지난 가을 어느날 오후
‘삶이 너를 속일지라도 슬프하지마라’
손바닥 크기 만한 낙엽 위에 가지각색
고운 오일 페인트로 정성껏 쓰내린
푸시킨의 시 한 줄, 그 낙엽 한 닢
나의 빈손에 다붓이 담아 남기고
한마디 말없이 돌아서 간 그 가시네!
그녀의 반치마 아래 뒷 종아리가
白露 가을 첫 이슬 처럼 맑고
가슴이 아릿아릿 아리도록
아름답고 탐스러웠다오
초후(初候)에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侯)에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고
말후(末候)에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하고
추분(秋分)이 오고 가고 가을이 그렇게 흐르고
겨울 첫 함박눈으로 짖눌린 최전방 초소에
눈꽃으로 젖어있는 편지 한통이 전달되어
놀랍고 반가워 황급히 열어 보니
P/2 (반피), 바보라는 뜻의 딱 두 글자
그 글귀 속에 숨겨진 그녀의 속내를 알길 없기에
60년이 흐른 지금 아직도 가을 낙엽이 쌓이면
언감생심焉敢生心 ‘보고프다’ 한마디 말 못하고
그녀의 예쁜 종아리 그림 만을 실없이 낙옆 위에
하염없이 새기곤 해본다오
대영형이 간빔 꿈에 나타나 오늘이 어언 白露라 하기에
구순으로 치닿는 이 연로에도 또 한 번 서둘러
그녀의 종아리 그림을 그리고 다시는 없을
그녀의 계절을 잊으려 오일 물감통을
찾아 헤맨다오, 어딧더라?
그리고 낙엽은?
가을에 하는 이별은
평생토록 이별해야 하는 이별, 영생토록 이별 못 하는 이별
아이야~ 이별을 하려거든 색감이 짙은 낙옆이 풍성한
白露가 지난 후 짙은 가을에 하렴!
시작이 없는 사랑은 끝 또한 없는 사랑
Endless Love!
첫댓글 즐거운 휴일 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이별은 白露가 지난 가을에 하렴! 글 어 인공지능 아바타 멋진 가을 작품들
덕분에 머무르며 쉬어갑니다.. 감사합니다 ~ 박진원님!
흐믓한 휴일 보내시며
언제나 건강 유지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