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입맛을 잃거나 식사량이 줄면, '날씨가 더워서' 또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가 소화기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식욕 부진과 같은 소화기관의 신호는 질병의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식욕 부진을 증상으로 하는 질환에 대해 하이닥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갑자기 입맛을 잃었다면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후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밥이 안 넘어가고 밥 먹는 양이 줄었어요.
연하곤란과 함께 식욕 부진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식도의 구조적 상태에 대해서 진단받은 후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에 치료에 전념하길 권합니다. 식도이완불능증이라는 병이 있는데요. 이는 식도괄약근과 식도 하부 3분의 2에 있는 신경세포에 이상이 있어 식도의 연동 운동이 원활하지 못하고 식도에서 위로 음식물을 넘기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식도이완불능증 환자는 식도 근육 수축을 조절하는 신경세포가 손상, 소실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며, 하부 식도를 침범하는 위암이나 임파선암, 방사선 조사,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적인 식도이완불능증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물을 포함한 유동식이나 고형식의 연하(삼킴) 곤란입니다. 연하곤란은 서서히 시작하여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병 초기에는 그냥 지내다가 증상이 심해진 후에 병원에 오게 됩니다. 다른 증상으로는 흉통,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의 역류, 가슴 앓이, 트림 장애, 인두 불쾌감, 딸꾹질, 연하통, 체중 감소 등이 있습니다.
- 하이닥 한방과 상담의사 이종우 원장 (고운결한의원)
Q. 조금만 먹어도 배가 빨리 부르고 식욕이 없어요. 밥을 먹으면 윗배가 화끈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위염이 있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고, 헛배가 부르며 속이 거북하기 때문에 먹는 것이 불편해지고 식욕 부진이 올 수 있습니다. 특히 만성 위염이 있는 경우 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화불량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내시경 검사를 받는 등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 위염이 있다면 꾸준한 치료와 함께 흡연, 음주는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사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유덕기 원장 (유덕기내과의원)
Q. 배꼽 주변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과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어 먹은 것을 모두 토했습니다. 배꼽 기준으로 윗배와 아랫배 모두가 아픕니다.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 진료 및 자세한 검사가 동반되어야 가능하겠지만, 위 증상은 충수염으로 의심됩니다. 충수염은 맹장 끝에 6~9cm 길이로 달린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흔히 맹장염이라고 합니다. 맹장염은 95% 이상에서 복통이 발생하며, 우측 하복부를 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눌렀던 손을 떼면 통증이 심해지는 반발통도 관찰됩니다. 이 외에도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국소적으로 복부 압통과 발열이 있습니다.
- 하이닥 호흡기내과 상담의사 진성림 원장 (고운숨결내과의원)
Q. 수면 부족도 아닌데 늘 피로하고 식욕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갑자기 오른쪽 치골 위로 무언가 잡히는 것 같은 증상이 있습니다.
간은 다양한 영양 대사를 책임지는 기관입니다. 간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영양 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로와 식욕 부진 등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지방간은 식후 포만감이나 약간의 피로를 동반할 수 있으며, 식욕 부진, 무력감, 코피, 잇몸 출혈 등이 있는 경우에는 간경화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간암은 증상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초기에는 식욕 부진, 전신 권태감, 체중 감소, 상복부 불편감 및 통증, 황달, 토혈, 하혈 등이 나타납니다. 간이 있는 부위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건강검진 초음파 상으로 혹이 발견되면 혈액 검사를 통해 암표지자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검사를 받고 소견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랍니다.
-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김태형 원장 (다나움요양병원)
Q.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데, 무기력하고 식욕이 없습니다.
장기적인 식욕 부진은 신경성 식욕 부진증의 중요한 증상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나 암, 결핵 등의 질환이나 고령자에서 체력이 떨어질 때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식욕 부진이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지고 기침이나 우울감 등 다른 증상들이 동반된다면 그 원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내과에 방문하여 추가적인 검사를 고려해 보고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다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도 고려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하이닥 소화기내과 상담의사 정석진 전임의 (서울아산병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종우 원장(고운결한의원 한의사), 하이닥 상담의사 유덕기 원장(유덕기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진성림 원장(고운숨결내과의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김태형 원장(다나움요양병원 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정석진 전임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저작권©언론사 하이닥,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