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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불어 옵니다.
훈풍을 머금은 바람이 꽁꽁 얼었던 계곡 얼음을 녹이고 바람골 따라 거슬러 올라온 바람이 산자락 사찰에 닿더니 겨울잠에 빠진 고요한 봄의 정적을 흔들어 깨웁니다. 아직은 매서운 바람에 다들 기지개 켜기를 주춤거릴 때 매화는 가장 먼저 봉긋한 꽃망울로 봄바람을 맞이 합니다.
다른 꽃과 향기를 섞지 않는다는 매화는 추운 날씨에도 역경을 견디고 궂은 기개로 먼저 꽃을 피워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향기를 풍깁니다. 이런 매화는 지조를 지키는 고매한 인격의 선비를 닮았다 하여 조선시대 선비들에게 시.서.화로 사랑받았습니다.
저도 언제부턴가 3월이면 그윽한 매화 향기가 그리워 남도로 고매(古梅)를 찾아 탐매여행(探梅旅行)을 떠납니다.
이번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우리나라 4대 매화이면서 호남5매로 불리는 화엄사 들매와 흑매, 선암사 선암매, 백양사 고불매와 또 다른 호남5매 중에 계당매, 그리고 12월인 납월부터 꽃을 피운다는 금둔사 납월매와 매화마을인 향매실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올해는 추운 날이 계속되고 날씨 변화가 심해 개화시기가 1주일 정도 늦어지고 꽃 개체수도 줄었다합니다.
우리가 다녀온 방문지들도 예년 같으면 소담한 꽃이 한창일텐데 아직 며칠이 더 필요한 절정 전의 고매로 만났습니다.
만개한 곳, 또는 만개 전인 곳 모두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한 곳들이기에 그 자체로 아름다웠습니다.
아직도 코 끝에 매화향이 흐르는 듯 합니다.^^
그럼, 다녀온 시간 순서대로 방문 사진을 올립니다.^^
▼ 구례 화엄사 들매 / 흑매
태도사님이 운전하는 개조미니버스를 타고 모두 12명이 출발합니다.
아침은 치즈김밥을 맛있게 먹고, 봄봄님이 준비해 오신 팥빵으로 달~달하게 마무리합니다~
이번 여행의 원할한 진행을 위해서는 언제나처럼 태도사님의 협조가 필요하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태도사님~~~^^
첫날 비는 오지 않았지만 구름이 많은 날입니다. 멀리 지리산 실루엣이 수묵화처럼 다가옵니다.
첫번째 여행지인 구례 화엄사에 도착이 가까웠다는거지요~~
구례 화엄사 일주문 앞 도착~
구례 화엄사 경내에는 천연기념물 제485호로 지정된 백매와 족히 450년은 넘은 홍매화가 있어 찾아 왔습니다.
먼저 마산천 계곡 흐름을 따라 과감하게 휘어지는 담장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화엄사는 ...1500년 고찰입니다.
백제 성왕 22년인 서기 544년 인도에서 온 연기조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의상대사가 각황전을 짓고 화엄경을 보관하였다고 하며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되어 인조 때 재건하였습니다.
지금부터 2시간 동안 자유롭게 경내를 돌아보기로 합니다. 천년 고찰 화엄사는 흑매가 아니여도 사찰의 역사와 무게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기에 다른 때보다 좀 더 시간을 늘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바쁜 걸음이였답니다.
회원님들 의상에도 봄이 왔네요. 모두 가벼운 옷차림에 마치 드레스코드를 마춘 것처럼 모두 흰색차림~~^^
일주문에서 금강문에 이르는 길입니다.
지난 여름 방문했을 때는 오른쪽에 잘 생긴 배롱나무꽃이 화사하게 피어 환영하던 길이 아직은 나목만이 도열해 있네요.
길목 가운데에는 법구경을 형상화한 불언, 불문, 불견 석상은 인기 사진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오늘 봄봄님은 불언의 날을 계획하세요?~~^^
왼쪽으로 쭉 도열한 꽃필 때 모습이 궁금했던 동백나무들도 오늘 처음 꽃 핀 모습을 보았습니다.
굵은 줄기만 남기고 가지를 싹뚝 강전지한 오래된 동백나무는 생각보다 꽃송이가 적고 꽃이 이쁘지 않더군요. 이 꽃의 상태도 올해 날씨 영향 때문일까요?~~
'웃으면 행복 합니다~~~'
곳곳에 기와에 그린 그림들이 예쁘게 놓여 있습니다. 템플스테이 전각 앞에서서 우리도 같이 웃으며 본격 여행이 시작됩니다.^^
와~ 활짝 핀 매화다~~
흑매에 도착하기 전 입구에 소담하게 핀 분홍색 매화에서 진한 향기가 흘러나옵니다. 주변이 은은한 매화 향기로 가득합니다.
금강문을 거쳐,
천왕문을 지납니다.
금강문 지나 계단을 오르면 일직선 상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천왕문이 위치하고 있네요
대웅전을 돋보이기 위함이랍니다.
대웅전으로 오르기 전 왼쪽 만월당 담장으로 다가섭니다. 만월당 앞 백매입니다.
어느 매화꽃 곱게 핀 날 만월당 툇마루에 스님과 어린이가 나란히 무심히 앉아있는 블로거 사진을 본 이후로 혹시 나도 그런 장면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담장 너머를 바라본답니다. 오늘은 빈 마루입니다...
올해 꽃이 전반적으로 안이쁘다고 하던데 여기도 그런거 같습니다...
대석단으로 올라가기 전 석축을 한 계단 올라와 만월당을 내려다 봅니다.
제 기억에 뭔가 허전한 느낌입니다. 마당에 수형이 특이한 늘씬한 소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보이지 않네요. 마침 작업하는 분들이 있어 여쭤보니 병이 들어 딴곳으로 옮겼다합니다. 아쉽네요. 마당 한가운데 우아한 자태가 돋보였는데요...
범종각에서 올려다보는 각황전을 포함해 여러 전각의 머리가 맞닿은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범종각 옆으로 조금 더 다가서니 석등을 지나 흑매까지 시선이 이어집니다.
아, 다행히 흑매가 붉게 물들었네요. 아직 만개는 아닌 듯 하지만요~
높은 담 밑 구석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흰 매화나무도 꽃을 피웠지만 눈길을 주는 이가 없는거 같습니다.
줄기를 보니 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듯합니다. 마루에 앉아 낮은 앵글로 오늘을 기억해 줍니다.^^
보제루 앞마당 중로영역입니다. 왼쪽이 각황전, 오른쪽이 대웅전입니다.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을 차례로 지나 보제루 앞마당에 들어서면 높이 쌓아 올린 대석단을 중심으로 아래는 승방과 강당 등의 수행공간이 있고, 위로는 대웅전과 각황전을 비롯한 예불공간이 자리합니다.
보물로 지정된 왼쪽 서오층석탑과 왼쪽은 동오층석탑으로 두 석탑은 통일신라 탑입니다.
西오층석탑은 12지신과 팔부중상, 사천왕이 함께 새겨진 드문 예로서, 1995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한 유물 수 점이 탑 속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東오층석탑은 표면에 아무런 조각장식이 없고 기단도 단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999년에 사리 장엄구를 비롯한 다양한 유물이 탑 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비례미도 안정적이고 묵직한 느낌이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각황전에서 내려다보는 대석단 구역 가람배치를 파노라마로 담아 봅니다.
화엄사 안내판에는 "눈여겨 볼 것은 각황전과 대웅전을 중심으로 절묘하게 조화된 가람배치의 아름다움입니다."
대석단을 올라 각황전에서 내려다 본 중 왼쪽 대웅전과 명부전, 그리고 중로영역의 명부전 - 적묵당 - 보제루입니다
또한 국보인 각황전, 각황전 앞의 석등, 사(四)사자삼층석탑, 영산회괘불탱과 보물로 대웅전, 동.서오층석탑, 사자탑, 화엄석경 등 다수의 주요 문화재가 있습니다.
각황전과 석등입니다. 모두 국보입니다.
국보 제12호 각황전 앞 석등은 통일신라 9세기 말 ~ 10세기 초로 추정합니다.
이 석등은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 석등 가운데 높이 636cm로 가장 큽니다.
간주석은 통일신라 석등의 팔각기둥과는 달리 북처럼 배가 부른 형태가 특이합니다.
간주석이 어느 건지는 알아 보시겠지요? 아래 장구 모양의 둥근 부분이랍니다.
간주석은 배가 볼록하게 나온 중앙에 2줄의 띠를 돌렸는데 그 위에 8개의 꽃무늬가 장식되어 있는데 보셨나요? ^^
이 석등은 기단보다 상륜부가 크고 폭이 넓어 비례가 맞지 않고, 조각수법도 둔중한 느낌을 주지만, 전체적으로 거대한 크기에서 오는 장중한 멋과 정교한 디테일의 아름다움도 있어 신라 석등의 백미로 평가 받습니다.
화엄사는 전각 하나하나, 석물 하나하나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일정이 족히 될 정도로 아름답고 대단한 사찰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흑매가 주인공이라 여기까지 찍고 궁금한 흑매 쪽으로 이동합니다.
3월 20일 경이 개화시기라 해서 안전하게 며칠 더 늦게 날을 잡았는데도 올해는 꽃이 늦어 아직 절정은 아니네요.
그래도 몇 년 전 탐매여행으로 들렸을 때 꽃 몇 송이가 피었을 때를 생각하면 오늘은 만개에 가깝다는 마음으로 감상합니다.
화엄사 '흑매'는...
매화꽃은 보통 백매라 부르는 흰색이 많고, 빨간색 꽃이 피는 홍매도 더러 있습니다.
화엄사 각황전 옆에는 족히 300년은 넘은 홍매화가 한 그루 있습니다
이 나무를 장육화 丈六花라 부르기도 하지만, 짙은 검붉은색을 띠고 있어 '흑매'라고 불립니다.
나무 등걸이 고풍스럽고 멋스런 수형이 전각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일품입니다.
개화시기는 기후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월 20일 경 시작되어 4월 초까지 계속된다는군요.
해뜨기 전 역광을 받아 빛내는 흑매가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좋은 사진을 담으려는 사진사님들이 아침 일찍 도착해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매화이지요.
지금까지 서너 번 방문 중 가장 활짝 핀 모습을 보게 되네요~
아쉽다면 오늘 흐린날에 조금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사진이 좀 어둡습니다.
오래된 나무가지를 확 노출시켜 풍경과 함께 담아보기도 합니다.
자태가 참 단정하고 멋스럽습니다.
오늘은 평일이라 다행히 관람객이 많지는 않습니다.
비가 제법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마당 흙이 빗물을 머금어 아삭아삭 나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석축의 이끼도 고매와 함께 오랜 세월 마주보며 동무가 되어 주었을거 같습니다.
석축 위로 고개를 젖히니 타박이님이 사진 삼매경이십니다. 멋진 후기가 이미 올라와 있습니다.^^
각황전을 돌아 석축 위로 올라 전각 뒷모습을 보며 돌아나갑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사진 포인트인거 같습니다.
뒷쪽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은 이렇습니다.
석축을 넣어 담고 싶었는데 갑짜기 관람객이 많아저 아쉽지만 흑매만 단순하게 담기~~
전각 지붕 사이로 살짝 보이는 모습도 아름답네요. 활짝 피었더라면 붉은색이 더 강렬하게 도드라졌을텐데요...
이제 걸음을 구층암으로 옮깁니다.
자연적인 모과 기둥이 있는 구층암도 보고, 길상암 아래 있는 천연기념물인 들매도 이곳에 있답니다.
다원이 문을 열었으면 차도 한잔 사 마시고 싶은데, 글쎄요.....?
구층암으로 가는 짧은 대나무숲길입니다. 지금 지나온 엄중한 분위기의 경내와는 느낌이 전혀 다른 부드럽고 자연스럽습니다.
4~5년 전 왔을 때만 해도 '대부분' 사람들은 화엄사만 보고 내려가는 듯하여 구층암 가는 길은 거짓말처럼 사람들의 그림자가 사라진다고 적혀있는 글을 보았는데, 지금은 구층암 가는 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들리는 듯 발길이 많습니다.^^
돌담 사이 제비꽃이 매화 보다 더 활짝 피었습니다.
제비꽃을 볼때마다 이뻐서 앵글이 갑니다. 생명력과 번식력 강하고, 화사한 꽃잎은 어느 꽃 못지않은데 왜 매화처럼 귀한 대접을 못 받을까요??....흔해서? 1년 생 초화류라서?? 존재가 작아서?? ~~~
구층암 마당에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이름없는 석탑이 들릴 때마다 정겹습니다.
탑 옆에 승용차가 몇 대 주차되어 기단을 가려버린 상태라 상층부만 담았습니다.
이중 기단이 전체 높이의 반을 차지하는 이 석탑은 뭔가 두리뭉실 귀여우면서 통통하게 느껴집니다. 용케도 제 모양이 유지되고 있는 양각된 조각상이 마음에 듭니다. 파손이 심한 가운데 이 조각만 온전함도 신기합니다. 제발 복원한다고 건드리지 말고 이 모습 이대로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쪽으로 문이 난 구층암 반대편으로 돌아가면 구층암의 다른 면과 천불보전이 있는 앞 마당입니다.
계단 양옆에 모과나무가 자라고 있고, 구층암 양쪽 요사체 기둥은 죽은 모과나무를 자연 모습 그대로 기둥으로 세운 멋스런 모습입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버린 수백 년이 넘은 모과나무를 잘라 만들었다고 합니다.
왼쪽 나무는 왼쪽 요사채 기둥을 삼고, 오른쪽 나무는 오른쪽 요사채 기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모과나무는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해 과거에 화초장 같은 고급 가구용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천불보전 마당 끝에 자리한 배롱나무도 수령이 꽤 되었을 듯 합니다.
산만하게 뒤엉킨 가지와 대조되는 가지런한 처마가 잘 어울립니다.
오늘도 다향사류(茶香四流 : 차 향기가 사방에 흐르네)는 문이 닫혀 있습니다.
구층암에서는 대나무 그늘에서 이슬을 머금고 자란 죽로차를 만들어 선 보이고 있다합니다.
모과나무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기둥으로 썼습니다.
기둥을 거꾸로 세우는 법이 아니라는데, 모과나무의 결을 고스란히 살린 뒤 거꾸로 기둥을 세운 목수의 심미안과 발상은 대단합니다. 죽은 나무를 마루 형태에 마추어 본래 모습 그대로를 이용하여 세운 그렝이기법을 사용하고, 나무 하나는 한쪽을 잘라 마루와 주춧돌에 마추고 가지는 위의 서까래를 받치고, 다른 한 나무는 거꾸로 세워 갈라진 가지로 주춧돌에 세운 모습이 죽은 나무가 있던 곳에 집을 지은 듯 착각을 하게 하는 자연스러움이 있습니다.
비 맞은 보랏빛 크로커스와 풀잎이 더 청초하고 선명합니다.
키 낮은 수선화.
여기저기서 열정적인 촬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들매가 있는 길상암으로 왔습니다. 아, 이제는 길상암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못보던 암자가 들어서고, 편액도 바뀐거 같습니다. 멋스럽던 돌로 쌓은 석축도 툇마루가 낡아보이던 소박한 암자도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저기까지 올라가지 못하게 통행금지 팻말이 있어 아래서만 올려다봅니다. 뒤 동백숲에 꽃이 한창일거 같은데 올라갈수가 없네요.^^;;
암자 아래 마당 연못가에 천연기념물 제485호로 지정된 들매가 자리고 있습니다.
안내판이 없다면, 일부러 알고 찾아오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자리에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져 있습니다.
"주변 다른 나무들이 이 매화나무를 둘러싸고 있어 포위당한 느낌의 이 나무는 시선을 자극하지도 않습니다.
사진을 보고는 이 매화의 진정한 맛을 알기 어렵고, 직접 가서 보야야 그 분위기에 취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매화는 역사가 담긴, 450년 동안 매년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운 수령 약 450년.
천연기념물 제485호, 흰색 꽃을 피우는 백매입니다"
이런 소개글을 보았던 길상암 아래 작은 연못 옆에 자라는 천연기념물 백매입니다.
꽃은 작아서 화려하게 눈에 띄지 않지만, 줄기의 굵기와 오래된 이끼가 세월을 말해 줍니다.
사람이나 동물들이 먹고 버린 씨앗이 싹이 터서 자란 나무로 짐작되어 '들매' 또는 '들매화'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 들매를 예찬한 부용스님 이름을 따 '부용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원래 4그루가 있었으나 3그루는 죽고 한그루만 남았습니다. 접붙임을 한 번도 하지 않아 꽃은 듬성듬성 핍니다. 이런 들매화는 꽃과 열매가 재배 매화보다 작으나, 꽃향기는 오히려 더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합니다.
지난번에는 꽃을 못 보았는데 오늘은 한창입니다.
주로 윗부분 잔가지에 꽃이 활짝 피었지만 꽃이 작아 사진에는 존재감이 적습니다.
콘크리트 수술을 받은 꼬여 자란 두꺼운 고목 줄기에 새로 나온 가지에는 작은 홑겹 매화가 여리게 피었습니다.
투박한 줄기를 뚫고 나와 차가운 바람 맞으며 꽃을 피운 작지만 강인한 매화입니다. 매향이 엷게 흐릅니다....
들매를 떠나 구층암 앞을 지나며 아직 어린 홍매화의 크고 싱싱한 꽃잎도 담아봅니다.
방문 보고 온 들매와는 다르게 꽃도 크고 색도 화려합니다. 그렇지만 왠지 마음은 저기에......
이제 버스로 돌아갈 시간, 다시 구층암을 지나갑니다.
처음 참석하신 금강화님, 피죤님도 이 탑에 매력을 느끼시나 봅니다.^^
오늘은 내려오는 길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마산천에 놓인 다리 너머로 이쁜 길이 빼꼼이 보이길래 경내를 통하지 않고 다리를 건너 계곡을 따라 내려왔습니다.
숲으로 가려진 계곡 안쪽에 이렇게 말끔한 산책로가 숨어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평지길로 일주문에서 길이 만납니다.
왼쪽에서부터 산책로 - 마산천 - 화엄사 경내입니다.
대나무가 도열하던 길은 동백나무 길로 바뀝니다.
동백꽃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두런두런 둘러보다 찾은 애기동백입니다.
저는 입을 오므린 동백꽃을 볼 때마다 너무 유혹적인 입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전용버스가 주차된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전남 문화재로 지정된 남악사라는 전각입니다.
이번에 처음 존재감을 인식한 전각입니다.
남악은 신라시대 지리산을 말합니다.
남악사는 삼국시대부터 국민의 평화 및 질서유지와 풍년을 기원하는 지리산 신제를 모신 곳입니다.
삼국시대에는 천왕봉에서 제사를 지냈으며, 고려 때에 노고단으로 옮겼다가, 조선 세조 때는 갈뫼봉 북쪽 내산면 좌사리 당동이란 곳에서 제를 올렸다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해마다 봄과 가을, 설날에 왕명으로 제사를 올렸으며, 재난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로 제를 올리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세칸에서 영조 때 여러 건물로 마련되었다가 폐사되었는데 1969년 화엄사 자장암 옆에 10여평 규모로 새로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화엄사 밖의 건물이나 화엄사에서 관리되고 있다합니다.
매번 시간에 쫓겨 여기에 이런 전각이 있는지도 모르고 후다닥 버스에 오르기 바빴는데, 열심히 촬영하고 계신 타박이님 보고 이리로 다가왔더니, 대박~ 이끼가 장관입니다. 다음에 또 화엄사를 들리게 된다면 여기 먼저 들렸다가렵니다.^^
나무 뿌리 위에 자라는 이끼를 찍었더니 이렇게 싱싱하고 푸르릅니다.
사찰 경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흑매가 활짝 핀 꽃으로 채워주지 못한 아쉬움의 빈 공간을 시선 밖에 물러나 있는 작고 외로운 암자에서 채워 갑니다~~~^^
점심은 화엄사에서 상가지역으로 내려오며 초입에 위치한 '예원'에서 산채정식백반입니다. 맛나게 먹었습니다.
화엄사에 올 때마다 단골로 가는 다래가든식당이 있는데 이번에는 무우전 준비를 안해준다해서 식당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다래가든 보다 반찬 가짓수도 많고 맛도 괜찮은데.....왠지 수북하게 소담스레 담은 반찬 그릇이 그립네요.
구관이 명관?? 다음번에는 다시 단골식당으로 가봐야겠습니다.^^
식당 앞 목련꽃이 한창 이쁘게 꽃잎을 열고 있네요~
점심도 든든하게 먹었으니, 그럼 잠깐 꼬닥꼬닥 졸며 순천 향매실 마을로 출발합니다~~~
▼ 순천 향매실마을
구례에서 순천으로 30분을 달려 순천 향매실 마을에 도착합니다.
대한민국 최대의 매화농장으로 알려진 향매실마을입니다.
이 산책로 지도는 어느 블로거의 글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우리는 편한 산책을 위해 오르막인 왼쪽의 내동마을 입구까지 버스로 올라가 내린 다음, 좀 더 위로 올라가 이문마을을 돌아 내려왔습니다.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같은 곳에 마을이 자리잡고, 낮트막한 언덕을 빙 둘러 매화밭이 조성되어 있으며, 포장도로가 실핏줄처럼 연결되어 산책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마을 진입로에서 부터 낮은 경사의 오르막인데 우리는 마을 끝자락 전까지 버스로 올라왔습니다.
매화꽃이 절정입니다.
날씨도 맑아졌고 양지 바른 언덕으로 둘러싸인 매화밭 분위기가 먼저 다녀온 화엄사하고는 완전 다릅니다.
휴우~~ 먼저 깊은 호흡을 해 봅니다.
온 동네에 매화 향기가 진동하며 들이쉬는 숨 마다 매향이 몸에 배이는거 같습니다.^^
오전에 화엄사를 둘러볼 때는 흐리고 비도 간간이 뿌렸는데, 지금은 햇볕이 쨍한 포근한 봄날입니다.
빗물에 씻긴 풀들은 초록이 더 선명하니 초록초록합니다.
매실 열매를 위한 재배 매화라 그런지 꽃도 크고 가지에 꽃이 빼곡하니 풍성하게 달렸습니다.
하얀구름꽃님은 분홍빛이 살짝 감도는 매화나무에서 한 컷 담아드리고 다른 회원님들도 몇 컷 담아드리고 산책 시작입니다.
회원님들은 먼저 마을 위쪽으로 출발하고~~
저는 카메라 챙기는 사이 태도사님은 드론을 날리고 계시네요.
위에서 내려다보는 매화밭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얼론 영상 올려주세요~~^^
마을 입구에서 많이 올라왔는데도 산자락을 따라 계속 매화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분지처럼 움푹 들어간 경사진 매화 언덕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나무 굵기와 검게 변한 줄기가 오래된 나무 같습니다.
향매실마을은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에 처음 매화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현재는 약 25만평에 이르는 드넓은 들판을 매화나무가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온통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얀 꽃동산을 이루며, 여름이면 매실이 주렁주렁 열립니다.
짧은 편백나무숲길도 있습니다.
오르막 길을 벗어나 산자락을 가로질러 반대편 언덕 매화밭으로 가는 길은 매화나무와 갈대가 서로 뒤엉켜 자라는 덤불같습니다. 갈대와 잡초에 섞인 매화지만 고매함은 여전합니다.
타박타박 급한거 없으니 가벼운 차림으로 매화밭을 산책합니다.
방향을 바꾸어 마을 입구 쪽으로 내려갑니다.
옆에 아무도 없이 저 홀로 걷는 매화산책입니다.
흰가루를 뿌린 밭 가운데를 걷는 기분입니다. 매화향에 젖어 행복합니다~~^^
밭 사이사이로 영농기계들이 오갈 정도의 그리 좁지 않은 포장도로가 완만한 굴곡으로 이어져 있어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고, 길 가까이 심겨진 나무 높이도 사람 키만 해서 편한 자세로 관찰하고 냄새도 맡을 수 있어 좋아답니다.
다만, 아쉽다면 관상용이 아닌 재배 작물 매화인 만큼 많은 수확을 해서 가지치기가 엄하게(?) 되어 있어 유연한 선을 가진 멋지게 휘어진 가지를 찾기가 어려웠답니다.
길가를 걸으면 여러 가지를 찍어 봅니다만 아주 마음에 썩드는 선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대신 민밋한 직선에 소담하게 꽃송이를 단 건강한 가지들이 많아 초여름 탱글탱글한 매실이 가지에 주루룩 달린 모습을 연상하니 흐뭇합니다.^^
맑아진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한번 찍고~
풍성한 꽃밭을 배경으로 다시 한번~~
아스란히 사라지는 듯한 내리막 언덕을 소재로 한번 더~~~
그리고, 먼저 지나온 건너편 언덕 매화밭을 담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희거나 분홍빛이 어린 풍성한 꽃밭인데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꽃의 존재감이 약합니다. 희끗희끗해 보이는 정도랄까요?~~
이렇게 화사하고 순결해 보이는 흰색 꽃으로 덮힌 산자락인데 그 느낌과 풍경을 담기가 어렵네요.^^;;
그래서 이렇게 가까이에 대고 꽃 개체수 위주로 찍어 보기도 하고~~
핸폰을 꺼내 담아보기도 하지만,,,,,
오히려 색깔이 더 왜곡됩니다~. 분명 흰색꽃이였는데 왜 붉어진걸까요?~~~ㅎ흑~~^^;;
동영상을 찍으면 어떨까 싶어 이번에는 동영상까지 동원합니다.ㅎ~
이번에는 마음 쪼금 더 비우고 풍광을 작게 잡아 찍으니 뭔지 모르지만 저기가 밭인거 같다는 느낌은 조금 듭니다.ㅎ~
뒤돌아보니 이런 길을 걸어 내려오고 있네요. 건너편 편백숲을 지나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고 있는 중입니다.
동백나무도 한 그릇 보았습니다. 역시나 꽃이 많지는 않습니다.
가까이 다가온 내려다보이는 마을이 내동마을일 겁니다.
어린 아이들이 알록달록 옷을 입고 하하호호 재잘대며 저 길을 걸어가면...정말 생동감있는 매실마을 길일거 같습니다..
앞의 다가오는 풍경 보다 뒤를 돌아보며 찍는 풍광이 더 현실스럽습니다.
.!!!!!!~~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분지 바닥과 같은 약간 경사진 평지길
매화나무꽃 아래에는 또 다른 작은 꽃밭이 만들어져 누군가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는 듯 합니다.
그의 이름을 불러 줍니다. 제비꽃 반가워~~~^^
건너편 산자락 밭과 지금 걷고 있는 길을 함께 넣어 찍을 수 있는 곳이네요.
지금도 산정산까지 거의 밭인거 같은데, 개간 작업은 계속되고 있는 듯 기계굉음이 계속 드립니다.
소담스럽지요~
예쁜 길이지요~~
마침 우리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곳을 바라보며 내려갑니다. 태도사님 키가 큰 줄 알았는데....콩알이네요.ㅎㅎ~~
이문마을 같습니다.
향매실마을은 상동, 외동, 중촌, 이문, 내동 등 5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어 풍성한 전설과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군장마을로 넘어가는 고개길에는 장군이 용마를 타고 하늘로 도약하면서 남겼다는 용발태족(용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으며, 중촌마을에는 당산나무인 수령 500년생 느티나무 두 그루가 마을 입구에 서있어 마을의 오랜역사를 말해줍니다.
이 쪽 밭고랑에는 냉이꽃이 한창입니다.
때로는 매화가 아닌 풀이 주인공으로 앵글을 받는 날도 있어야겠지요~
산자락도 굽이지고, 길도 굽이집니다. 걷기 좋았습니다.^^
이문마을로 내려왔습니다.
담장은 넘어가려하는데 스러지는 이끼 낀 담장 너머로 핀 짙은 홍매의 화사함이 철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주변 아랑곳없이 마음 편한 꽃 같기도 하고....
개울을 건너 마을 진입도로로 나갑니다. 회원님들은 아래로 더 내려가신 듯....
이문마을 입구로 내려오다보니 이택종 선생이 일본에서 가져와 최초로 심었다는 매화나무로, 향매실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좀 더 아래로 내려오니 한옥마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법 걸어서 향매실마을에 속하는 5개 마을을 다 둘러 내려왔다고 생각했는데,,,,마을 안내도를 비교해 보니, 왼쪽 부분 이문삼거리 - 내동마을 - 편백숲길 - 이문마을 - 최초 매실나무 - 체험관 -한옥마을까지,,,,반 정도 못걸었나 봅니다.
참 산뜻한 걷기였습니다. 온 몸에 매화향 가득 담고 선암사로 향합니다.~~~
▼ 순천 선암사 선암매
순천 선암사에 도착합니다. 지금 시간이 오후 4시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4대 매화이며 호남5매로 불리는 선암사 선암매를 찾아왔습니다.
매표소에서 선암사에 이르는 1km 남짓의 일명 '해찰하기 좋은 길'은 아직 겨울길 같습니다.
호젓하고 평평한 길이지만 바닥에는 작은돌이 울퉁울퉁해 트레킹화가 편한 길입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전국 최고의 '명상로'로 선정할 만큼 울창한 숲터널을 이루는 분위기 좋은 길입니다만 지금은 앙상한 나목의길입니다.
선암사 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아름다움, <보물 400호 승선교>입니다.
계곡으로 내려가 다리를 통해 보이는 강선루를 보아야 제대로 본건데 그냥 편하게 보며 지나갑니다.^^
<보물 400호 승선교>는 아름다운 아치형 석조다리로 1713년 6년에 걸쳐 완공한 전통 석조 홍예교(무지개다리)로 성스러움의 성징입니다. 선암사를 찾는 이들이 이 다리를 건너면 오욕과 번뇌를 씻고 선계로 들어간다는 의미랍니다.
이 사진만으로는 승선교의 아름다움이 안느껴지시지요?~~^^
그래서 자료 사진으로 퍼 온 사진이랍니다. 이제는 느낌 팍 오시지요?~~~^^
보수를 거쳐 새 단장을 한 모습이랍니다. 승선교를 세운지 300여년이 지나며 자연암반에 절리가 발생하여 2003년 완전 해체하여 석재를 보충하는 대대적인 수리 후, 당초 승선교를 구성하던 홍예석 중 재사용이 불가능한 석재 30개는 빼서 옆에 전시해 놓았습니다.
강선루를 지나 선암사 일주문으로 향합니다.
가을 단풍이 물든 날 , 승선교와 강선루 주변은 출사 여행의 인기 코스입니다.
삼인당(三印塘) 연못입니다. 전남 기념물입니다.
연못 모습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아 궁금했는데 오늘 후기를 쓰며 궁금증을 풀었습니다.
내용이 길지만 지루하지는 않으니 한번 읽어 보세요 ^^
"기록에 의하면 신라 경문왕 2년(862)에 도선국사가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1996년 연못 내에 흙이 쌓이고 석축이 좋지 않아 복원공사를 하였다합니다. 사찰이 오래 되다보니 곳곳에서 복원 작업이 이루어지나봅니다.
삼인당의 연못 내에는 긴 타원형의 섬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전통적인 정원에서 볼 수 있는 직선적인 사각형 연못의 양식(방지중도형)과는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기다란 계란모양 연못 속에 섬이 있는 중도형 타원형 연못입니다. 연못의 독특한 모습도 멋을 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형태 안에 심오한 불교사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독특한 이름과 모양을 가진 연못은 선암사에서만 볼수 있습니다. 삼인당의 삼인이란 불교의 중심사상이랍니다.
삼인당으로 흘러드는 물길에도 의미가 있는데 만일 물길에 섬이 없으면 왼쪽은 물의 흐름이 생기지 않아 고여서 썩게 됩니다. 섬이 있기 때문에 유입된 물이 연못 전체를 돌아나가는 흐름이 생기는 것입니다.
9월이면 연못 속 섬에 빨간 꽃무릇이 소담하게 -올라옵니다.
또, 연못 옆에 세 그루의 전나무가 있는데 뿌리가 지표면으로 퍼져 자라는 전나무는 같은 수종끼리 식수해서 더불어 숲을 이뤄내도록 조성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독립수로 수백년 된 전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은 하나의 경이로운 사태에 가까우며, 선암사 삼인당 전나무도 그중 하나입니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찾은건데, 저는 재미나게 타이핑 하고 재미나게 읽었습니다.^6^
울창한 숲 아래에는 차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삼인당 연못으로 흘러가는 이 물길은 늘 이쁩니다.
선암사는 들어오는 길목에서부터 경내까지 나무들이 잘 생겼습니다.
일주문 옆 석축에 자리잡은 나목의 자태가 시원스럽니다. 지금 시절에만 볼수 있는 실루엣이랍니다.
선암사 일주문입니다.
조계산 기슭 동쪽에 자리잡은 한국불교 태고종 태고총림인 선암사는 백제 성왕 7년(529년)에 아도화상이 비로암을 짓고, 신라 경문왕1년 도선국사가 선종 9산 중 동리 산문 선풍으로 지금의 선암사를 창건하였습니다.
"태고총림조계산 선암사는 이제 태고종도의 성지와 같은 정신적 고향이 되어 있다. 태고종은 본사하나 변변한 사찰이 없는 가운데 그나마 선암사가 유일한 총본산 총림도량이다."
출처: 한국불교신문http://www.kbulgy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236
보물 제1311호 선암사 대웅전입니다.
보물 제395호 선암사 3층석탑으로대웅전 앞 좌우에 서 있는 두 개의 탑입니다.
사찰 전통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절의 하나로 보물 7점 외에도 장엄하고 화려한 대웅전, 팔상전, 원통전, 금동향료, 일주문 등 지방 문화재 12점이 있습니다.
"내 어머니의 품처럼 언제나 넉넉한 곳이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여전한 절집이다.
전각의 품새 단아하고 풍광도 빼어나다.
눈 맞출 문화재도 즐비하다."
유홍준 교수가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유산으로 꼽은 곳입니다.
대웅전은 밖에서 인사만 나눕니다.
현지 안내문을 아래 붙입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를 주존불로 모신 건물이다.
이 대웅전은 임진왜란때 불탔던 것을 현종 원년(1660)에 다시 지었고, 영조 42년(1766)에 다시 화재를 만나 없어졌다가 순조 24년(1824)에 고쳐지어 오늘에 이른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겹치마 팔작지붕집(옆에서 볼때 '入'자 모양)으로 기단을 기둥 면석 감석을 조립하여 그 위에 주춧돌을 놓아 민흘림 두리기둥을 세웠다. 기둥 위로는 창방과 평방을 두었고, 그 위로 공포(처마를 받치는 부재)를 짜 올렸는데 출목수는 밖3출목, 안4출목으로 그 모습이 매우 장중하고 화려하다. 내부는 층단을 이룬 우물천장(우물 '井'자 모양)으로 장엄하게 단장되었으며 단청도 비교적 선명하다."
오늘은 창살에 대한 관심도 잠시만~, 궁금한 매화로 관심이 옮겨갑니다. ^^
선암사를 대표하는 선암매는 아니지만 이 매화나무도 우아해 보입니다.
선암사에는 수령 300여년이 넘는 매화나무 50여 그루가 자라고 있어 대표적인 천연기념물 선암매 외에도 여기저기서 고매한 매화를 만날 수 있답니다.
경내에는 매화나무 외에도 하늘을 찌를 듯한 측백나무 등 노거수 나무들이 많습니다.
전각 사이사이, 골목 마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꽃들이 식재되어 있어 곳곳에서 정원을 만나는 듯 합니다.
어느 분이 절집이라기 보다 오래된 한옥마을에 온듯 포근한 기분이 든다하더군요.
전각 사이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민 목련화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석단 위에도 분홍매화와 백매가 화사하게 피어 얼른 올라오라고 부르는 듯합니다.
선암매를 보러 가기 전 아까부터 바라보던 활짝 꽃을 피운 분홍매화에게로 갑니다.
측백나무와 전각, 매화나무,,,마치 잘 조경된 한옥집 같습니다.
계단을 올라와 내려다보는 풍광은 분위기가 또 다르네요. 전각들 사이 매화나무는 더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타박이님도 이 매화나무에서 촬영 삼매경에 빠지셨네요.
가까이서 보니 줄기 아래 부분의 굵기나 수형, 줄기에 낀 이끼, 일엽초가 나도 대단한 매화야 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꽃도 많고 활짝 피어 향기도 대단합니다.
한동안 머물며 자기 몸을 이끼에 내어준 매화의 노거수 모습에 반해 감상했습니다.
잔가지가 많아 보는 것만큼 사진은 말끔하게 나오지 않지만 렌즈를 통해 핀을 마출 앵글을 찾는 동안 집중해서 매화를 살피는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그러다 가지 사이에서 발견한 새 한 마리...
이름은 모르지만 날렵하니 멋진 자태더군요. 사람을 두려워하지는 않는 듯 우리가 바라보는 동안 가지에 한참 앉아 있습니다.
발을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이리저리 잔가지를 피해 말끔한 앵글을 찾는 동안 날아가 버리네요.
아쉽네요. 잘하면 2월의새(^^)처럼 닮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ㅎ~
그럼, 선암매 쪽으로 이동~
와~~~
소담스런 백매가 지붕을 덮는 장관에 감탄사가 흘러 나옵니다.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겨보니 바로 선암매였습니다. 제대로 꽃을 피웠네요.
지금 선암사는 어딜가도 매향이 그득합니다. 향을 담아올 수 있다면 한 병 가득 담아 놓고 싶네요....^^
무우전 옆 운수암으로 올라가는 돌담입니다.
여기에 있는 홍매화 한 그루와 좀전 지나온 백매가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된 고매입니다.
먼저 무우전 문 옆 홍매를 찾아가 봅니다.
이 홍매도 이쁘게 활짝 피었습니다. 색도 고운 분홍색입니다.
아직은 화엄사 흑매에 비길만한 수령은 아니지만 자태가 시원스럽고 곱게 나이가 들어갑니다.
주변에 관람객이 통 움직이질 않아 기다리다 대략 찍고 말았습니다만, 가지 선도 유연해 멋스럽니다.
자아, 그럼 선암매로 이동합니다.
수령이 350~650년에 이르는 선암사의 매화나무 50여 그루 중에서 23그루가 담장을 따라서 피어납니다.
그 중 원통전 뒤쪽에 자란 백매화 한 그루와 무우전 옆 운수암으로 올라가는 돌담에 있는 홍매화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입니다. 고려 때 중건한 선암사 상량문 옆에 있는 와룡송과 함께 매화 관련 기록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여기가 '무우전 옆 운수암'으로 올라가는 돌담길입니다. 23그루의 350~650년 된 백매, 홍매, 청매가 꽃을 피웠습니다.
몇 그루가 조금 덜 피긴 했지만 만개한 상태입니다. 극심한 겨울 가뭄과 꽃샘추위의 시샘에 따른 ‘계절 지체’로 예년보다 2~3주 늦었다합니다.
대단합니다. 이 중 한 그루의 고매만 있어도 대단한데 무려 23그루가 한꺼번에 피어나다니~~
그래서 선암매, 선암매 하는가 봅니다.
돌담길 매화 중에 홍매화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인데 두 나무 중 어느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앞에 홍매가 가장 꽃이 진하게 피었는데 나무 상태가 안좋습니다. 장마 때 피해를 입었다하는데 줄기 상태만 보면 과연 살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듭니다만 꽃은 가장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다시 보아도 대단합니다.
주로 종정원(宗正院) 돌담길에 있는 이들 매화나무를 가리켜 ‘선암매’라고 한답니다.
선암매 중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는 수령 650년, 나무 높이 11m의 원통전 뒤편에 활짝 핀 의 이 백매화입니다.
굵은 줄기가 몸을 뒤틀듯 꼬여 올라가며 가지가 기괴하게 퍼진 모습에 오랜 세월이 담겨져 있고, 6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봄 마다 어김없이 그윽한 향기를 풀어내온 매화의 삶이 참 신비합니다.
원통전 지붕과 맞물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아름답습니다.
낮고 자연스런 돌담의 정겨움도 선암사 매력 중 하나랍니다.
경관적 가치에서 선암매를 앞설 나무는 아직 없다합니다.
문화재청에서 꼽은 우리나라 4대 매화 가운데에 첫손에 꼽는 나무는 2007년 11월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선암사 선암매’입니다. 그해 가을에 4대 매화를 일제히 지정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오래 되고, 가장 크며, 여전히 가장 싱그러운 자태를 유지하는 나무는 단연 선암매였습니다.
빛깔이 아름다워 매화 중에서도 ‘명품’에 속합니다.
원통전으로 들어와 담장 너머로 보는 백매화는 더 소담스럽고 화사합니다.
키가 높아 아래 줄기 부분에서는 꽃의 잘 안보이고 퍼져 나간 가지에 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매화 중에서 선암사 선암매를 으뜸 중에 으뜸 매화로 치기에 선암매에 핀 꽃을 보면 그 해 봄은 다 본 것이고, 우리나라 매화꽃은 다 본 거라 합니다. 춤을 추듯 구불구불 가지를 뻗어낸 나무의 생김새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탐매의 기쁨이 있는데, 활짝 핀 모습을 보았으니 올해 탐매여행은 대성공(^^)이라해도 되겠지요?~~^^
행복함을 안고 경내를 돌아보며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담장 너머로 보이던 이 매화나무는 이제 꽃잎을 열기 시작합니다. 유난히 싱그러워 보입니다만, 줄기와 이끼, 일엽초를 보니 만만치 않은 수령일거 같습니다.
승방 앞에 있는 매화는 이제 몇 송이 피기 시작합니다. 꽃이 없을 때도 연못과 함께 이곳 풍경이 마음에 들었는데 꽃이 활짝 피면 어땠을까 하는 욕심 많은 아쉬움이 생깁니다. 작은 연못에 하얀 매화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낙화는 또 다른 꽃으로 탄생한다합니다. 언제 또 볼 기회가 있으려나요?~~^^
노란 산수유도 활짝 피어 살폿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전각 사이 빈 공간은 모두 나무로 채워져 있는 듯합니다만 답답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전각 안에 매화도 한 자태합니다. 꽃 색도 짙어 존재감이 확실합니다.
지금은 마당이 비어있는거 같지만 좀 더 지나면 여러 꽃들이 피어 마당을 가득 채우는 모습이 어느 가정집 정원 같답니다.
600년을 살았다는 순천 선암사 와송은 조선 숙종 때 주지 와선(臥禪)으로 법(法)을 깨우쳤다는 현변 스님의 호를 따서 선암사 스님들께서는 침굉송(枕肱松)이라고도 한다합니다. 사찰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약 600여년 전에 천불전 앞의 이 와송과 함께 선암매가 심어졌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한 뿌리에서 줄기가 갈라져서 하나는 누워서 자라고, 하나는 서서 자라고 있습니다.
목련의 수세도 대단합니다. 활짝 피면 검은 기와와 대조를 이루어 더 화려하고 아름다울거 같습니다.
목련은 이 정도 피었을 때가 제일 이쁜거 같습니다.
지붕 처마를 배경으로 한 컷~
문창살을 배경으로 하나 더 담아 봅니다.
매화만 유려한 선을 가진게 아니군요. 거목인 목련 줄기도 멋진 선에 꽃을 가득 달았습니다.
연못 모퉁이에 작은 매화 두 그릇가 낮게 자라며 몇 송이 꽃을 피웠습니다.
타박이님이 물매화라고 알려주셨어요.^^
선암사에는 특별한 명소가 있습니다. 무려 400년의 역사를 품은 ‘뒷간’이 그 주인공입니다
사찰 화장실로는 드물게 국가 민속자료이자 전남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선암사 뒷간입니다.
뒷간이라는 팻말이 달린 풍판의 유려한 곡선은 정말 멋집니다. 그것도 뒷간에 이런 멋스러움이라니~~
커다란 기와지붕 때문에 그곳이 화장실인지 모르고 지나갈 정도입니다.
이번에는 샛길을 찾다가 우연히 뒷간의 뒤도 보게 되었습니다. 과학적인 설계로 만들어 냄새도 적다하더군요
선암사를 한 바퀴 돌아나오니 오후5시 30분입니다.
온 몸에, 코 끝에 매화향이 배어있는거 같습니다. 못내 이 향을 두고 떠나기가 아쉽습니다.
계획대로 여기 선암사에서 템플스테이가 이루어졌더라면 밤새 매향에 취해 돌아다녔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활짝 핀 선암매를 보았으니 이번 탐매여행은 정말 의미가 있습니다.^^
주차장으로 걸어내려와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저녁이 준비된 '순천산식'으로 이동합니다.
입구가 좀 후줄근하다했더니 여기가 뒷문이였네요.
가게 안은 분위기가 깔끔하니 괜찮습니다.
원래 오늘은 영업을 안하는 날인데, 사전 예약한 우리 팀 때문에 가게를 여셨다는군요. 덕분에 오늘 다른 매상도 많이 올랐다고 음료수를 서비스로 주셨답니다. ^^
저녁 메뉴는 산사정찬입니다. 사찰식 조리법으로 음식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건 떡갈비가 맞긴 하는데 고기가 아니고 밀떡 떡갈비라 합니다.
반찬이 참 정갈하게 놓여집니다.
이렇게 한 상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입에 맞았습니다. 조미료 맛도 안나고 담백하니 신선하면서 감칠맛도 있더군요.
쉬는날 예약 받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장님 ^^
저녁을 먹고 선암사에서 가까운 한옥펜션 단지에 위치한 덤바위한옥펜션이 오늘 숙소입니다. 방이 3개, 거실로 이루어진 넓은구조인데 방마다 화장실이 있어 좋습니다. 다만 이번이 두번째 방문인데 지난번 9월은 날이 춥지 않아 못느꼈던 윗풍이 쎄서 잠을 좀 설쳤습니다. 방바닥은 뜨끈합니다.~
이렇게 매화향에 절여진(^^) 코끝으로 숨쉬며 꿈속으로 달려갑니다.
내일 찾아갈 매화도 꽃이 활짝 펴 있길 바라며~~~^^
2편에서 만나요~~~
첫댓글 한컷한컷 사진과 감성적인 설명따라
함께 걸었던 길을 다시 음미합니다
사진 정리에 이렇게 자상한 설명까지 곁들일려면 컴 앞에
붙박이는 따 좋은 당상입니다
봄날의 아름다운 서막이 열리고
줄줄이 팝콘 터지듯 꽃들이 터지는 길을
이 봄에는 몇 곳이나 가볼수 있을지요
다음 꽃길도 함께하길 소망해 봅니다()
계획했던 템플스테이가 무산되긴 했어도
천정 높은 한옥펜션도 좋았습니다
다만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맘껏 쳐다보지 못한게 아쉽긴 하지만
쨍한 공기는 잊을수 없을듯 합니다
돌솥밥에 담백하고 깔끔한 저 식탁을 보니
다시 입에 침이 고입니다
여행에서 만나는 좋은 식당에서
대접 받는듯한 행복을 누렸네요
오늘도 역시~~
함께 아니여도 함께 인듯 그때 날씨 기분 느낌 등등...
잘 즐기고 갑니다.
2편을 기대해보면서...
고매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이끼와 일엽초, 이런 느낌
너무 좋지요 제주숲에 가시면
일엽초 많이 만나실거예요
읽고나니 여행을 다시금 다녀온 기분입니다.
사진속 매화가 더 고고한 자태로 보입니다.
대단하십니다요^^
매화의 향기가 사진과 함께
토로님의 글 속에서 피어 납니다 ~🌸
삼인당 연못 그냥 지나쳤는데
조상님들의 지혜가 담겨 있군요
들매가 있는 곳에 새 건물이 들어서 있에
운치가 없고 사진 찍을 때 정면을 피해
모퉁이에 살짝 보이게 했네요
아쉬움이 가득 했답니다
역쉬 토로님의 후기를 보아야
여행이 완성 됩니다
토로님 최고 ~👍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