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1998년에 국내 개봉된 SF 영화이다. 가타카(gattaca)는 염색체를 이루는 4가지의 염기, A(아데닌), G(구아닌), T(티민), C(시토신)의 서열에서 따온 미래의 우주 항공 회사의 이름이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영화는 우성인간과 열성인간으로 나뉜 계급 사회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DAN 맞춤형 아기인 동생 안톤과 열성인자를 갖고 자연 분만 된 ‘신의 아들’ 형 빈센트(에단 호크)의 긴장이 한 축을 이루었다. 그리고 열성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빈센트의 모습이 나머지 한 축을 이룬다.
두 형제는 상징적으로 수영 시합을 자주 하는데 우성 인간인 동생을 열성 인간인 형이 이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시합에서 형은 동생을 결국 이긴다. 유전자로 미리 결정되버린 운명을 거스르는 빈센트와 형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형사 안톤의 경쟁은 이 영화가 형제애를 다루되 형질을 대립 시킴으로써 둘 간의 선의의 경쟁을 극대화 시킨다고 볼 수 있다. 나도 열성 인간이어서 지독한 근시에 키도 작고 소심하다. 정신병까지 있다. 우리 형은 눈도 좋고 키도 크고 정신이 온전하다. 자라면서 공부할 때 서로 자극이 되었는데 주로 내가 형이 공부하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 형이 본 정석과 문법책을 물려 받고 형이 흔들릴 때 흔들리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경쟁심 때문이었다. 같은 핏줄이지만 그 안에서 또 다름을 추구하는 관계가 형제, 자매 지간이 아닐까.
열성 인간인 빈센트는 가타카에 들어 가기 위해 불구가 된 우성인자의 수영 선수, 제롬(주드 로)의 유전 인자를 사들인다. 가타카에서는 신분 확인을 위해 수시로 혈액검사, 소변 검사를 하기 때문에 자신의 것을 제롬의 것으로 대체한다. DNA가 들어 있는 머리카락 한 올도 조심하고 온 몸에 털도 다 깎는다.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던 중에 아이린(우마 서먼)을 만난다. 그녀는 당연히 우성 인자를 지녔다. 하지만 그녀는 혈액 테스트를 통해서 화성 탐사 밖에 못하는 걸로 나왔다. 낙담하는 아이린을 열성 인자를 지닌 빈 센트가 격려한다. 그녀에게 꿈을 심어 준다. 여기서 과연 우성 인간이 열성 인간 보다도 정신력이 강한지 들여다 보게 하는 장면이다. 열성 인간이 우성 인간을 위로하는 사회.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도와 주는 사회. 비정상인이 정상인을 격려하는 사회.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휴머니즘의 사회이다.
우주 탐사는 미국의 신대륙 개척만큼이나 인류의 무한한 꿈이다. 유전자를 통한 계급 사회가 되어 버린 미래 사회에서 빈센트는 좌절하지 않았다. 자신의 꿈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으며 그의 주변 사람들도 암묵적으로 그를 도왔다. 그것은 과학의 승리가 아닌 인간의 승리였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소위 지금의 우성 인간들의 오만이다. 엘리트즘이다. 경제적 우월감과 유전학적 우월성이 결합되어 그들은 미래 사회의 닫힌 울타리를 유지하려 하겠지만 꿈이 이루어지는 미래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온 인류의 것이다. 유전학적 진화를 통해 인류가 박애주의자가 될지 편협한 이기주의자가 될지 알 수가 없다. 그들은 멸시할 것이다, 비웃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도전할 것이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게놈 프로젝트로 조울증의 유전 인자도 확인되고 있다. 이 조울증 인자를 박멸할 것인지 보존할 것인지는 조울증 환자의 문화적 기여를 고려할 때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또 다른 인종 학살(genocide)을 경험할 지도 모른다. 앞으로 많은 질병이 유전자 치료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앞으로는 돈 없으면 유전자 치료도 못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제 얼굴 못 생긴 거 봐, 가난뱅인가 봐.’) 열성인간은 경제적으로 유전학적으로도 소외 받게 되는 결과가 올 수 있다. 여기서 과연 어떤 열성 인자가 필요 없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양성은 사상과 행동의 다양한 목소리를 만들어 낸다. 지금 우리가 열등하다고 판단하는 요소가 어쩌면 우성을 유지시켜주는 거름이 될 지도 모른다. 완벽한 인간으로 엔지니어링된 미래의 우리의 모습 속에서 좌절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 좌절에서 도전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그 도전 속에서 꿈을 이룰지 미지수다.
첫댓글전 이 영화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제 아이디가 gata-ka인데.. 가타카의 영어철자를 몰라서 그냥 발음대로 한거죠. 머쓱~~^^;; 그런데 저와 같으네요. 그 형한테 느끼는 그 열등감... 열등감이 성격이 되죠. 제 성격도 형보다 더 소심한 구석이 있었어요. 예전엔 그게 정말 싫었거든요.
저희 형은 우성인자, 저는 열성인자지요. 그렇게 자학하며 살았는데 청소년기에 이 영화보고 느낀바가 많았죠. 신비한 분위기의 쥬드로도 좋았고... 여려보이는 에단 호크도 좋았고... 섹시한 우마써먼도 좋았고... ^^ 정말 좋게 본 영화고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평 잘봤어요. 진짜 글 잘쓰십니다.
저는 흰둥이님 글의 끝을 정말 좋아해요. 전 마무리가 잘 안나는데, 항상 마무리가 깔끔하셔서.. 그러니깐 못난놈은 못난대로 살고 잘난놈은 잘난대로 산다 그거지요? 그것이 이 사회의 다양성. 그리고 좌절이 있어야 도전이 있고 도전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진짜 베리굿입니다. 또 글 퍼가고 싶은.... 욕심이..^^
첫댓글 전 이 영화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제 아이디가 gata-ka인데.. 가타카의 영어철자를 몰라서 그냥 발음대로 한거죠. 머쓱~~^^;; 그런데 저와 같으네요. 그 형한테 느끼는 그 열등감... 열등감이 성격이 되죠. 제 성격도 형보다 더 소심한 구석이 있었어요. 예전엔 그게 정말 싫었거든요.
저희 형은 우성인자, 저는 열성인자지요. 그렇게 자학하며 살았는데 청소년기에 이 영화보고 느낀바가 많았죠. 신비한 분위기의 쥬드로도 좋았고... 여려보이는 에단 호크도 좋았고... 섹시한 우마써먼도 좋았고... ^^ 정말 좋게 본 영화고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평 잘봤어요. 진짜 글 잘쓰십니다.
저는 흰둥이님 글의 끝을 정말 좋아해요. 전 마무리가 잘 안나는데, 항상 마무리가 깔끔하셔서.. 그러니깐 못난놈은 못난대로 살고 잘난놈은 잘난대로 산다 그거지요? 그것이 이 사회의 다양성. 그리고 좌절이 있어야 도전이 있고 도전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진짜 베리굿입니다. 또 글 퍼가고 싶은.... 욕심이..^^
모든 소외되고 약한 것들도 나름의 존재이유가 있겠죠. 그렇담 나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어야 할터인데, 의문이군요. 암튼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와~~ 가타카!! 저 이영화 진짜 좋아해요~~ 에단호크가 좋아서 보게 된건데 ㅋㅋ 내용도 아주 재밋고 감동적이었어요.. 열성 우성... 말의 의미를 정하는 것은 사람이지 그말자체가 아니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저도 이 영화...에단 호크에게 반했었던 기억이...근데 얼마전에 10살짜리 사촌이 이거 보자고 조르길래 많이 놀랬었죠...10살이 보긴 어려운 영화같은데...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