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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9살 직장인입니다.
수당, 상여금 등으로 다달이 월급이 다르지만
월평균 세후 300 좀 넘게 받는 것 같습니다.
저랑 같이 입사한 제 동기는 올해로 8천 모았다 하더라구요.
제 밑으로 입사한 후배들도 보면
4-5천씩은 가지고 있는거같아요.
반면..지금 제 통장엔 1800만원 들어있네요...
전 어린 적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아버지가 남기고 간 보험금, 퇴직금 등으로
고등학교 때까지 살았습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우울증이 심했던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도 마음을 쉽게 잡으시지 못했고
마땅한 직업은 가지지 않으신 채 종교에만 심취하셨고
있는 돈 까먹으면서 사셨어요.
통장에 있는 돈이 떨어지고 주변 친지분들이 도와주신 걸로
얼마간 더 살다가 4년 전부터는 가사원에 나가시면서
일용직으로 청소다니세요. 한달에 60-70정도 버시는 것 같네요.
위로는 언니가 있어요.
언니는 대학 졸업 후 오랜 기간 취준생활을 한 뒤
계약직으로 짧게 1-2년 일하다...정신병이 왔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았나봐요, 지금은 폐쇄병동에 입원해있습니다.
나중에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한다고 해도
직업적 능력을 가질 수 있을 지..걱정됩니다.
이런 집에서 월급통장에 따박따박 월 300씩 들어오는 사람이
저 밖에 없으니 고정 생활비부터 목돈 들어갈 때,
사소하게 가족 외식으로 식당에서 밥값 계산할 때 조차
제 지갑이 열릴 수 밖에 없었어요.
거기다 제 학자금까지 갚다 보니 제가 28살이 되서 부터야
겨우 제 적금 통장 만들어서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저번달이 1년 적금 만기였고 1800만원 찍혀있네요.
이 돈이 정말 소중하면서도 너무 보잘 것 없이 적게 느껴져요.
가족 뒷바라지에 6년을 쏟아붓고
겨우 남은 돈이 이거라니.
돈이라는 건 제 처지에 맞게 열심히 모으면 되는거지만
주변과 비교하니 정말 끝도 없이 초라해집니다.
백번 양보해서 어머니는 책임질 수 있어요.
연약하셨던 분이고 억척스럽진 못했지만 아버지 폭력,
무식한 할머니 호된 시집살이에도 저희를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지켜주셨으니까요.
근데 이제는 언니까지 저러고 있으니
솔직히 정말 지칩니다.
제가 얼마나 더 해야할까 싶어요.
얼마쯤 더 하면 끝이 날까요.
매정하지도 못해서 가족 버리고
내 인생만 챙기지도 못해요.
가족이라는 존재가 정말 원망스럽다가도,
성하지도 않는 무릎으로 한참이나 젊은 여자한테
사모님 사모님 하며 고개 숙이고 청소하고
하루 일당으로 5만원씩 벌어오는 엄마가 불쌍하고
돈 없던 대학시절, 자기도 돈 없으면서 고향에서 대학 다니는 동생
용돈 부족할까봐 만원 이만원씩 보내주던 언니가 불쌍해요.
저희 언니 진짜 착했거든요. 너무 착했던 언니인데
직장 괴롭힘으로 우울증이 심하게 왔어요.
혼자 그렇게 삭히다가 지금은 환청 망상에 시달려요.
엄마도 언니도 너무 불쌍하고 정말 도와주고 싶은데
제 인생도 살고싶어요. 결혼도 하고싶어요.
근데 결혼할 때 남에 집 가장 빼오는 거 아니잖아요.
제가 우리집 가장인데 어떻게 결혼을 해요.
요즘은 제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모르겠어요.
지금 만나는 동갑내기 남자친구랑은 1년정도 됐는데
결혼 얘기는 안꺼네요.
뭐 결혼생각이 없는 건지 저랑 결혼이 하기 싫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해요.
결혼 얘기 나오면 헤어져야될 것 같아서요.
이런 가정에 모은 돈도 없는 저랑 어떻게 결혼을 하겠어요.
그냥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또 시간이 가고
다음달 집 생활비 보내주고
언니 입원비도 제가 내야겠죠.
곧 서른인데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요
첫댓글 난지금서른인데 천팔백없는데
서른둘인데 돈없는데~~~웨에ㅔ에에이에ㅔ
낼모레 서른인데 천팔백은 무슨 팔백도 없어...ㅜㅜ
본문 진짜 ㅠ 맘아프다... 열심히 사셨는데 다른 사람들이랑 비교하면서 살지마요ㅠㅠ
나도 학자금 갚고 뭐하느라 돈 못모았어... 서른 넘었는데 이제 1500됨...남들이 얼마 모았냐고 물어보면 못말해 ㅠ
에이 1년간 1800모은거면 잘모았는걸 출발점이 늦어서 그렇지 따지고보면 학자금갚고 시작한거고 연봉상승될거 안따져도 30살엔 3600 31살엔 5400 모을텐데 충분히 잘모으고있네 다만 언니를 언제까지 부양해야하나 이게 고민스러울듯.. 언니가 빨리 나아야할텐데ㅠㅠ..
난 지금 서른인데 빚이 2000인데...너무 낙심하지마셔요~!!!! 내인생 내가 알아서 잘 살믄 됩니다~~~
32살인디 1300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빚없는것만으로도 잘하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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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하고 비교하지말기
빚만 1500입니다 서른인데~
서른에 칠천모았는데 보면 억으로 모은사람도 많고 그냥 비교안하고 내삶사는게 최고임...
난 서른에 천도없었음... 돈 모은다는거자체가 대단한거야 ㅠ
대단하다 저렇게힘든상황에서 1800이나모았네
나는 상환 계획 짰는데 32살쯤에 다 갚더라 쒸앙 ^^
실질적 가장인데 저 정도면 대단한 것 같어ㅜㅜ엄청 아끼고 산거 아녀. 열심히 살면 언젠가 보답받을 날이 올거야. 힘냈으면 좋겠다.
에휴 안타깝다...지금이라도 본인에게만 썼으면...
근데 그게 쉽지않으니 답답하시겠다...
사실 진짜 대단한건데 주변 사람들이 잘 모아서 자괴감 드는거지 뭐..ㅠㅠ 난 저런 환경도 아닌데 29에 고작 천만원 뿐인데.. 진짜 남들하고 비교하면 끝도 없는거같음 ㅠㅠ
실질적 가장에 1년 적금 저만큼이면 지이이이이인짜 잘모은건데... 글쓴이 대단하다
아니 저정도면 진짜 아끼고 아껴서 잘 모은건데 ㅠㅠ
듣기만 해도 정말 답답하고 갑갑하고 한숨만 나오는데 잘 버티셨다..정말 잘 버티셨으니 앞으로 힘내라는 말 밖에 해줄 수가 없네..미래는 정해져있고 그 정해진 미래를 향해서 꾸역꾸역 하루를 보내는게 얼마나 힘들까..
얼마모았다는게 이글의 요지가 아닌거같은데..; 벗어날수없는 가족이라는 굴레에 얽메여서 평생을 살아가야만 하는 처지를 한탄하는거겠지
안쓰럽다..
ㅠㅠㅠㅠ 너무 답답하겠다... 지금도 열심히 사는것같은데 ..맘아프네
진짜 저 상황에서 엄청대단하신거야.. ㅜㅜㅜ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