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요번 글은 정말 많이 수정하고 보완했습니다.
<다가오는 겨울! 내 사랑, 보트의 월동준비와 겨울나기 2 - 빌지펌프에 대한 집중 고찰>
마리나에 정박된 보트들의 진정한 파수꾼은 누구일까요? 춥고 긴 겨울을 마리나에서 나야 할 보트들은 과연 누가 지켜줄까요? 마리나 관리소에서? 아니면 오너들이? 추운 겨울 날씨가 계속되다 보면 보트의 헐을 관통해서 연결한 커넥터로부터 어김없이 누수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야금야금 그리고 서서히! 그러나 방치하게 되면 생각지 못한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렇게 마리나에 정박되어 있는 보트들에게 파수꾼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바로 빌지펌프(Bilge Pump, 선저펌프, 이하 그냥 빌지펌프 - 골때리지마 주)입니다. 빌지펌프는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임에도 오너들이 소홀히 취급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것은, 연인들 사이(?)에 “눈에 안 보이면 멀어진다.”라는 말과 같이, 빌지펌프는 그 고유의 역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장착 부위가 언제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 즉, 거의 대부분 엔진룸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보트의 심장인 엔진의 오일을 항상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오늘은 그 엔진오일의 체크 못지않게 중요한 빌지펌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빌지펌프의 종류
우선 왕복펌프의 원리를 가진 흡입밸브와 송출밸브로 이루어진 왕복펌프가 있습니다. 이런 형태는 주로 백업펌프로 수동 빌지펌프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자동 빌지펌프는 대부분 물속에 잠겨서도 작동이 되게끔 되어있습니다.
(수동형 빌지펌프)
그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임펠러(Impeller, 바람개비처럼 생긴 날개 - 골때리지마 주) 방식의 펌프입니다. 주로 플라스틱 재질로 된 임펠러의 바깥쪽에 스파이럴형(Spiral Type, 나선형)의 통로가 있는 펌프로 이것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중심부로 들어간 물이 회전하는 임펠러를 지나(이 과정에서 압력이 높아져) 바깥 둘레로 유출되고 나선형의 통로를 거쳐 송출구로 나가는 방식입니다.
빌지펌프의 위치도는 사진과 같습니다.
배의 바닥에는 어떤 이유에서건 물이 고이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 배의 바닥이라는 곳은 사람의 육안이나 손이 쉽게 닿을만한 곳이 아닌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죠. 그렇다면 어떻게든 그곳을 감시하고 그 고인 물을 누군가는 계속적으로 퍼내야 하는데요. 그 역할을 자기가 알아서 해주는 기계가 바로 빌지펌프라고 보시면 됩니다. 허면 과연 그 빌지펌프라는 녀석은 도대체 어떤 원리로 작동을 하고 어떻게 자동으로 일정 수위의 물을 감지해낼까요? 그것은 지극히 단순한 원리로 작동하게 되어있지요.
보트 헐의 가장 낮은 곳에 작은 마운트를 두고 그 위에 설치되어 있지요. 송출호스는 선체 밖의 워터라인 위쪽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대부분의 빌지펌프에는 플로우트스위치(Float-switch, 부양(浮揚)스위치, 정도)가 장치되어 있어 일정 수위까지 물이 차오르면 자동으로 스위치가 연결되어 빌지펌프를 작동하도록 되어있습니다(화장실의 물을 내리면 새롭게 물이 차오르다가 일정량이 되면 자동으로 멈추는 간단한 원리를 떠올려 보시면 되겠습니다. - 골째리지마 주).
그렇다면 이 글을 읽으시면서 빌지펌프라는 것을 설령 생전 처음 접하고 계신 분일지라도 벌써 눈치 채셨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문제가 가장 많이 생기는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플로우트스위치라는 녀석이 작동이 안 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마리나에서 침수로 인해 침몰한 보트들을 견인해 보면 빌지펌프 자체보다도 플로우트스위치가 작동되지 않아 그러한 끔찍한 사고를 당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들 합니다.
사진에서처럼 엔진룸 내부는 오물들에 쉽게 점령당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각종 오물들 외에도 누유(漏油)된 오일들이 또한 플로우트스위치의 작동을 멈추게 하는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처참하네요)
플로우트스위치가 오염되었으면 깨끗하게 닦아야 하고 오염되지 않도록 수시로 청소를 해야 합니다. 주기적으로 스위치를 올려 보아 빌지펌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앞의 사진과 너무 비교되네요.)
그 외에 빌지펌프가 작동 안 되는 요인 중에는 전원의 접촉 불량이 많습니다. 습기가 많고 진동이 많은 환경에서 전원 연결 장치는 종종 단전과 누전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진동과 습기를 염두에 둔 견고한 연결방식으로 전선을 연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플로우트스위치가 정상이고 빌지펌프도 잘 작동되는데도 불구하고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다면, 이것은 또 뭔 조화인가요? 이런 경우는 빌지펌프의 걸름망(Screens)이 문제인 것입니다. 즉각 녀석을 수세미로 사정없이 벅벅 청소해줘야 합니다. 걸름망은 빌지펌프의 임펠러를 보호하는 장치입니다만 이것이 오히려 모든 것(?)을 꽉 막고 있기라도 했다가는 또 다른 낭패가 생기는 것이겠지요.
엔진내부에서의 먼지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 등이 물이나 유류와 함께 그야말로 떡이 되어 빌지펌프로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면 임펠러를 마모시키는 것은 물론 순식간에 빌지펌프를 아작(?) 내고야 말겠죠. 그 때문에 빌지펌프가 배출해내는 배수량이 현저히 적거나 배출이 아예 되지 않는다면 걸름망을 점검하고 청소해야 합니다.
펌프의 용량은 G/H(Gallon Per Hour, 1갤론은 약 3.785리터 - 골때리지마 주)로 측정됩니다. 그런데 배에서 사용되는 모든 장비, 부품이나 제품들에 표기된 모든 수치들은 제조사들이 자체 기준에 따라 순전히 자신들만의 이상적인 조건과 상태에서 측정한 결과를 공표한 수치들일 뿐입니다. 때문에 펌프류에 표기되어 있는 배수량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따라서 제품에 표기된 그대로 그냥 믿어서는 안 되겠지요. 예를 들어 차에 표시되어 있는 연비나 가정에서 쓰고 있는 에너지 효율 등급표를 곧이곧대로 인정하시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안전을 위해 평소 내 보트에 장착되어 있는 빌지펌프의 배수용량은 내가 직접 체크해 두어야만 합니다(제가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느낀 바로는 배에 있는 모든 기기와 장비들에 대해서 내가 실제로 체득하여 어떤 구체적인 수치적 결과를 얻거나 직접적인 현상을 접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 맹신해서는 결코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 골때리지마 생각^^).
빌지펌프와 그 주변을 깨끗이 청소한 다음 전원을 OFF 시킨 후 물을 채운 뒤 전원을 다시 넣어 1분 동안 배수되는 양을 측정해 보세요. 측정된 양의 60배(즉 X60분)가 그 빌지펌프의 배수량(G/H)이 되는 것이겠죠.
(국산인지 외제카피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지센서가 달려있다는군요.)
배수펌프는 또한 설치 환경에 따라 배수량의 차이를 보입니다. 배수구에 연결된 호스의 길이, 두께 그리고 재질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게 됩니다.
실제로 측정된 G/P(Gallon Per Pump, 펌프 당 갤런 - 골때리지마 주)배수량을 기준으로 2차 빌지펌프(Back-up System)의 장착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마리나에 오래 정박해야 하는 보트들은 대부분 백업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연식이 오래 되어 선실 내에 크랙(Crack, 균열)이 보이는 보트이거나 혹은 오랫동안 사용을 하지 않았거나 않을 예정인 보트들 또한 이 백업시스템이 필요하게 됩니다.
빌지펌프를 단 하나만 장착하여 그것의 스위치와 펌프모터의 이상 유무를 수시로 점검하고 확인해야만 하는 오너보다는, 백업 빌지펌프를 하나 더 설치한 오너가 훨씬 더 편한 잠을 잘 수 있겠지요(빌지펌프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하여 소모성 부품류나 소형 장비들은 가급적 백업으로 갖추는 게 좋겠지요. 이상이 있을 시 우선은 교체를 해놓고 귀항한 후에라도 시간을 내어 차분히 분해도 해보고 수리가 가능할 것 같으면 물어물어 부품을 구해서 손수 수리도 해보고 말이죠. 이런 과정을 의도적으로 차근차근 밟아 나간다면 나중에는 완전 도사가 되겠죠. 물론 돈이 좀 들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돈이 좀 들더라도 어디까지나 안전이 최우선이지 않겠습니까? 진짜 돈으로만 때우는 사람은 무조건 교체해 버리고 그 이후의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한량들이겠지요. 속담에도 있지 않습니까. 무식하면 돈만 든다고, 하하하. - 골때리지마 주)
마지막으로 빌지펌프의 관리에서는 전원을 꼭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마리나에 계류되어 있다면, 마리나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육상전원(Shore Power)으로 빌지펌프 가동용 베터리를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시켜야 합니다(제가 느낀 점은 초보 때일수록 어떤 상황에 대해 언제나 상응한 대비책을 마련해 두되 그것이 안 먹힐 경우까지 대비해 차선책이 무엇인가를 미리미리 생각해두고 그에 따라 일어날 법한 각각의 상황마저도 대비하여 끊임 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나름대로 해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 골때리지마 생각^^ 저 이쁘죠?).
이제 추운 겨울이 막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쪼록 완벽한 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골때리지마의 추신.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해양강국인데 유독 마리나 산업만 극도록 후진적이다 보니 사소한 마린 물품이나 소모성 부품은 물론 주요 장비들 모두가 아직은 외산품 일색인 것 같아요. 물론 국산 제품들도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말입니다.
알고보면 지극히 단순하고 보편적인 것들인데도.....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네요. 이에 대해 좋은 댓글 많이 달아주시면 카페 회원님들 서로 상당한 도움 될 것 같고요. 실제로 자신의 보트와 요트애 적용해서 쓰시고 있는 국산 제품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그것이야 말로 돈이 되고 살이 되는 정보공유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첫댓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네요. 글을 참 쉽고 재미있게 쓰시네요.. ~~
제 요트는 수동식 빌지 펌프라서 전원식으로 달아줘야 하는데 혹시 경제적인 구입처도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옥션에서 "수중펌프" 검색하시고 ." 리스트내검색" 에 12V 검색 하시면 많이 나옵니다.
(4만~6만원선)
2개 구입해서 1개는 설치해 두시고 1개는 비상용으로 가지고 계시면 든든 합니다.
오 감사합니다.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에서 안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