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소심하다’라는 말의 뜻은 ‘대담하지 못하고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다’입니다. 단어의 사전적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소심한 성격은 우리
사회에서 다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조금만
다그쳐도 상처를 많이 받거나 또래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아이가 걱정인 부모님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수줍음이 많고 소심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대인관계를 더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아이들의 앞으로의 친구관계를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것은 지나친 걱정입니다. 더 신중하고 사려 깊은 소심한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부모님이 옆에서
도와주시면 됩니다.
## 소심함의 악순환
많은 소심한 아이들이 성격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과의 소통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악순환에 빠지곤 합니다.
-사회적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피한다.
-사회적 기술을 발달시킬 기회가 적어진다. (대화, 논쟁 해결, 차례 지키기 등)
⋯(두 상황 반복)⋯
소심한 성격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꺼리게 되고 이것이 사회적 상황에서 적합한 기술을 익히는 것을 지연시키게 됩니다. 결국 그런 상황들을 더 피하게 되고 의사소통 기술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발달이 더디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소심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노는 것을 몇 미터 밖에서 쳐다보기만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행동들은 다른 아이들이 보기에는 ‘나는
너희들과 친구하고 싶지 않아.’등과 같은 부정적인 메시지로 읽히기 마련입니다.
소심하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이 아이들은 또래집단에서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평판을 갖게 됩니다. 이 아이들이 친구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맺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소심한 아이들의 부류
또래 평가와 놀이터에서의 관찰을 기반으로, Gazelle은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을 세 가지 하위그룹으로 나누어 구분하였습니다. 세 그룹의 아이들
모두 소심한 행동들을 보여주었으나 다른 아이들이 그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보고하였습니다.
1) 상냥하고 소심한 아이들 (Agreeable
Shy Kids)
이 그룹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먼저 대화나 놀이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접근해오면 온화하게 반응하곤 합니다.
이 아이들은 대체로 또래집단에 더 잘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사교적인 아이들만큼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됩니다.
머뭇거리는 경향성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의 접근에 대해 개방적입니다. 가족 내의 긍정적인 관계가 충분한 사회적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2) 미성숙한 소심한 아이들 (Immature Shy
Kids)
이 아이들은 대체로 사회적 상황에서 망설이고 잘 나서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래 아이들이 접근하려고 할 때, 다른 아이들 입장에서는
유치하거나 짜증난다고 생각할 만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끼리 할리갈리 게임을 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우리 다른 게임 하면 안 돼?” 하고 묻는 것이죠. 이런 행동은 이미 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방해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당 부류의 아이들은 많은 경우 다른 아이들에게 무시를 당합니다. 1)의
부류보다 또래집단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친구들 숫자도 더 적게 나타납니다.
3) 공격적인 소심한 아이들 (Aggressive
Shy Kids)
또래집단과 상호작용 시 화가 난 것처럼 행동하거나 적대감을 드러내는 아이들이 이
부류에 해당합니다. 이 아이들은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거부당하거나 배제당하고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큰 것이 이 유형에 해당하는 아이들입니다. 이들의 행동이 많은 경우 불쾌함을 주거나 이들을 감싸줄 만한 다른 친구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 소심한 아이를 존중해주면서도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법
소심한 아이의 성격을 바꿔서 외향적인 아이의 틀에 맞춰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다른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만한 적절한 상호작용
공간을 찾게 만들 필요는
있습니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도와줄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아이의 관심사를 따라가라
아이들은 재미있는 것을 함께 하며 친구들 사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하기 좋아하는 활동은 친구관계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관계를
맺을 때 처음의 어려움만 극복하면 다른 친구들과 원활하게 어울리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활동은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되므로 부모가 이를 파악해서
활용하게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2) 역할 놀이를 통해 아이를 사회적 상황에 맞닥뜨리게 하라
역할 놀이는 아이가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과
인사할 때는 어떤 목소리로 말을 하며, 눈을 맞추면 좋을지 같은 것들 것 시험 삼아 해볼 수 있게 됩니다. 역할 놀이를 하면서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질문을
하거나 칭찬을 하는 것도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3) 1:1 상호작용에 집중하라
성격이 내성적이거나 소심한 아이들은 큰 집단에 있는 것보다 한
사람과 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낍니다. 절친한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아이는 우울감을 덜 호소하게 되며
따돌림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아이가 1:1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모가 만들어주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다른 사람들이 친절할 때 반응하게 하라
다른 아이들이 다가올 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은 사회적 상황에서
더 수월하게 지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줍니다. 만약 다른 아이가 친절한 행동을 보인다면 그것이 친구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 따뜻하게 친구를
맞을 수 있도록 함께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상상하게 하라
특정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 상상해보는 것을 배우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타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조망 수용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책,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어떤 감정일지, 어떤 생각을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는 것이죠.
출처:
1) “Helping Your Shy Child; How shy
kids gain comfort and confidence in social situations”, Eileen Keendey-Moore,
Psychology Today, 2016.
2) Gazelle, H. (2008). Behavioral profiles
of anxious solitary children and heterogeneity in peer relations. Developmental
Psychology, 44, 1604-1624.
3) Rubin, K. H., Wojslawowicz-Bowker, J. C.
& Gazelle, H. (2010). Social withdrawal in childhood and adolescence: Peer
relationships and social competence. In K. H. Rubin & R. Coplan (Eds.), The
Development of Shyness and Social Withdrawal (pp. 131-156). Guilford.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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