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이 떨어졌다.
구례의 오우진 교장이 퇴직해 축하한다고 동준형과 창윤형을 모셨는데 정작 오교장은 못 온댄다.
두 형께 말 안하고 그냥 만남을 추진한다.
병원들러 모임에 가기 전에 오랜만에 무등에 가기로 하고 바보의 출근길에 보성북문에 내린다.
학동정류소에서 내려 대왕김밥 한줄을 산다.
증심사에서 중머리재 가는 길이 상큼하다.
허걱거리며 중머리재에 닿아 쉬지 않고 바로 용추봉으로 오른다.
용추봉 소나무 아래 자릴 잡고 대왕김밥 반에 소주를 마신다.
한 여성이 내려와 아랫쪽에 자릴 잡는다.
아에 차분하게 논다.
서두르면 광주극장에도 들를만한데 제목이 별로다.
중봉에서 목교를 건너 검은 호스에서 나오는 물을 손으로 받아 마신다.
서석대전망대가 한산하다.
인왕봉으로 가는 길이 활짝 넓은데 포기다.
장불재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 끝에 앉아 남은 맥주 한캔을 마신다.
입석대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깨 위 귀에서 소리가 난다.
벌인가 쫒다가 사진을 계속 찍는데 작은 새 한마리가 앉아 내 귀를 쫒는다.
기분이 좋아 카메라를 셀카로 바꿔 찍어준다.
주푸레 마을의 킨타 쿤테처럼 새와의 대화에 성공하지 못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장불재엔 혼자서 길을 지나는 이들이 보이고 몇은 의자에 앉아 있다.
방송사 송신탑과 통신부대 앞을 지나 너와나목장으로 내려간다.
건너 백마능선 바위에 철쭉은 아직 피지 않았으리.
지그재그 가파른 길을 내려오다 작은 꽃을 만나 사진을 찍으며 내려온다.
곰적골 그늘 계곡을 따라 용연마을 지나 오니 다리가 아파온다.
아파트에 들어서니 4시다.
바삐 올라 씻고 버스를 타러 나간다.
안내과에 들러 양산동 오소에 찾아가는 버스길이 멀어 전대앞에서 택시르르 잡는다.
동준형님은 벌써 와 계시고 창윤형이 곧 오신다.
셋이서 유쾌하게 술을 마시다 가끔 같이 어울린다는 김유 형님 애기가 나와 내가 전화를 한다.
이미 저녁을 마친 형님이 나오시어 상호 형의 안부를 듣기도 한다.
창윤 형이 내시겠다고 카드를 내는데 이미 들어올 때 부터 동준 형님이 카드를 맡겨두었다고 한다.
당구치러 가는 길에 같이 내려오는데 창윤 형은 계속 나의 택시를 요청한다.
사거리에서 택시가 보여 얼른 타고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