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425) – 변산바람꽃(안양 수리산)
변산바람꽃
2024년 3월 8일(금), 안양 수리산
엊그제 다녀온 안양 수리산을 다시 찾았다.
날이 무척 쌀쌀했다.
내가 갈 때마다 수리산 변산바람꽃은 절정이었다.
안도현의 『100일 동안 쓴 러브레터』(2003, 태동출판사)에서 시문 몇 개를 골라 함께 올린다.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마치 내가
손에 열쇠 두 개를 쥐고 있는 듯이 : 기쁨의 미래―
불쌍하고 엉망진창인 운명―
내 사랑은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두 삶을 갖고 있다:
그게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때 당신을 사랑하고,
또 내가 당신을 사랑할 때 사랑하는 이유이다.
—— 파블로 네루다, 『100편의 사랑 소네트』 중에서
태초에 하느님이 여자를 만들 때,
남자의 머리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여자가 남자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남자의 발로 여자의 발을 만들지 않은 이유는
여자가 남자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든 이유는
여자가 항상 남자의 마음 가까이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탈무드』 중에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정호승, 「미안하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한 존재로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보낸 시간이야.”
—— 생텍쥐페리,『어린 왕자』 중에서
어떠한 남자도 결혼을 하면 독립성을 잃어버리고 연애를 하면
더욱 강한 속박에 묶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개인으로서의 자유뿐만이 아니라
자기 신체의 내적인 자유까지도 잃어버린다.
여자는 남자보다 약한데, 나는 어떤 종류의 약함도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혁명사업을 하면서 살아야지 계집애나 돌보며 살 수는 없었다.
—— 님 웨일즈, 소설 『아리랑』 중에서
“금방 가야 할 걸
뭐 하러 내려왔니?”
엄마는
시골에 홀로 계신
외할머니의 봄눈입니다.
눈물 글썽한 봄눈입니다.
—— 유희윤, 동시 「봄눈」 중에서
1. 계산하지 말 것
2. 후회하지 말 것
3. 되돌려 받으려 하지 말 것
4. 조건을 달지 말 것
5. 다짐하지 말 것
6. 기대하지 말 것
7. 의심하지 말 것
8. 비교하지 말 것
9. 남기지 말 것
10. 운명에 맡길 것
—— 김대균, 산문 『사랑의 팡세』 중에서, ‘사랑의 십계명’
첫댓글 그 사이에 변산바람꽃이 더 성숙해졌네요.
구경 잘 했습니다.
납작 엎드려 변산바람꽃과 눈맞춤할 때는
온 우주가 환희에 가득찬 것 같습니다.^^
작품 입니다 ^&^
아재비고개에 가서 멋지게 찍어오시기를 기대합니다.^^
예쁜 작품이네요^^,,,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금은 아쉽습니다ㅠㅠ
실지에 가서 보면 더욱 예쁩니다.
그런데 화무십일홍이라고 열흘 지나면 시들고 만다고 하도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