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9일 목요일.
비가 그친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북한(삼각)산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진관사에서 비봉으로 올라갔다가 응봉 능선으로 하산을 하기로 합니다.
이틀 동안 계속 비가 내린 서울.
비 온 뒤에는 시야가 아주 좋아져서 북한산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볼 수 있다고...
승합차로 서울 강서구에서 이동하는데 부슬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산행 일행인 직장동료 7명 중 2명이 우의나 방수 자켓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관사
에 도착해서도 계속 비가 오면 2명은 산행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진관사에 도착해보니 비가 말끔하게 그쳐 있습니다.
다들 장비를 챙기며 분주한 가운데 제일 고참이신 선배님(빨간색을 무척 좋아하는)은 배낭도 없
이 뻘쭘하게 서 계십니다.
비가 왔으면 밑에서 술이나 빨으(?)면서 기다리시겠다던 분.
막상 비가 그치자 무척이나 아쉬워 하셨습니다.
기슴에 단 수건 한장.
밀레 화곡점 사장님이 후원해 주셨습니다.
시원한 계곡길로 산행 시작.
시계를 보니 아침10시 30분입니다.
산 정상부는 온통 안개로 자욱.
시간이 지나면서 걷히리라 기대해 봅니다.
7명 중 2명이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총각이고 40대 중반이 1명, 후반이 3명 그리고 50대 초반이
1명이었는데 그들 중 총각 2명이 올라가면서 제일 힘들어 했습니다.
얼굴이 노래지고 어지럽다고 하소연하여 산행을 중단할 위기까지도 갔으나 다행히도 쉬면서 기
력을 회복하였습니다.
평소에 꾸준한 산행을 하지 않은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산행을 힘들어 합니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는 산행에 자주 동참하시길...
드디어 비봉 능선 정상에 도착.
사진을 보며 북한산 봉우리들을 눈에 익힙니다.
사모바위 앞에서 단체사진.
사방이 온통 안개로 자욱합니다.
사진빨은 기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모바위 앞 응봉능선 길목에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
이곳에서 바라보는 백운대 방향의 전경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오늘은 안개만 자욱하군요.
작년 여름에 그 소나무 옆에서 바라 본 백운대 방향.
우리나라 명승 제10호로 지정된 삼각산.
삼각산(三角山)은 북한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산봉으로서 백운대(白雲臺, 836.5m), 인수봉(人壽峰, 810.5m), 만경대(萬鏡臺, 787.0m)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 중국으로 끌려가면서 남긴 김상헌의 싯귀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 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어찌됐든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남자들만의 산행이지만 이토록 빈약할수가...
삶은 계란, 족발, 고추장볶음소고기통조림, 떡, 막걸리 그리고 소주 한 병.
지나가던 여인 2명이 우리의 식단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막걸리 한 잔씩 권해주면서 같이 식사를 하자고 유인(?)해 봅니다.
다행히도 응해주시는 바람에 밥을 얻어 먹을수가 있었습니다.
식사 후 응봉능선으로 하산 시작.
비 온 뒤 바위가 미끄러워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같이 식사를 한 여인들.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1단지에 사시는데 근처 용왕산에 자주 가신다고...
안개로 자욱하지만 나름 운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절벽 앞에서 조용히 참선중인 산객.
그 옆을 우리는 매우 시끄럽게 떠들며 지나갔습니다.
등산로 절벽길에는 로프나 쇠줄을 설치해서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자신의 분수를 잘 알고 있는 저 포함 4명이 포기한 가운데 분수를 모르는 3명의 남자가 사진 콘테
스트를 열기로 했습니다.
콘테스트 제목은 "누가누가 더 멋있나"입니다.
참가번호 1번.
40대 후반.
릿지산행을 포함한 트래킹에 아주 능숙하며 가끔 암벽등반도 하는 산악인.
술을 전혀 못하나 술자리에 꼭 끼는 사람.
하산 뒷풀이 후 운전대를 잡고 우리를 바래다주는 자상한 사람.
등산 장비를 보는 안목이 매우 높은 사랍입니다.
참가번호 2번.
40대 후반.
인수봉 등 암벽등반만 주로 하는 산악인.
트래킹은 아주 가끔씩.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아주 의심(?)이 많은 사람.
등산 장비를 아주 꼼꼼하게 고르기로 유명합니다.
참가번호 3번.
30대 초반.
산행보다는 주로 게임에 몰두하는 게임맨.
트래킹은 아주 가끔씩 그것도 뒷풀이가 아주 맛있는 음식으로 예정되어 있을때만.
키도 크고 잘 생겼는데 이상하게 여자들한테 잘 차이는 스타일.
웃음이 해맑고 건전한 사고방식의 노총각.
백운대 방향을 배경으로 한 사진 콘테스트.
누가 멋있는지 추천해 주세요.
추첨을 통해 1등을 한 사람과 동행한 멋진 산행을 주선해 드리겠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하는 뒷풀이도...
소나무와 함께 하는 멋진 풍경.
저 아래로 우리가 원점회귀할 진관사가 보이고 있습니다.
이 두사람.
그리고 이 두사람.
내려가는 내내 붙어 걸으면서 계속 이야기 꽃.
무슨 할 얘기가 그리도 많으신지...
혹시 작업?
진관사 뒤편의 아름다운 소나무 밭.
이 사람 사진찍는 자세가?
그 뒤로는 비석 거북이 눈을 한참 들여다 보는 여인.
거북이 눈에 뭐가 들어갔나?
진관사는 특이하게도 돌담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진관사(津寬寺)
서울시 은평구 진관외동 삼각산 북쪽에 있는 사찰.
신라 진덕왕 때 원효가 삼천사(三川寺)와 함께 창건하여 신혈사(神穴寺)라 했다. 고려 현종이 어
릴 적에 자신을 왕태후의 암살 기도(企圖)로부터 구해준 신혈사의 승(僧) 진관의 은혜에 보답하고
자 신혈사 자리에 대가람을 세우고 진관사라 했다. 그뒤 1463년(세조 9) 화재로 소실된 것을 1470
년(성종 1) 벽운(碧雲)이 중건했다. 이후에도 몇 번의 중수가 있었으며, 6·25전쟁 때 나한전 등 3
동만 남기고 모두 불탔다. 1964년 재건을 시작해 현재 대웅전· 명부전· 나한전· 독성각(獨聖閣)· 칠
성각· 홍제루(弘濟樓)· 종각· 일주문· 선원· 대방(大房) 등이 있으며 비구니의 수도도량으로 이용하
고 있다.(이상 자료출처: 다음 백과사전).
이제 우리는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 북한산을 떠납니다.
뒤풀이를 하기 위해.
시계를 보니 오후2시 10분.
약3간 40여분의 즐겁고 시원했던 산행길이었습니다.
진관사를 내려오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잠시 멈춰 서 봅니다.
웅장한 물소리에 정신을 빼앗길 정도.
그 유명한 진관사계곡입니다.
계곡물이 바위에 걸리고 부딪치며 쏟아지는 청량한 소리가 머리속의 혼탁함을 걷어갑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7동에 위치한 "여자만"이라는 장어집.
여자들만 오라는 곳이 아닙니다.
궁금해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여자만(汝自灣)은 전남 고흥의 만 이름이라는군요.
일제시대때부터 순천만이라고 부른다지요?
행정구역 상으로 순천만은 순천시 해룡면 와온(臥溫) 해변부터 순천시 별량면 화포(花浦) 해변까
지의 바다를 말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순천만의 옛 이름 여자만의 유래는?
조선시대의 기록 <낙안읍지(樂安邑志)>에서 지금의 순천만 일대를 "여자만(汝自灣)"이라고 표기
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여자 섬(島)'까지가 낙안군(郡) 남아면(面) 관할이었
다는 근거 자료에 따라 순천만의 옛이름이 여자만(汝自灣)이었다는군요.
아무튼 맛있고 값싼 장어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
왼쪽부터 간장양념구이, 고추장양념구이 그리고 소금구이.
취향대로 먹으면 됩니다.
맛있게도 싸 먹는군요.
지쳐 있던 총각 2명의 얼굴에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우리도 덩달아 힘이 나는것 같군요.
다음에 있을 멋진 산행을 기대하면서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