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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견망월(孤臺見明月)
누대에 홀로 올라 밝은 달만 바라본다는 뜻이다.
孤 : 외로울 고(子/5)
臺 : 대 대(至/8)
見 : 볼 견(見/0)
明 : 밝을 명(日/4)
月 : 달 월(月/0)
출전 : 장융(張融) 별시(別詩)
이 성어는 중국 남북조시대, 남조(南朝)의 제(齊)나라의 시인 장융(張融)의 별시(別詩)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別詩 作者/張融
(이별의 시/장융)
白日山上盡
清風松下歇
欲識離人愁
孤臺見明月
흰 구름 산 위에서 흩어지고,
맑은 바람은 소나무 아래에서 머무네.
이별하는 사람 슬픔을 알고저 하면,
누대에 홀로 올라 밝은 달을 바라보게나.
북한이 박대통령의 유엔연설문을 문제 삼으니, 남북이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이 잘 될까 걱정이 되고 있다. 눈물을 흘리며 고대견망월(孤臺見明月)하는 것은 아닌지...
살아생전 가족을 만나고, 고향에 가볼 날을 꿈꾸는 실향민의 슬픔은 언제나 이루어질까?
망향(望鄕)의 시 몇 수
客懷 / 張維
(나그네의 회포/장유)
滿地殘花半作泥
夜來風雨暗前溪
望鄕臺上空惆悵
雲樹千重夢也迷
땅에 가득 떨어진 꽃 반은 진흙 속,
밤사이 앞개울에 풍우 몰아쳤음이라.
망향대에 올라 서니 괜히 슬퍼지는 마음,
구름과 나무 천 겹 만 겹 꿈속에서도 헤매노라.
金晦仲送金晦仲/李瀷
(김회중을 보내며/이익)
聞有南州地盡頭
滄波一面接仙洲
듣자니 남주에 땅이 다한 곳에는, 푸른 물결 한 면이 선주와 닿아 있다지.
十年我已勞思夢
千里君今作倦遊
십 년 동안 나는 꿈속에서도 그리워 했는데, 천리 밖으로 그대는 이제 권유를 떠나는구려.
舊迹行尋騎竹巷
新愁應上望鄕樓
옛 자취는 장차 기죽의 거리에서 찾을 테고, 새 시름에 응당 망향의 누각에 오르겠지.
佗年月出山中路
待我揮鞭約共搜
훗날 월출산 산속의 길에서, 나를 기다려 함께 좋은 경치 유람하세나.
[註]
🔘 권유(倦遊) : 벼슬살이에 싫증이 나는 것이다. 여기서는 지방관으로 먼 길을 가는 것을 뜻한다. 사기(史記) 卷117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에 “장경은 본래 벼슬살이에 싫증이 났다(長卿故倦游)” 하였다.
🔘 기죽(騎竹)의 거리 : 기죽은 죽마(竹馬)를 타고 노는 것으로, 어린 시절에 놀던 곳을 뜻한다.
🔘 망향(望鄕)의 누각 : 가는 길에 누각에 올라 고향 쪽을 바라보는 것이다. 삼국 시대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인 왕찬(王粲)이 형주 자사(荊州刺史) 유표(劉表)의 식객으로 있을 때 성루(城樓) 위에 올라가 울울한 마음으로 고향을 생각하며 지은 등루부(登樓賦)에 “참으로 아름답지만 나의 땅이 아니니, 어찌 잠시인들 머물 수 있으리오(雖信美而非吾土兮 增何足以少留)” 하였다.
🔘 월출산(月出山) : 전라남도 영암(靈巖)에 있는 산으로, 상대방 김회중(金晦仲)의 고향이 이곳에 있었던 것이다.
登樓賦 / 王粲
(등루부 / 왕찬)
登茲樓以四望兮, 聊暇日以銷憂.
누각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니, 잠시 한가한 날을 맞아 울적함을 풀어보고자 함이네.
覽斯宇之所處兮, 實顯敞而寡仇.
누각에서 내 집을 바라봄이여, 훤히 트여 시원함이 비할 데가 없구나.
雖信美而非吾土兮, 曾何足以少留?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지만 내 교향은 아니니, 내 어찌 잠시라도 머물겠는가?
元日書懷 / 丁若鏞
(정월 초하룻날 감회를 적다/정약용)
天末流光疾若馳
말 달리듯 빨리도 세월은 흐르는데,
年年春色到如期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봄은 오네.
朝盤未薄三三韭
아침상에 부추나물도 오르지 않았구나
暮齒今齊七七蓍
나이는 이제 벌써 사십구 세가 되었는데
支父幽憂誰共語
지보의 숨은 걱정 뉘와 함께 얘기할까
堯夫安樂世難知
요부가 느끼던 안락 아무나 알 수 있나.
一溪氷雪寒山裏
시냇물 얼어붙은 차가운 산 속에서
只管紅梅早晩枝
매화가 피고 안 핀 가지나 살펴본다네
養疾山阿側, 蕭然一草堂.
산에 사는 병든 몸, 조용한 초당 한 칸.
藥爐留宿火, 書帙補新裝.
약화로엔 씨불 남겨두고, 책갑은 새것으로 갈았다네.
愛雪愁仍渙, 憐松悶不長.
눈이 좋은데 쉬 녹아 걱정이고, 예쁜 솔은 왜 그리 안 자랄까.
玆丘可終老, 何必丐還鄕
이곳이 여생 보낼 만한데, 고향 찾아 돌아갈 것 뭐 있는가.
[註]
🔘 지보(支父) : 옛날 현자의 이름이다. 요(堯)와 순(舜)이 천하를 맡으라고 지보에게 양보하자, 지보가 대답하기를, “나는 지금 남 모르는 병을 앓고 있어 그 병을 치료중이기 때문에 천하를 맡아 다스릴 여가가 없소.' 하였다고 한다. (高士傳)
🔘 요부(堯夫) : 송(宋)의 소옹(邵雍)의 자(字). 소옹은 유일(遺逸)로 추천을 받아 관직에 제수되었으나 다 불고하고 소문산(蘇門山)에서 독서에만 심취하여 자기 거소를 안락와(安樂窩)라고 이름하고 자호를 안락 선생(安樂先生)이라 하였다. (宋史 卷427)
⏹ 고대견명월(孤臺見明月)
부모형제, 이른바 가족은 천륜(天倫)이다. 혈통으로 연결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 것이다. 맹자는 이를 인의예지락(仁義禮智樂)으로 빗대 풀이했다.
맹자는 말했다. “인(仁)의 진수(眞髓)는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이고, 의(義)의 진수는 형을 잘 따르는 것이며, 지(智)의 진수는 이 두 가지를 잊지 않고 행하는 것이고, 예(禮)의 진수는 이 두 가지를 조절하고 글로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며, 악(樂)의 진수는 이 두 가지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이처럼 부모형제와의 관계는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덕목인 인의예지를 배우게 한다. 인의예지를 통해 가족의 소중한 가치에 눈 뜨게 된다. 가족 중에서도 부모는 뿌리이고 생명의 원천이기에 존경과 모심에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된다.
하지만 적잖은 이들은 부모 생존 시엔 부모의 ‘큰 자리’를 모르고 살다가, 부모를 먼저 보내거나 타향 객지살이를 오래 하면 부모와 고향 생각에 사무쳐 눈물을 훔치곤 한다.
북송 중기의 대학자 정이(程이)에게 어떤 사람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안 계신데 생일잔치를 성대하게 하는 게 이치에 맞는가?’라고 물었다.
정이는 “부모님이 아니 계시면 생일에 갑절로 비통해야 마땅하다(人無父母 生日當倍悲痛)”고 답했을 정도다.
살아생전 가족을 만나고, 고향에 가볼 수 있을까? 가슴 아픈 사람들이 이 땅에는 적잖다. 그 가운데서도 이산의 슬픔을 뉘에게 비하랴.
여느 사람들은 추석이나 설날이면 귀성길에 오르고, 고향이 안겨준 정을 듬뿍 안고 돌아오곤 한다. 하지만 북녘에 고향을 둔 1000만 실향민들은 명절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눈물의 망향가만 부를 뿐이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저 하늘 저 산 아래 아득한 천리,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
또 한번 금강산에서 남북 각각 100명씩 극소수의 이산가족 만남이 있다. 상봉 문호를 대폭 넓혀야 하겠다. 그러지 않으면 “누대에 홀로 올라 밝은 달만 바라보네(孤臺見明月)”(중국 남조 제나라 장융의 ‘이별시’)라는 통한의 노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 孤(외로울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 어린 아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적다는 뜻을 가진 瓜(과, 고)로 이루어졌다. 아버지를 여읜 의지할 곳 없는 아이, 고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孤자는 '외롭다'나 '의지할 데가 없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孤자는 子(아들 자)자와 瓜(오이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瓜자는 덩굴줄기에 매달려 있는 열매를 그린 것이다. 孤자는 이렇게 열매가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모습을 그린 瓜자에 子자를 결합한 것으로 '외롭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열매가 홀로 매달려 있는 모습을 외롭고 고독한 아이와 연관시킨 것이다. 그래서 孤(고)는 (1)왕후(王侯) 자신(自身)의 겸칭(謙稱) (2)고려(高麗) 25대 충렬왕(忠烈王) 2년 이후 짐(朕)의 고친 이름 등의 뜻으로 ①외롭다, 의지할 데가 없다 ②떨어지다, 멀다 ③고아로 만들다 ④불쌍히 여겨 돌보다, 염려하다 ⑤버리다, 벌하다 ⑥저버리다, 배반하다 ⑦작다 ⑧고루(固陋)하고 무지하다 ⑨어리석다 ⑩고아(孤兒) ⑪나랏일을 하다 죽은 이의 자식(子息) ⑫늙어 자식(子息)이 없는 사람 ⑬벼슬의 이름 ⑭나, 왕후(王侯)의 겸칭(謙稱) ⑮단독(單獨) ⑯홀로, 하나, 외따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홑 단(單), 외로울 혈(孑), 홀로 독(獨)이다. 용례로는 홀로 의지할 데가 없음을 고개(孤介), 한 자루의 칼을 고검(孤劍), 멀리 보이는 하나의 빛을 고광(孤光), 번성하지 못하여 외로움을 고단(孤單), 외따로 있는 성을 고성(孤城), 부모없이 홀로 된 아이를 고아(孤兒), 외로운 나그네를 고객(孤客), 외딴 섬을 고도(孤島), 홀로 시름함을 고수(孤愁), 쓸쓸하고 외로움을 고적(孤寂), 홀로 잘 때의 외로운 베개를 고침(孤枕), 외롭고 쓸쓸한 생각을 고회(孤懷), 외롭고 가난하여 궁핍함을 고궁(孤窮), 주위에 마음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혼자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는 상태를 고독(孤獨),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는 것을 고립(孤立), 보고 들은 것이 없어 하는 짓이 어울리지 않고 용렬함을 고루(孤陋),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고근약식(孤根弱植), 외로운 홀몸을 일컫는 말을 고독단신(孤獨單身), 고립되어 도움을 받을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고립무원(孤立無援), 외롭고 의지할 데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고립무의(孤立無依),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고립지세(孤立之勢), 외딴 성이 해가 지려고 하는 곳에 있다는 뜻으로 도움이 없이 고립된 상태 또는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쓸쓸한 심경을 이르는 말을 고성낙일(孤城落日),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 또는 상대 없이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고장난명(孤掌難鳴), 후원이 없는 외로운 군대가 힘에 벅찬 적군과 맞서 온힘을 다하여 싸움 또는 홀로 여럿을 상대로 싸움을 일컫는 말을 고군분투(孤軍奮鬪),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일컫는 말을 오상고절(傲霜孤節), 닭의 무리 가운데 한 마리의 학이란 뜻으로 많은 사람 가운데 뛰어난 인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군고학(鷄群孤鶴) 등에 쓰인다.
▶️ 臺(대 대)는 ❶형성문자로 台(대)는 간자(簡字), 坮(대)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이를 지(至; 이르다, 도달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지(之의 본자, 대)와 高(고)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사방을 바라보기 위한 높은 건물, 관청 등의 건물을 말한다. 따라서 널리 물건을 놓는 받침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臺자는 '무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臺자는 高(높을 고)자와 至(이를 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高자는 높은 건물을 그린 것으로 '높다'나 '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臺자는 본래 주위의 동정을 살피는 망루나 높은 단상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래서 臺자는 높은 건축물을 뜻하는 高자와 至자를 결합해 '높은 곳에 이르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이 올라가 있을 정도의 높고 평평한 곳을 뜻하기 때문에 '무대(舞臺)'나 '돈대(墩臺)'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臺(대)는 (1)차(車)나 항공기(航空機), 기계(機械) 같은 것의 수를 세는 데 쓰는 말 (2)수(數), 연수(年數), 액수(額數) 따위의 다음에 쓰여 그 대체의 범위(範圍)를 나타내는 말 (3)흙이나 돌 같은 것으로 높이 쌓아 올리어 사방(四方)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곳 (4)물건을 받치거나 올려 놓는 물질(物質)의 통틀어 일컬음 등의 뜻으로 ①대(높고 평평한 건축물) ②돈대(墩臺: 높게 두드러진 평평한 땅) ③무대(舞臺) ④받침대 ⑤탁자 ⑥마을 ⑦성문(城門) ⑧방송국(放送局) ⑨능 ⑩어른 ⑪남의 존칭(尊稱) ⑫횟수(回數)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주위의 지형보다 높고 평평한 넓은 땅을 대지(臺地), 어떤 사항을 기록하는 토대가 되는 장부를 대장(臺帳), 무대 위에서 각본에 따라 배우가 연극 중에 하는 말을 대사(臺詞), 연극의 상연이나 영화의 촬영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각본을 대본(臺本), 차량 따위의 수를 대수(臺數), 남의 얼굴의 존칭을 대안(臺顔), 높은 지위를 대위(臺位), 그림이나 사진 등을 붙이는 데 쓰이는 바탕이 되는 두꺼운 종이를 대지(臺紙), 주위의 동정을 살피려고 세운 높은 대를 망대(望臺), 높게 쌓아 올린 대를 축대(築臺), 흙으로 쌓아올린 높은 대를 토대(土臺), 노래나 춤 연극 따위를 하기 위하여 마련된 곳을 무대(舞臺), 억으로 헤아릴 만큼 많음을 억대(億臺), 무엇을 얹기 위하여 밑에 받쳐 세운 구조물을 가대(架臺), 담이나 집채 따위 건물이나 구조물 아랫도리의 지면에 터전을 잡고 돌로 쌓은 부분을 지대(址臺), 바다 밑바닥이 대지를 이룬 지형을 해대(海臺), 거울을 달아 세운 화장대의 한가지를 경대(鏡臺), 술잔을 받치는 접시 모양의 그릇을 잔대(盞臺), 촛대로 초를 꽂아 놓는 기구를 촉대(燭臺), 다리의 양쪽 맨 끝을 괸 기둥을 교대(橋臺), 양궁에서 활을 쏘는 발사 위치의 대를 사대(射臺), 대뜰에서 윗사람의 명령을 받아 전달하는 일을 대상청령(臺上聽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라는 뜻으로 임기응변으로 어려운 일을 처리한다는 말을 하석상대(下石上臺), 높은 누대와 넓은 집이라는 뜻으로 크고도 좋은 집을 이르는 말을 고대광실(高臺廣室), 감옥살이로 고생하는 신세라는 말을 장대뇌상(杖臺牢上) 등에 쓰인다.
▶️ 見(볼 견, 뵈올 현)은 ❶회의문자로 见(견)은 간자(簡字)이다. 안석궤(几; 책상)部는 사람을, 目(목)은 눈을 뜻한다. 見(견)은 눈의 기능으로, 보는 일을 말하는데, 이쪽으로 부터 보는 것을 視(시), 저쪽으로 부터 나타나 보이는 것을 見(견)으로 나누어 썼다. ❷회의문자로 見자는 ‘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見자는 目(눈 목)자와 儿(어진사람 인)자가 결합한 것이다. 見자의 갑골문을 보면 人(사람 인)자에 큰 눈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물을 보는 눈을 강조해 그린 것으로 ‘보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한자에서는 目자가 주로 ‘눈’과 관련된 뜻으로 쓰이고 있다면 見자는 ‘보다’와 같이 보는 행위에 주로 쓰이고 있으니 차이점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또 예전에는 見자가 現(나타날 현)자 대신 쓰인 적이 있기에 ‘나타나다’나 ‘보이다’와 같은 의미도 있다. 이때는 ‘현’으로 발음한다. 다만 見자의 기본 의미는 ‘보다’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보는 것’이나 ‘보이는 것’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見(견, 현)은 ①보다 ②보이다 ③당하다 ④견해 그리고 ⓐ뵙다(현) ⓑ나타나다(현) ⓒ드러나다(현) ⓓ보이다(현) ⓔ소개하다(현) ⓕ만나다(현) ⓖ현재(현) ⓗ지금(현) 등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타날 현(現), 볼 시(視), 뵐 근(覲), 볼 관(觀), 뵐 알(謁), 나타날 현(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숨을 은(隱)이다. 용례로는 보고서 깨달아 앎을 견해(見解), 듣거나 보거나 하여 깨달아 얻은 지식을 견문(見聞), 남에게 거절을 당함을 견각(見却), 실지로 보고 학식을 넓힘을 견학(見學), 남의 일을 보고 배워서 실지로 연습하는 것을 견습(見習), 사물을 관찰하는 입장을 견지(見地), 남에게 미움을 받음을 견오(見忤), 얼른 스쳐 봄을 별견(瞥見), 분실이나 유실을 당함을 견실(見失), 책망을 당함을 견책(見責), 마음에 생각하는 점을 의견(意見),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알려지지 아니한 것을 찾아냄을 발견(發見),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편견(偏見), 서로 다른 의견을 이견(異見), 남의 일에 간섭함을 참견(參見), 사물을 식별하고 관찰하는 능력을 식견(識見), 무슨 일이 있기 전에 미리 짐작함을 예견(豫見), 보고 헤아리는 생각이나 올바로 인식하거나 올바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소견(所見), 신분이 높은 사람이 공식적으로 손님을 만남을 접견(接見), 지체 높은 사람을 찾아 뵙는 일을 알현(謁見), 임금께 나아가 뵈옴을 진현(進見),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뜻에서 지나친 욕심을 절제함 또는 대의를 위해서 부귀영화를 돌보지 않는다는 의미의 말을 견금여석(見金如石),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을 견리사의(見利思義), 모기를 보고 칼을 뺀다는 뜻으로 보잘것없는 작은 일에 지나치게 큰 대책을 세움 또는 조그만 일에 화를 내는 소견이 좁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견문발검(見蚊拔劍), 위험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나라의 위태로운 지경을 보고 목숨을 바쳐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견위수명(見危授命), 항상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견요어장(見堯於墻), 물건을 보면 욕심이 생긴다는 말을 견물생심(見物生心), 나라의 위급함을 보고 몸을 바친다는 말을 견위치명(見危致命), 눈앞의 이익을 보면 탐내어 의리를 저버림을 일컫는 말을 견리망의(見利忘義), 보고 들은 바가 꼭 같음을 일컫는 말을 견문일치(見聞一致), 착한 일을 보기를 마치 목마른 것같이 하라는 뜻의 말을 견선여갈(見善如渴), 착한 일이나 착한 사람을 보면 그것을 따르라는 뜻의 말을 견선종지(見善從之), 토끼를 발견한 후에 사냥개를 놓아서 잡게 하여도 늦지 않다는 뜻으로 사태의 진전을 관망한 후에 응하여도 좋다는 말을 견토방구(見兔放狗), 보고도 못 먹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탐나는 것이 있더라도 이용할 수 없거나 차지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견이불식(見而不食), 달걀을 보고 닭이 되어 울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지나치게 성급한 것을 이르는 말을 견란구계(見卵求鷄), 눈으로 직접 보니 들었던 것보다 못하다는 뜻으로 헛된 명성을 비유하는데 사용되는 말을 견불체문(見不逮聞), 보는 것이 탈이란 뜻으로 보지 않아서 모르고 있으면 그만인데 눈으로 보면 무엇인가 문제가 생겨 우환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견물우환(見物憂患), 사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기쁘다는 뜻으로 어렸을 때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견렵심희(見獵心喜) 등에 쓰인다.
▶️ 明(밝을 명)은 ❶회의문자로 날 일(日; 해)部와 月(월; 달)의 합해져서 밝다는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明자는 ‘밝다’나 ‘나타나다’, ‘명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明자는 日(날 일)자와 月(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낮을 밝히는 태양(日)과 밤을 밝히는 달(月)을 함께 그린 것이니 글자생성의 의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밝은 빛이 있는 곳에서는 사물의 실체가 잘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明자는 ‘밝다’라는 뜻 외에도 ‘명료하게 드러나다’나 ‘하얗다’, ‘똑똑하다’와 같은 뜻까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明(명)은 (1)번뇌(煩惱)의 어둠을 없앤다는 뜻에서 지혜 (2)진언(眞言)의 딴 이름 (3)사물의 이치를 판별하는 지력(智力)으로 이치가 분명하여 의심할 것이 없는 것 (4)성(姓)의 하나 (5)중국 원(元)나라에 뒤이어 세워진 왕조(王朝)로 태조(太祖)는 주원장(朱元璋) 등의 뜻으로 ①밝다 ②밝히다 ③날새다 ④나타나다, 명료하게 드러나다 ⑤똑똑하다 ⑥깨끗하다, 결백하다 ⑦희다, 하얗다 ⑧질서가 서다 ⑨갖추어지다 ⑩높이다, 숭상하다, 존중하다 ⑪맹세하다 ⑫밝게, 환하게, 확실하게 ⑬이승, 현세(現世) ⑭나라의 이름 ⑮왕조(王朝)의 이름 ⑯낮, 주간(晝間) ⑰빛, 광채(光彩) ⑱밝은 곳, 양지(陽地) ⑲밝고 환한 모양 ⑳성(盛)한 모양 ㉑밝음 ㉒새벽 ㉓해, 달, 별 ㉔신령(神靈) ㉕시력(視力) ㉖밖, 겉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밝을 금(昑), 밝을 돈(旽), 밝을 방(昉), 밝을 오(旿), 밝을 소(昭), 밝을 앙(昻), 밝을 성(晟), 밝을 준(晙), 밝을 호(晧), 밝을 석(晳), 밝을 탁(晫), 밝을 장(暲), 밝을 료(瞭), 밝힐 천(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꺼질 멸(滅), 어두울 혼(昏), 어두울 암(暗)이다. 용례로는 명백하고 확실함을 명확(明確), 밝고 맑고 낙천적인 성미 또는 모습을 명랑(明朗), 분명히 드러내 보이거나 가리킴을 명시(明示), 분명하고 자세한 내용을 명세(明細), 밝고 말끔함을 명쾌(明快), 밝음과 어두움을 명암(明暗), 명백하게 되어 있는 문구 또는 조문을 명문(明文), 밝은 달을 명월(明月), 분명하고 똑똑함을 명석(明晳), 세태나 사리에 밝음을 명철(明哲), 똑똑히 밝히어 적음을 명기(明記), 일정한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풀어 밝힘 또는 그 말을 설명(說明), 자세히 캐고 따져 사실을 밝힘을 규명(糾明), 사실이나 의사를 분명하게 드러내서 밝힘을 천명(闡明), 날씨가 맑고 밝음을 청명(淸明), 흐리지 않고 속까지 환히 트여 밝음을 투명(透明), 틀림없이 또는 확실하게를 분명(分明), 마음이 어질고 영리하여 사리에 밝음을 현명(賢明), 어떤 잘못에 대하여 구실을 그 까닭을 밝힘을 변명(辨明), 의심나는 곳을 잘 설명하여 분명히 함을 해명(解明), 의심할 것 없이 아주 뚜렷하고 환함을 명백(明白),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불을 보는 것 같이 밝게 보인다는 뜻으로 더 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는 말을 명약관화(明若觀火),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사념이 전혀 없는 깨끗한 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명경지수(明鏡止水), 새를 잡는 데 구슬을 쓴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명주탄작(明珠彈雀), 아주 명백함이나 아주 똑똑하게 나타나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말을 명명백백(明明白白), 맑은 눈동자와 흰 이라는 말을 명모호치(明眸皓齒) 등에 쓰인다.
▶️ 月(달 월)은 ❶상형문자로 언제나 둥근 날 일(日; 해)에 비하여 차고 이지러짐이 있으므로 초승달 혹은 반달의 모양을 글자로 삼았다. ❷상형문자로 月자는 초승달을 그린 것이다. 보름달은 ‘해’와 외형상 차이가 없으므로 초승달을 그려 ‘달’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을 뜻하는 日자가 ‘시간’이나 ‘태양의 작용’에서 연상되는 글자를 만드는 반면 月자는 달이 차오르고 지는 주기성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월경(月經)이라고 하면 여성의 생리를 뜻하고 매달은 ‘주기적인 달’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月자가 부수로 쓰였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肉(고기 육)자의 변형자가 月자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육달 월’이라고 한다. 그래서 비록 月자가 들어간 글자일지라도 肉자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구별할 방법은 ‘月자가 어느 변에 자리 잡고 있는가?’이다. 만약 期자와 같이 우측 변에 위치해 있다면 이것은 ‘달’과 관련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대부분이 肉자의 변형자에 해당한다. 그래서 月(월)은 (1)월요일(月曜日) (2)달 등의 뜻으로 ①달, 별의 이름 ②세월(歲月), 나달, 광음(光陰; 시간이나 세월을 이르는 말) ③달빛 ④달을 세는 단위(單位) ⑤한 달, 1개월 ⑥월경(月經), 경수(經水) ⑦다달이, 달마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일(日)이다. 용례로는 달이 솟아오름을 월출(月出), 그 달의 끝을 월말(月末), 그 달의 처음 무렵을 월초(月初), 그 달의 초하룻날을 월삭(月朔), 다달이 받는 정해진 봉급을 월급(月給), 달에서 비쳐 오는 빛으로 달빛을 월광(月光), 매달 한 차례씩 인쇄물을 발행함 또는 그 간행물을 월간(月刊), 다달이 내는 집세를 월세(月貰), 달떡으로 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든 흰 떡을 월병(月餠), 한자어 숫자 다음에 쓰이어 달수를 나타내는 말을 개월(個月), 해나 달을 단위로 하여 한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세월(歲月), 매달이나 다달이를 매월(每月), 밝은 달을 명월(明月), 아름다운 달을 가월(佳月), 결혼하고 난 바로 다음의 즐거운 한두 달을 밀월(蜜月), 다음에 오는 달을 내월(來月), 달이 뜨는 것을 구경하거나 맞이하는 일을 영월(迎月), 일년 가운데 마지막 달 곧 음력 12월을 계월(季月), 달마다 정례적으로 한 번씩 모이는 모임을 월례회(月例會), 그 달에 정해진 행사를 일컫는 말을 월중행사(月中行事), 한 달에 한번씩 내는 잡지를 일컫는 말을 월간잡지(月刊雜誌), 달 같은 태도와 꽃 같은 얼굴의 뜻으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월태화용(月態花容), 달빛으로 책을 읽는다는 말을 월광독서(月光讀書), 혼인을 중매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월하노인(月下老人), 달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진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성하면 반드시 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월만칙휴(月滿則虧), 달빛은 차고 강물은 맑게 조용히 흐른다는 뜻으로 겨울철의 달빛과 강물이 이루는 맑고 찬 정경을 이르는 말을 월한강청(月寒江淸), 달이 밝으면 별빛은 희미해진다는 뜻으로 한 영웅이 나타나면 다른 군웅의 존재가 희미해짐을 비유한 말을 월명성희(月明星稀), 달은 밝고 바람은 선선하다는 뜻으로 달이 밝은 가을밤의 경치를 형용한 말을 월백풍청(月白風淸), 달이 꽉 차서 보름달이 되고 나면 줄어들어 밤하늘에 안보이게 된다는 뜻으로 한번 흥하면 한번은 망함을 비유하는 말을 월영즉식(月盈則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