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환갑은 北의 '공화국 60돌'에 비하면 얼마나 근사한 잔칫상인가

[노고단]

[하영선칼럼] 대한민국 환갑잔치

北의 '공화국 60돌'에 비하면 얼마나 근사한 잔칫상인가
'지식 복합국가' 비전으로 새로운 건국 자세 다져야

서울대 교수·국제정치학

대한민국 환갑잔치가 화려하게 벌어지고 있다. 아쉬운 것은 한반도 남쪽에서는 건국 60년의 8·15 행사가 치러지고 있고 북쪽에서는 공화국 창건 60돌의 9·9절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더 아쉬운 것은 건국 60년 행사를 둘러싼 찬반논란이다. 환갑이 돼도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축하해야 할 잔칫상의 내용에 합의를 보지 못하고 싸우고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2068년의 다음 환갑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 이번 잔치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다짐해야 할 꿈의 구체적 내용이다.

건국 60년 잔치에 대한 색 바랜 보수와 진보의 논쟁은 해방정국 3년을 방불케 해서 우리를 슬프게 한다. 건국 60년의 의미와 한계는 보다 새로운 미래지향의 시각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건국은 단순한 나라 세우기는 아니다. 한반도에 나라가 세워진 것은 이미 오랜 세월 전이다. 건국의 진정한 의미는 20세기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가 건설하기다. 이러한 노력은 서세동점의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통예의국가 대신 근대부강국가를 건설해 보려 했던 1880년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균세(均勢)와 자강(自强)의 2대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좌절의 일제 식민지 시기를 겪어야 했다. 따라서 올해는 사실상 건국을 위한 두 번째 환갑인 셈이다. 상처투성이의 첫 환갑을 1948년에 치른 것이다.

두 번째 환갑을 맞이하기까지 지난 60년도 순탄한 세월은 아니었다. 20세기 현대국가의 표준인 안보화, 산업화, 민주화를 위해서 대한민국은 안보국가(1948~1960), 안보산업국가(1961~1987), 안보산업민주국가(1988~2007)의 세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역사적 비용을 지불했다. 안보국가의 터를 닦느라 경제와 민주를 제대로 챙길 수 없었고, 안보산업국가 건설과정에서 비민주의 아픔을 겪어야 했으며, 민주화의 정착을 위해서 안보번영국가의 비효율적 추진이라는 시행착오를 감수했다. 이런 비동시적 목표 추진을 통해서 대한민국은 세계의 하객들이 부러워할 만한 환갑잔치 상을 받게 된 것이다. 북한의 공화국 창립 60돌의 초라한 잔칫상과 비교해 본다면 대조적이라고 할 만하다.

본격적 싸움은 이제부터다. 2068년의 세 번째 환갑잔치 상은 2008년 음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21세기 선진국이 되려면 건국 제3기의 새 메뉴에 맞는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새 메뉴의 메인 코스가 그물망국가(세계와의 관계를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엮는 네트워크 국가)이고 지식복합국가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그물망국가로 제3의 환갑을 맞으려면 부지런히 여섯 가지 요리를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 첫째 친미와 반미의 이분법 대신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엮는 이중그물망, 둘째 친북과 반북의 식상한 싸움 대신 21세기 그물망 통일, 셋째 동아시아 민족주의 갈등을 풀기 위한 지역 그물망복합체, 넷째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한국형 세계화, 다섯째 한반도가 겪고 있는 동아시아 현실공간의 제약을 보완하기 위한 사이버공간의 그물망, 여섯째 국내 정치사회의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그물망이다.

동시에 지식복합국가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 건국 제2기의 노력으로 초보적으로 달성한 안보산업민주국가만으로는 제3기 무대의 주역을 맡기는 불가능하다. 20세기의 주메뉴가 안보산업국가였다면 21세기는 환경과 문화요리를 메뉴에 새로 포함시키고 있다. 그리고 모든 요리에 정보지식이라는 필수의 새로운 조미료가 등장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국 제3기의 첫해를 담당하고 있는 주방장과 요리사들이 지난 60년 동안 닳도록 쓴 건국 제2기 메뉴 대신 제3기 메뉴를 제대로 숙지하고 새로운 음식을 정성껏 장만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한반도 8000만, 동아시아 20억, 그리고 세계 67억을 놀라게 하고 감동시켜야 2068년의 성공적 환갑잔치가 가능하다. 우리 주방장의 8·15 경축사가 단순한 말의 성찬이 아니라 진정한 행동의 성찬으로 현실화되려면 무엇보다도 정치인과 관료들이 하루 빨리 건국 2기를 졸업하고 3기에 입학해야 한다.

입력 : 2008.08.15 22:05 / 수정 : 2008.08.15 23:19

[노고단]

자유를 수호한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대통령에게 감사합니다

[자다깨다]

고약한 이웃을 만나 36년 뒤로 미뤄진 대한민국 역사, 독도마져 빼앗으려고 무법하는 고약한 이웃이 괴씸하도다

[바람돌이]

잘 될것입니다. 북한과 비교조차 하지마세요. 그곳은 생지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