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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채권 투자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신용스프레드가 회사채에 대한 투자 유인으로 작용하며 발행 여건이 원활한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시장금리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회사채 발행사는 더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게 되었다. 발행금리가 만기도래금리를 상당폭 상회하면서 회사채 발행에 따른 기업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중기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겠으나 빠른 속도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감안할 때 당분간 회사채 발행기업의 이자부담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기업의 차환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비금융기업의 최근 재무지표를 살펴보면 유동성 상황이 여유롭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유 자금으로 만기도래 회사채를 상환하기보다는 유동성 관리를 위해 차환에 나서는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차환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시장금리가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원활한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신용위험이 확대되는 경우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으므로 기업들은 유동성 관리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고 자금조달 여건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취약기업은 실적 악화에 더하여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취약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불안에 적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원활한 발행 여건을 바탕으로 회사채 발행이 큰 폭 증가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통상 기관투자자의 자금집행 등으로 연초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는데, 이러한 연초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올해 회사채 발행은 이전에 비해 완연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그림 1>). 신용등급 AA-이상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A+이하의 발행도 함께 늘어나며 회사채 발행 여건이 전반적으로 원활한 모습이다. 기관투자자의 회사채 투자수요가 이어지면서 발행기업은 계획 대비 자금조달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신용등급 AA-이상과 A+이하 그룹은 당초 발행 예정금액의 각각 163%, 177% 수준으로 증액하여 회사채를 발행하였다.
위와 같이 회사채 발행 여건이 원활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먼저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데 기인한다(<그림 2>).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연내 시작될 것으로 시장의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로 인한 시장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은 채권에 대한 투자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격차(신용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회사채에 대한 투자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신용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었던 2022년 10월 이후 회사채 표면금리(coupon rate)가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채 투자를 통해 무위험채권에 해당하는 국고채 대비 추가적인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을 수 있는데, 2022년 10월 이후 국고채와 회사채에 대한 투자 성과를 비교해 보면(<그림 3>) 회사채가 더 높은 투자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채 발행기업의 이자부담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며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기업의 회사채 활용도가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시장금리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회사채 발행사는 더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게 되었다. <그림 4>는 회사채 신용등급 그룹별 발행금리와 만기도래금리 추이를 비교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발행금리가 만기도래금리를 상당폭 상회하면서 회사채 발행에 따른 기업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중기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겠으나 빠른 속도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감안할 때1) 당분간 회사채 발행기업의 이자부담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2) 기업의 차환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비금융기업의 최근 재무지표를 살펴보면(<표 1>), 유동비율과 현금보유비중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유동성 상황이 여유롭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유 자금으로 만기도래 회사채를 상환하기보다는 유동성 관리를 위해 차환에 나서는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기업은 차입금의존도가 다소 높아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 차환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기업 자금조달에 대한 시사점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큰 폭 증가하면서 차환을 위한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를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바탕으로 시장금리가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원활한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신용위험이 확대되는 경우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으며 기관투자자의 연초 자금집행 효과 소멸시 회사채 투자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유동성 관리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고 자금조달 여건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신용등급별 발행사의 회사채 금리 분포를 살펴보면(<그림 5>), 신용등급이 낮은 그룹일수록 그룹 내 금리 편차(dispersion)가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는 저신용 기업일수록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악화시 이자비용이 가파르게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건설사 등 업황이 부진한 취약기업은 실적 악화에 더하여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취약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불안에 적시 대응할 필요가 있다.
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을 고려할 때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2024년 2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 기자간담회).
2) 일반 회사채(공모 및 사모 발행 포함) 만기도래 규모: ‘22년 54.9조원 → ‘23년 58.6조원 → ‘24년 69.9조원 (자료: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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