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 재택근무 미끼로 개인정보 탈취 면접 없으면 의심해야
채용됐으니 맥북 사라 구직자 두 번 울리는 신종 장비 강매 기승
전 세계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최대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LinkedIn)이 최근 사기 범죄의 온상으로 악용되고 있어 한인 구직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스포키오 등 관련 업계 분석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검증된 플랫폼이라는 링크드인의 신뢰도를 역이용해 구직자들의 개인정보와 금전을 노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가짜 리크루터다. 이들은 재직 중인 사용자에게 접근해 경력에 완벽한 자리가 있다며 이직을 제안한다. 현 직장보다 월등히 높은 급여, 전면 재택근무, 사이닝 보너스 등 거절하기 힘든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직자가 미끼를 물면 고용 계약서 작성을 빌미로 사회보장번호나 은행 계좌 등 민감한 금융 정보를 요구해 신분을 도용한다.
가짜 채용 공고 역시 기승을 부린다. 특별한 경력이나 자격 요건 없이도 고수익과 복지를 보장한다고 광고해 최대한 많은 지원자를 끌어모으는 방식이다. 지원서를 제출하면 채용 절차를 밟는 척하며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교육비 명목의 온보딩 비용을 요구한 뒤 잠적한다.
금전적 피해가 가장 큰 유형은 장비 강매 사기다. 채용이 확정됐다며 업무에 필요한 맥북이나 모니터 등을 특정 업체에서 구매하라고 지시한다. 이후 회사 측에서 실수로 보냈다며 실제 물품 가격보다 많은 금액의 수표를 보내고 차액을 반환해달라고 요구한다. 피해자가 차액을 송금하면 며칠 뒤 회사가 보낸 수표는 부도 처리되고 피해자는 장비 구매비와 송금한 차액 모두를 날리게 된다.
기업 임원 등을 겨냥한 '웨일링(Whaling)' 공격도 경계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피싱과 달리 CEO·CFO 같은 특정 인물을 표적으로 삼아 정교하게 파고드는 방식이다. 도용한 프로필이나 가짜 계정으로 신뢰를 쌓은 뒤 악성 링크를 보내 기업 시스템에 침투하거나 기밀을 빼내는 수법이다.
이외에도 사업 파트너를 가장해 투자를 유도하는 투자 사기, 지인의 계정을 해킹해 돈을 빌리거나 링크 클릭을 유도하는 해킹 계정 사기 등 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는 사기 피해를 막으려면 몇 가지 신호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메시지에 문법 오류와 오타가 많다든지, 터무니없이 높은 급여를 미끼로 빠른 결정을 요구한다든지, 화상·대면 면접 없이 채용을 확정하는 경우라면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채용 제안이나 비즈니스 제안이 왔을 때는 상대의 프로필을 검색해 실존 인물인지, 활동 패턴이 봇처럼 보이지 않는지 여러 경로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