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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문학으로 읽는 레위기〉는 평소에 레위기를 읽으면서 의문점이 들었던 많은 사항에 대해 인류학적 배경에서 논리적으로 설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즐거운 독서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시공간적 거리감으로 인해 신학교나 교회에서나 인기가 없었던 레위기가 사실은 명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선생이나 길잡이가 없어서 소외되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레위기를 접근할 때, 레위기는 잘 알지 못하던 고대 이스라엘을 호기심 많은 여행가나 탐험가가 되어 관찰하는 기분이 들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만약 레위기라는 책에 완전히 문외한인 비기독교인이 본 책을 읽는다면,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생소한 문화를 탐험하는 탐험가나 적어도 이국적인 문화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후, 그 문화를 제대로 한번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경우처럼, 레위기라는 책을 본격적으로 한번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저자 소개
메리 더글러스
메리 더글라스(1921-2007년)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신의 사회인류학자다. 더글라스는 콩고의 렐레 부족 마을에 가서 연구하였고, 1963년 그 결과물인 〈The Lele of the Kasai〉를 출판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더글라스는 레위기와 민수기에 나타난 정결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결실이 바로 1966년에 출간한 〈순수와 위험〉이다. 더글라스는 25여 년간 런던 대학에서 사회인류학 교수로 재직하였고, 그 후 미국에서 11년간 노스웨스턴 대학과 프린스턴 대학에서 재직하면서 연구하였다. 더글라스는 죽기 1년 전, 대영제국 훈장 2등급(Dame Command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를 수여받았다.
📜 목차
1. 고대 종교 1
연대기와 글쓰기 / 7
원시 종교 재건하기 / 9
2. 두 가지 사상 유형 17
유추적 사고 대 합리적-도구적 사고 / 19
유추에서 대화로 / 26
그리스 혁신의 사회적 기반 / 33
그리스와 중국의 과학 / 37
레위기의 명령어 / 42
3. 두 가지 글쓰기 방식 51
감정의 언어 / 51
담기와 덮기 / 66
시내산 / 74
4. 레위기 1-7장의 산, 성막, 몸 81
몸의 논리 / 83
금지된 품목 / 87
내장과 다리 / 94
가장 내적 존재 / 97
나머지에 관한 교리 / 99
5. 완전히 개혁된 종교 107
신명기와 레위기 / 108
중앙 성소 / 111
죽은 자를 위한 의식 금지 / 121
신명기의 입법 / 128
6. 신탁은 신적 정의를 지지한다 135
점술과 희생 제사 / 136
사적 희생 제사를 지내야 할 때를 알기 / 139
신탁의 타당성 / 144
제사장의 점술 / 148
부주의한 죄 / 154
신성모독 / 158
맹세의 법적 용도 / 163
7. 정/부정 육지동물 165
언약 아래 있는 육지동물 / 166
두 개의 본문 / 169
불결/부정의 해석 / 174
거룩한 전염 / 183
8. 다른 생명체? 187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돌보심 / 192
‘떼 지어 다니는 것’을 ‘번성하는 것’으로 번역하기 / 196
번성하는 생명체인 누룩과 꿀 / 202
가증을 번역하기 / 205
공중에 떼 지어 다니는 피조물 / 209
거룩함 내기에서 경쟁 / 211
결론 / 216
9. 병든 몸을 위한 속죄 217
필수 체액의 손실 / 219
나병 / 225
생식기 질환 / 228
10. 두 개의 화면 239
성막의 투영, 레위기 / 239
불에는 불, 불태움에는 불태움 / 245
저주받는 저주하는 자 / 251
탈리온의 스캔들 / 260
신탁 언어 / 263
11. 집 안/하나님의 책? 267
거시 지표들 / 268
바깥뜰 / 273
성소 / 277
속죄 / 283
박공 구성 / 286
12. 지성소 안 295
위대한 자유 선언 / 296
창세기를 통해 레위기 읽기?: 덮개 / 300
창세기를 통해 희생 염소와 희생 새 읽기 / 303
참고문헌 / 309
찾아보기 / 323
🖋 출판사 서평
오늘날 레위기 연구를 위해서 제이콥 밀그롬과 함께 반드시 언급해야 할 학자가 있다면, 바로 메리 더글라스다. 영국과 미국에서 문화인류학자로 활동하였던 더글라스는 오늘날 레위기 이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언급해야만 하는 학자 중 한 명이다. 인류학자였던 더글라스는 자신의 연구 경험을 고대 이스라엘의 문화를 농축적으로 제시하는 레위기 연구에 녹여내었다. 전통적인 구약학자가 아닌 외부인이었기에 더글라스의 레위기 연구는 종래의 구약학자들이 미처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질문할 수 있었고, 답할 수 있었고, 마침내 획기적인 관점을 제시할 수 있었다. 더글라스가 1966년에 출간한 〈순수와 위험〉(Purity and Danger)은 레위기 11장에 등장하는 정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을 읽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책의 우리말 번역서의 제목 〈순수와 위험〉은 오역에 가깝다고 본다. 레위기 11장에서 말하는 영어 ‘purity’는 순수가 아니라 ‘정결’ 개념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순수와 위험〉은 개정판이라도 나온다면 제목을 수정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책에서 더글라스는 ‘변칙이론’(a theory of anomaly)을 근거로 동물이 각각 육지, 수중, 혹은 공중이라는 분류학적 요구에 맞지 않는 종들이라면 혐오스러운 것으로 분류되었다고 제시하였다. 즉, 레위기 11장에서 육지, 수중, 공중이라는 규정된 각각의 분류체계에 정확하게 부합되지 않는, 경계를 넘나드는 듯이 보이는 생물은 부정하다고 규정되었다고 설명한다. 즉, 레위기에서 말하는 정과 부정 개념은 위생적이거나 도덕적인 범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문화에서 ‘사회적이고 상징적인 범주’를 벗어나 규정한 질서체계를 교란하거나 침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물이나 상태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제시하였다.
〈순수와 위험〉 출간 후 30여 년이 지난 후 1999년에 나온 『문학으로 읽는 레위기』(Leviticus as Literature)는 레위기 11장의 정-부정 동물에 대한 분석을 넘어서서, 레위기 전체에 나타나는 보다 광범위한 주제들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문학으로 읽는 레위기』는 〈순수와 위험〉의 단순한 확장판이 아니라, 본격적인 레위기 연구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는 제1장부터 제3장에 걸쳐 레위기 읽기를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우리는 더글라스가 유럽학자로서 레위기를 읽으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엿보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사실 이런 어려움은 유럽학자인 더글라스만의 어려움이 아니다. 더글라스가 레위기의 유추적-상관관계적(analogical-correlative) 글쓰기를 소개하면서 고대 중국의 글쓰기 스타일을 소개하는데, 중국과 문화적으로 가까운 우리조차 레위기를 더글라스와 같은 유럽학자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처지라고는 할 수 없다. 레위기의 글쓰기 형태나 문체적 특징을 고대 종교와 문화를 시공간적으로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거리에 있는 현대인이 이 책을 읽는 데는 인류학자의 접근이 그래서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레위기에 대해 본격적인 분석을 시작하는 제4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레위기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독자라면 흥미진진하다는 표현 이상의 감상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금까지 읽었던 그 어떤 레위기 주석보다 독특하고, 세밀하면서도 명석한 분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찬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레위기를 단순히 주제나 장별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창세기, 출애굽기, 그리고 신명기 전통과 비교하면서, 오경 전통을 꿰뚫으면서 레위기가 어떤 점에서 유사성을 보이고, 차이점을 보이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점에서 구약학자가 쓴 그 어떤 레위기 주석보다 뛰어나다고 주저 없이 평가한다.
제4장에서 더글라스는 시내산, 동물 제물, 성막의 유비 관계를 설명한다. 이런 유비 관계를 통해서, 그녀는 레위기를 오경 전통 전체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저작이자, 상호 관계를 맺고 있음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예컨대, 시내산 꼭대기는 제물로 바쳐지는 내장/창자/생식기에 해당하고, 성막에서는 가장 거룩한 구역인 지성소에 해당한다. 시내산 꼭대기와 낮은 경사면 사이를 가르는 구름층은 제물로 보자면 횡격막 부위와 기름, 콩팥, 간엽에 해당하고, 성막에서는 성소와 분향단의 향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시내산의 낮은 경사면에 해당하는 것은 제물의 머리와 고기 부위로 백성들과 제사장에게 할당되는 부위이며, 성막으로 보자면 평신도인 백성들이 출입할 수 있는 바깥뜰에 해당한다. 특히 제5장에서 더글라스는 지금까지 신명기를 통해서 레위기를 읽는 관습에 반대하며, 신명기와 레위기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부각한다. 신명기와 레위기는 세속적 도축 허용 문제에 있어서 다른 입장을 표방한다고 본다.
더글라스에 따르면, 레위기는 세속적 도축을 허용하지 않고, 신명기는 허용한다. 신명기가 중앙 성소를 집중적으로 신학적 주제로 삼는 것에 반해서, 레위기는 어디에서도 중앙 성소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레위기 1: 1-3에서 회막 문에서 소나 양을 제물로 드리라는 명령은 오직 중앙 성소에서 도축하라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더글라스는 이 구절이 중앙 성소에서 도축하라는 명령이 아니라고 해서, 세속적 도축을 허용하는 것으로 읽을 수 없다고 본다. 더글라스는 이 구절을 동물의 피를 고의로 흘리거나 사체를 함부로 훼손하지 말라는 명령으로 읽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즉, 세속적 도축 금지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대한 가르침이라는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더글라스가 도축과 관련해서 제시하는 것 중에서 흥미로운 제안은 세속적 도축, 거세, 제의적 도축이 개체수 통제의 대안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수컷을 바치는 것은 암수의 개체수 조절을 위한 것이다. 제5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조상제사 금지의 이면을 문화적, 역사적 측면에서 살펴본 점이다. 조상제사 이면에는 지방 권력이나 반체제 제사장 세력이 있고, 레위기는 이들 세력을 약화시켜야 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 따라서 조상제사 금지에는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 세력 간의 갈등과 충돌이 역사적 현실로 놓여 있었을 것이다. 성서는 이런 잠재적 분열의 고리를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죽은 자에 대한 의식이나, 점술이나 신탁 등의 모든 마술 행위를 금지했다고 본다. 신명기가 행정 개선과 법적 강제를 통해 이런 목적을 수행하고자 했다면, 레위기는 가르침을 통해 거룩한 사회를 확립해가고자 하였다.
제6장 역시 매우 흥미로운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속죄제와 속건제가 ‘부지 중에 지은 죄’를 다루는 제사인데, 문제는 이 제사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제사임에도 불구하고, 공적 영역에서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특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예컨대, 제사장이 비고의적인 죄를 지은 경우, 소를 끌고 와서 속죄제를 드려야 했다. 그런데 그가 그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혹은 어떤 사람이 성물에 손상을 입혔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속건제 드리기를 거부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더글라스는 이런 제사들과 신탁의 기능이 결합하여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제시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대제사장의 흉패 안쪽에 들어있던 우림과 둠밈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였을지를 요루바족의 ‘열여섯 개의 조개껍데기’ 점술체계에 비추어 추정한 점이다. 사실 우림과 둠밈의 사용법에 대해 전혀 알 길이 없는 우리로서는 이런 식의 추측마저 반가울 뿐이다. 구약에서 마술 행위가 적대시되는 종교체계 속에서 신탁이 어떤 식으로 예언이나 계시와 충돌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작동했는지 매우 궁금했던 역자로서는 이런 연구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제7장은 〈순수와 위험〉에서 다루었던 것을 더욱 확장한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더글라스는 신명기와 달리, 레위기에서 ‘부정’과 ‘가증’이라는 단어는 구별해서 사용되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 단락에서 더글라스는 후원자-피보호자-명예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불결과 부정이라는 용어를 설명한다. 이스라엘은 봉신에 해당하고, 하나님은 영주에 해당하는데, 이 관계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별된 백성의 명예를 누리게 된다. 이런 이스라엘 백성처럼, 봉헌되는 동물은 성별된 것이고, 명예를 위해 선택된 것이다. 그래서 부정 개념은 혐오나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의 용어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제8장에서 더글라스는 레위기 연구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떼 지어 다니는 생물체’(11: 42)에 집중한다. 그녀는 이 단어를 다산, 풍요, 증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제시한다. 그런데 레위기에서 ‘우글거리고 떼 지어 다니는 생물’은 ‘가증’한 것으로 명명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더글라스는 레위기가 말하고자 하는 ‘가증’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지에 천착한다. 그녀는 ‘가증’을 혐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개념어로 볼 것이 아니라, ‘완전히 피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을 제시한다. 그래서 수중이나 공중에서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은 번성하는 종이지만, 희생 제물로 바칠 수 없고, 먹을 수 없다.
제9장은 레위기 12-15장에 나오는 소위 정결법을 다루고 있다. 이 단락에서 다루는 세 가지 범주는 출산, 나병(피부병), 그리고 유출병(생식기 질환)이다. 이 세 가지는 바벨론 종교와 상응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은 흥미롭다. 특히 더글라스가 왜 나병이 출산과 생식기 유출병 사이에 놓여 있는지를 추론한 것 역시 흥미롭다. 그녀는 세 종류의 범주가 비난이나 재앙이나 질병의 원인이 아니라, 신체의 분리선이 붕괴하여 체액을 방출하는 몸은 부정한 동물과 마찬가지로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제10장에서 더글라스는 ‘형태 시’(pattern poem)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제단에 관한 시를 쓴다면 그저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행이 제단 모양이 되도록 신경을 쓰면서 시를 쓴다. 더글라스에 따르면, 레위기는 성막의 형태로 쓰여 있다(그림 11.3 참조). 삼부 구조로 이루어진 성막의 형태를 투영하는 레위기는 두 개의 화면을 통과하면서 세 구역으로 나뉜다. 즉, 레위기의 첫 부분은 성막의 첫 구역인 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마지막 부분은 지성소의 언약궤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다룬다. 그리고 중간 부분은 성소를 다룬다. 이 세 구역은 두 개의 화면으로 분할되는데, 그 두 개의 화면에 해당하는 것은 바로 레위기 8-10장과 24장의 이야기이다. 레위기 8-10장에서 아론의 두 아들(나답과 아비후)이 불에 타 죽는 이야기와 24장에서 신성모독을 한 남자가 돌팔매질을 당하는 이야기 사이의 유비에 관한 것이다. 더글라스는 이 두 이야기 모두 동태복수법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을 흥미롭게 제시한다.
제11장과 제12장은 앞장에 이어서 레위기를 성막의 구조(바깥뜰, 성소, 지성소)에 따라 전개한다. 먼저 제11장에서 바깥뜰과 성소에 해당하는 레위기 단락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제12장에서 지성소에 해당하는 레위기 단락을 다루면서, 책 전체를 마무리한다. 제11장에서 더글라스는 특히 레위기 18, 19, 20장의 구성을 ‘박공 구성’(pedimental composition)으로 제시한다. 이것은 삼각형 모양으로 이루어진 건축구조물에서 착안한 것으로 18장과 20장이 삼각형의 양쪽 면이 되고, 19장이 가운데 위치하는 것으로 제시한다. 이때 레위기 19장이 중심에 오게 된다. 이어지는 제12장에서 더글라스는 지성소에 해당하는 레위기 25, 26, 27장을 다룬다. 이 부분 역시 박공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위기 26장이 중심을 이루고, 양옆으로 25장과 27장이 배치된다. 제12장의 끝부분에서 더글라스는 창세기를 통해 레위기를 읽음으로써, 두 책이 어떻게 상보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문학으로 읽는 레위기』는 평소에 레위기를 읽으면서 의문점이 들었던 많은 사항에 대해 인류학적 배경에서 논리적으로 설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즐거운 독서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시공간적 거리감으로 인해 신학교나 교회에서나 인기가 없었던 레위기가 사실은 명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선생이나 길잡이가 없어서 소외되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레위기를 접근할 때, 레위기는 잘 알지 못하던 고대 이스라엘을 호기심 많은 여행가나 탐험가가 되어 관찰하는 기분이 들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만약 레위기라는 책에 완전히 문외한인 비기독교인이 본 책을 읽는다면,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생소한 문화를 탐험하는 탐험가나 적어도 이국적인 문화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후, 그 문화를 제대로 한번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경우처럼, 레위기라는 책을 본격적으로 한번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2023년 5월
이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