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비린내의 틈새를 뚫고
가장 먼저 눈을 뜨는 혈거血遽가 있다
언 땅이 흘리는 가장 뜨거운 진액
그 이름을 입술 모양으로 오므려 발음하면
혀끝에 닿는 감각은 달콤함보다
차라리 새콤한 통증에 가깝다
붉은 알갱이들
입안에서 툭, 하고 터지던 시큼한 즙액은
소년에게 건네는 가장 다정한 위안이었다
주홍빛으로 물들어 며칠씩 지워지지 않던 손끝
그것은 대지가 살갗에 새겨놓은 문신
바람이 대숲을 통과하는 청량한 음향 속에서
아버지는 한평생 푸른 뼈를 쪼개어 바구니를 엮으셨고
굳은살과 칼 자국으로 성할 날 없던 손 위로
시간은 수직의 의지로 곧게 자라났다
푸른 대바구니에 담기던 선연한 적색
내가 기억하는 가장 아름답고 슬픈 삽화 속에서
바구니 틈새로 뚝뚝 떨어지던 붉은 과즙은
아버지가 쪼갠 댓살에 베여 흘리던 피를 닮아 있었다
육체는 쇠락해도 기억의 미각은 늙지 않는 법
타오르는 불길 위에서 검붉은 고혈처럼 졸여지던 시간
삶의 단맛은 온전히 견뎌낸 자에게만 허락되는 보상이었다
손바닥에 새겨진 해묵은 낙인을 본다
그것은 대지가 준 영원한 통행증이자
마지막 순간에 돌아가 누워야 할 고향의 빛깔
비의 가닥이 굵어지는 촉촉한 비닐의 막幕 안에서
나는 그리운 담양의 봄과
그 위대한 순환을 눈물겹게 곱씹고 있다
카페 게시글
시 (가~사)
설미舌味의 문신
박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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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
26.07.20 06:5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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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담양에 대해서는 제가 시, 동시, 시조, 수필을 써서 등단작이 되기도 했어요
오늘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특산물로 담양군 봉산면 와우리 소재 <죽향 와우 딸기>를 소개합니다(블로그 검색해 보세요)
오래 전부터 시중에서도 많이 유통되고 있고 당도도 높아 맛이 끝내줍니다^^
맛난 딸기군요.
시
배람합니다.
문우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