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핌플 도전 일기 – (1) 붙여놓은 러버... 그림의 떡
4월말에 이번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있었습니다. 조 5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지역 2부 리그에 간신히 남게 되었습니다. (조 6위 이하의 팀들은 지역 3부 리그로 강등되는데, 간신히 면했습니다.)
그 바로 다음 날부터 드디어 숏핌플 라켓을 집어들었습니다. 두 주 되었군요.
"숏핌플을 처음 쓸 때는 평면 러버라고 생각하고 치라"는 조언을 마음에 새기고 두 주간 사용했는데요. 정말 평면 러버 쓰듯이 치니까 금새 적응되더군요. 힘없이 비실비실 날아가면, 라켓면을 조금 더 열어서 공을 톡톡 쳐주게 되고. 공 궤적이 너무 직선적이어서 불안하다 싶으면, 공 머리를 굴리듯이 혹은 살짝 긁듯이 해서 공 컨트롤을 좀 더 용이하게 하게 되고.
시타한 바로 그날 몇몇 사람들과 경기를 해보았는데요. 결과는... 이기던 사람에게는 이기고, 지던 사람에게는 졌습니다. 공을 안드로메다로 날리거나 제 쪽 탁구대에 꼴아박게 하는 아주 어이없는 실수로 잃은 점수와, 상대방의 공이 예상치 못하게 네트에 걸리거나 오버미스 되어 쉽게 얻은 점수가 대충 엇비슷하게 나온 모양입니다. 어쨌건, 컨트롤 난조로 스트레스 받으면 평면 러버로 돌아갈 유혹이 막 생겼을 것 같은데, 그런 염려는 첫날부터 싹 사라졌습니다.
두 주가 지난 현재 상태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앞으로 주안점을 두고자 하는 사항들은 이렇습니다.
첫댓글 저도 언젠가 숏핌 일즈기 쓰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벌써 잘 적응하셔서 그런 일기 쓸 일이 없으신 거 아니고요?
숏핌플 사용하는데 도움 많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아이구... 말씀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어려운 길로 입문하셨네요. 화이팅 입니다!
"숏핌플이 제일 쉬웠어요", 라고 1년 뒤에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
드디어 숏핌플에 입문하셨군요.^^
읽어보니 이미 다 잘 하고 계시네요.
한두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상대 공을 블록할 경우 평면러버처럼 그립 꽉 잡고 각 맞추어 버티는 블록을 하시면 그 각도 컨트롤이 많이 힘듭니다.
힘을 빼시고 차라리 그립도 살짝 푸시고 상대 공의 힘을 먹어서 없앤다는 기분으로 각 세워서 두껍게 대 보세요.
공격시나 일반적인 경우는 평면러버다 생각하고 쓰시는 게 좋지만 강한 공 블록은 롱핌플이다 생각하고 대보시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적극적으로 수비하시려면 막는 게 아니라 받아 친다(민다)라는 생각으로 처음엔 비교적 안전한 크로스코스로 짧은 임팩트로 살짝 덮으면서 카운터 샷으로 밀어쳐보시구요.
그 두 가지를 적절히 혼용하면 효과가 큽니다.
드라이브가 비실거리는 건 표면으로 긁는 평면러버 사용 습관이 남아있어서 그렇습니다.
두껍게 걸려해도 잘 안 되는 것 역시 같은 이유.
핌플의 드라이브는 '핌플과 핌플 사이의 홈에 공을 끼워 넣어 순간 억지로 팍 돌린다'라는 개념(우습지만^^)으로 시도해보시면 점차 깨닫게 되실 겁니다.
표면 마찰력보다는 핌플 사이에 끼워넣어 돌리는 생각.
(물론 실제로 끼워지진 않지만요.ㅋ)
핌플 적응 시 가지면 좋은 두 가지 생각.
하나는 이미 알고 계신 '평면러버라 생각하고 치기'.
마음이 편해지고 온갖 쓸데없는 오해와 조언들을 무시하게 해줍니다.
핌플에 빨리 적응하는 지름길이구요.
또 다른 하나는 '핌플러버의 핌플(돌기)은 라켓 면에서 수직으로 솟아오른 용수철이다'.
핌플 하나하나를 탄력 있는 용수철(스프링)이라고 생각하면 두껍게 치거나 걸면서 각과 힘과 임팩트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평면러버는 표면이 꺼지면서 공이 묻혀 꽉 잡히고 그 아래에 있는 스펀지의 작용으로 공을 밀어내지만 핌플러버는 핌플의 스프링작용으로 표면에서부터 순간 뿅 튕긴다 생각하시는 거죠. 스펀지는 그 작용을 더 돕구요.
마찰력 없는 금속 스프링들이 촘촘히 박혀있는 표면을 쓰시는 걸로 생각하신다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시도가 가능해집니다.
이건 롱핌플 적응의 기본 개념이기도 합니다.^^
아, 그리고
핌플은 그 러버가 허용하는 어느 정도 이상의 힘으로 강하게 때리면 오히려 공이 죽습니다.
즉, 찬스다 해서 온힘을 다해 때리는 강스매쉬는 네트에 걸리거나 오히려 힘없이 찍 뻗으면서 날려 오버되기 쉽단 거죠.
빠르고 짧은 임팩트로 간결하게 때리면서 무조건 안전하게 넣고 상대가 받으면 코스 갈라 또 때린다 해야지, 한 방에 끝낸다 생각하면 자기 범실로 실점할 확률이 매우 큽니다.
우와~ 명쾌하고 유익한 조언들 정말 고맙습니다. 당장 실천에 옮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