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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남이섬은 ‘동화 나라, 노래의 섬’을 콘셉트로 다양한 문화행사, 콘서트 및 전시를 꾸준히 개최해 오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연인들에게는 사랑과 추억을, 문화계 인사들에게는 창작의 터전과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는 자연 생태 문화공간이다. 주요 시설로는 노래 박물관, 그림책 놀이터, MICE 센터, 투개더파크, 유니세프 라운지 등의 문화시설과 자전거, 나눔 열차, 스토리 투어버스 등의 유기시설이 갖춰져 있고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식음시설,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객실과 강변의 독립적인 공간을 가진 별관으로 이루어진 숙박시설 호텔정관루가 있다.
강원도 춘천에 속해 있으나, 남이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남이섬 선착장으로 방문해야 한다.
[CEO열전](주)남이섬 민경혁 대표 "남이섬은 '오늘' 그리고 '지금' 가장 아름다워요!"
글 : 유인근 국장
푸드경제신문 기사 승인 : 2022.07.06. 16:25
-섬 구석구석에서 ESG가 생활화되고 실천되는 곳
-코로나19 위기 극복하며 '생명의 섬'으로 거듭나다
[푸드경제신문 유인근 편집국장]"남이섬은 이용하는 사람의 것이에요. 우리는 남이섬을 '남의 섬'이라고 부릅니다."
(주)남이섬 민경혁 대표가 한마디로 표현한 남이섬에 대한 명쾌한 정의다. '손님이 왕'이란 서비스 명언과 일맥상통하면서도 근본은 다르다. 손님을 왕처럼 모시겠다는 진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남이섬의 주인은 사장과 직원이 아니라 돈을 내고 섬으로 들어오는 손님들이라는 뜻, 섬을 사랑하고 아끼는 손님이 진짜 주인이라는 의미다.
"남이섬도 오래전에는 다른 시끌벅적한 유원지처럼 음주가무를 즐기고 소주에 막걸리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흥청대던 때가 있었습니다. 안 되겠다 싶었죠. 소음과 쓰레기가 주인이던 남이섬을 자연과 문화가 주인인 ‘남의 섬’으로 바꾸기로 했죠. 이전의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를 싹 없애고 자연과 문화가 살아있는 섬으로 바꾸었더니 손님이 주인이 되는 기적이 벌어졌습니다."
새로운 주인들을 위해 1년 내내 축제를 벌였다. 어린이를 남이섬의 주인으로 모시기 위해 '남이섬 세계책나라축제'를 열었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남이섬 국제일러스트레이션 콩쿠르' '남이섬 도자축제', '춘천마임축제' '남이섬 어쿠스틱 청춘페스티벌' 등을 비롯해 갖가지 계절 축제가 끊이지 않고 열었다. 행사 주최자는 물론이고 축제를 보기 위해 섬을 찾는 모두가 남이섬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주인이 됐다.
남이섬을 사랑하는 극성팬(?)들은 돈까지 내면서 남이섬에 나무를 심고 이름표를 달았다. 그런 나무가 1800여 그루가 된다. 그들은 문패처럼 자기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나무를 보기 위해 가족들, 지인들을 데리고 남이섬을 찾고 또 찾는다. 그들에게 남이섬은 자기 집처럼 소중할 수밖에 없다.
서울 근교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것도 크나큰 장점. 여기에 겨울연가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메타세쿼이아길, 강가를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은행나무길, 하얀 나무줄기가 아름다운 자작나무길 등 아름다운 자연과 강을 건너는 짚라인과 실내외 공연장을 겸비한 노래박물관까지 갖추고 있어 이 섬의 주인이 되고자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걸음은 계속된다. 그런 매력 덕분에 남이섬은 2013년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발표한 '한국관광 100선'에 한 번도 빠지지 않는 국내 대표 관광지가 됐다.
◆쓸모 없는 모래와 땅콩밭이 300만 명 찾는 국제 관광 명소로
청평호 한복판에 떠 있는 남이섬은 면적 46만평에 둘레가 5km 정도의 여의도 절반 크기의 섬이다. 오래전 이 섬은 쓸모없는 땅이었다. 산에 불을 지펴 들풀과 잡목을 태워 농사를 짓는 화전민 9가구가 살았다. 섬엔 모래와 땅콩밭이 전부였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남이섬이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나무로 울창한 섬이 된 것은 1965년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창업주인 고(故) 민병도 선생이 섬을 구입하고, 묘목을 심기 시작하면서다.
민병도 선생은 느티나무, 잣나무를 심고 외래수종도 들여와 섬에 변화를 줬다. 그렇게 서서히 아름다운 섬으로 바뀌면서 1970년대부터 관광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강변가요제'가 열리면서 대학생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몰리면서 섬은 몸살을 앓았다. 행락객들이 버리고 가는 소주병과 쓰레기가 가득했다.
안 되겠다 싶은 남이섬 직원과 근처 주민들은 섬 전체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또한 민병도 선생으로부터 남이섬을 물려받은 민웅기 회장은 2001년 디자이너 출신 강우현 씨(전 남이섬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해 변신을 꾀했다. 경영 전권을 위임받은 강 전 대표는 남이섬을 '친환경적 상상의 섬'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우선 남이섬에 방치된 쓰레기를 재활용해 섬의 안내판, 조명 등을 세웠다. 요즘이야 친환경과 재활용이 주목받는 시대가 됐지만, 당시에는 수십 년을 앞서나갔던 다소 무모했던 발상이었다. 사람들이 그런 남이섬의 진심을 알아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늘도 도왔다. 2001년 이 섬에서 촬영한 드라마 '겨울연가'가 흥행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주인공 배용준과 최지우의 키스신 촬영 장소로 유명세를 탔고, 밀려드는 일본인 관광객으로 남이섬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여기에다 한류 붐을 타고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국제적인 관광지로 이름을 날렸다.
민경혁 대표는 남이섬이 겨울연가 이후에도 꾸준히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류열풍에만 기댄 인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숱한 위기와 역경을 이겨내고 굳건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콘텐츠가 된 데에는 끊임없는 변신이 바탕이 됐다는 이야기다.
"하나의 이미지에 편중한 관광지보다는 남이섬 본연의 아름다움을 즐겼으면 해서, 2005년 말 섬 내 겨울연가 이미지를 다 철거했어요. 처음엔 드라마 때문에 남이섬을 찾았지만, 앞으론 남이섬 자체의 아름다움에 반해 다시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죠."
겨울연가 이미지를 철거한 뒤 2006년 국가 콘셉트 관광지를 표방하며 '나미나라공화국'을 선포했다. 섬 입장권을 '여권' 형태로 꾸미고 '나미통보'라는 남이섬 화폐도 제작했다. 또 이슬람 기도실 무솔라(Musolla)와 할랄 인증기관의 공인을 받은 아시안패밀리레스토랑을 일찌감치 운영해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다.
적자에 시달리던 남이섬은 2015년 마침내 흑자로 돌아섰다. 2016년엔 연간 외국인 관광객 130만 명을 포함, 전체 관광객 330만 명을 찍으며 절정에 올라섰다. 이후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지며 연간 40만 명이 찾아오던 중국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지만, 무려 123개의 나라에서 방문하는 손님들이 있기에 남이섬 신화는 진행형이었다.
◆코로나19 풍랑에 휘말린 남이섬호, 구원투수로 등판하다
바람에 돛을 올린 듯 순항하던 남이섬이 예기치 못했던 암초를 만난 것은 2019년 말부터다.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코로나19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끊기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내국인 방문도 뜸했다.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몰렸다.
민경혁 대표는 코로나19의 풍랑으로 인해 회사가 가장 큰 어려움에 부닥쳤던 지난해 1월 표류하던 남이섬의 선장으로 취임했다. 민웅기 회장의 장남인 그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기업금융을 전공한 경영학 전문가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를 다니던 그는 2001년 강우현 전 대표의 권유로 남이섬에 정식 입사했다. 이후 주차관리부터 시작해 홍보팀장, 호텔지배인, 국제교류팀장 등 시설 관련 일을 빼놓고 안 해본 것이 없었다. 그리고 전무 부사장을 거친 뒤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한 시점에 구원투수가 되어 대표 자리를 맡았다.
"회사가 어렵다 보니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죠. 코로나로 10년 번 것을 2년 만에 다 날려버렸으니까요. 직원이 500명이었는데 찾아오는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을 때도 있었죠. 고정 비용은 그대로인데 매출이 3분의 1도 안 되게 줄어드니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갈 수밖에요."
민 대표는 그 상황에서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그에겐 다른 무엇보다 직원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는 철학이 확고했다. 1998년 외환위기로 부도 일보 직전까지 갔을 때 일부 직원들이 회사 대신 대출을 받아 남이섬을 살렸던 기억이 또렷했다.
그는 직원들의 월급 80%를 보장해주는 유급 순환휴직을 실시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렸다. 사실 남이섬은 직원을 끔찍하게 아끼는 일터로 유명하다. 직원을 채용할 때 국적, 성별, 연령, 학력 등을 보지 않는다. 채용공고의 지원 자격은 단 한줄 ‘정직하고 부지런한 분’이다. 회사는 전공에 상관없이 자신이 즐겁고 잘 할 수 있는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여기에다 평생직장의 개념을 일찌감치 도입했다. 정년은 80세지만 이후에도 건강만 허락하면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고, 80세에 은퇴하더라도 죽을 때까지 회사에서 연금을 챙겨준다. 요즘 우리나라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정년연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에 비하면 남이섬이 얼마나 앞서가고, 파격적인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뿐 아니다. 임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어린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65일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개원해 휴무일이 일정치 않은 임직원 부
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또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며 다양한 환경을 배울 수 있는 '생생놀이터'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풍성한 직원 복지 정책을 시행한 남이섬을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로 인증했다.
"앞으로도 워킹맘과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임직원이 각자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이나,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복지를 강화해 지속가능한 직장으로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생명의 섬'으로 진화,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다
남이섬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한 관광지’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등판한 민 대표는 위기 탈출과 지속가능을 위해 다시 한번 남이섬의 변신을 선언했다. 취임 직후 ‘생명의섬 프로젝트’를
화두에 던지며 생명의 근원이 되는 숲과 물, 그리고 사람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의 시행에 나섰다. 또한 자연친화적 관광지의 일환으로 별도의 전기 동력 없이 이동하는 친환경 레저시설인 '트리코스터'를 오픈했다. 울창한 나무 사이를 롤러코스터처럼 통과하는 총길이 115m의 레저시설인 트리코스터는 하강 시 남이섬의 자연경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관광 편의시설도 늘렸다. 남이섬의 주요 관광 동선의 단차를 낮춰 휠체어에 탑승한 이들도 완만한 경사로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지안내판을 설치했다. 또한 고령자와 영유아 동반가족 등 이동 취약계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을 개선해나갔다.
'생명의 섬' 선포와 함께 친환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쳤던 남이섬은 지난해 세계적 권위의 '브랜드 로레이 어워드'(The Brand Laureate Awards)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관광지(Sustainable Eco-Cultural Tourism)부문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비영리 단체인 세계브랜드재단(TWBF)에서 주관하는 '브랜드 로레이 어워드'는 국제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게 인정받는 최고의 개인과 기업, 단체에 수여되는 상이다. 대한민국 관광기업으로는 남이섬이 처음이다.
브랜드평가위원회는 남이섬에 대해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한류 콘텐츠 모델의 중심으로 브랜딩을 해온 공로와 K-Pop, K-Fashion, K-Culture의 연장선으로 세계인의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민경혁 대표는 이 상의 수상이 무엇보다도 매우 기뻤다. 그동안 남이섬이 지키고자 애써온 경영 철학과 정책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과거엔 남이섬이 단체 관광 위주였다면 이제는 개인과 가족 중심의 힐링 체험 콘텐츠로 전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정자연과 다양한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자연 체험형 프로젝트로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으며, 남이섬 본연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남녀노소 다양한 층의 방문객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목공 체험이나 숲 놀이터같이 자연 체험형 프로젝트를 더욱 강화해 남이섬을 '생명의 섬'으로 계속해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다행히 대폭 줄었던 남이섬 관광객 수도 올봄부터 서서히 회복되는 중이다. 민 대표는 남이섬이 '지속가능한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과거의 영광은 뒤로하고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변신은 이미 시작됐고 진행 중이다.
"야심차게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어요. 남이섬에 오려면 배를 타야 하는데 지금처럼 5분 거리의 선착장만 왔다 갔다 할 게 아니라 아예 유람선을 띄울 계획입니다. 청평호반에 펼쳐져 있는 자라섬, 쁘띠프랑스, 펜션과 카페 등 강 따라 있는 명소를 연결해보기로 했지요. 현재 유람선을 건조 중인데 곧 만나게 될 겁니다."
남이섬은 사계절 어느 때나 아름다운 섬이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에 처음 남이섬을 찾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언제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냐?"하고 슬쩍 물었다. 돌아오는 답이 기막혔다. 민경혁 대표는 주저 없이 "고민하지 마세요. 남이섬은 오늘 그리고 지금이 가장 좋아요"라며 껄껄 웃었다.
남이섬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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