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동무
하늘엔 먹구름이 떠 있고, 숲 속의 매미울음도
촛불함성처럼 들리고, 진종일 오락가락 비가 내리는
칠월의 셋째 토요일 오후 5시 28분
내 손전화가 울렸다, 서울 사는 촛불동무 목소리다
지난 6월 어느 날 촛불시위 날밤을 지센 다음 날
이른 아침까지 전경들과 원수 되어 대치하다가
도망치고 쫒기면서 대한문 앞 해방구차도로
굶주린 이리떼처럼 전경들이 미쳐서 달려오고
촛불들은 빈 손든 패잔병 같은 몰골로
그러나 전술적으로 차도를 순식간에 점거하며
도망친다, 계속 따라 오면 서울역광장으로 가자되지
숭례문 옆까지 달려와서 뒤돌아 바라보니
전경들은 닭 쫒던 개처럼 저만큼 포기하고 돌아갔다
촛불들 작전(?)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후퇴한 걸까
최후의 승자처럼 당당히 남은 촛불들 열 댓 명
20대 젊은 여자도, 30, 40, 50, 60대 할머니도 한 분
출근시간, 차도 점거를 풀고 다시 시청광장으로 가서
전열을 위한 토론 속에 만난 촛불동무는 51세
뜻 한 바가 있어 올해 늦깎이 신학대학 1학년은
이 시대 나와 함께 가야할 동반자 촛불동무 되었다
나는 충청도에 살며 오늘 비오는 날 전화를 받고
당장 달려가지 못하는 이유로 지난 토요일 비 맞으며
촛불시위 행진 하다 목감기 들어 구호 외칠 수 없어
마지막 토요일엔 꼭 참석하리라, 촛불승리를 위하여
카페 게시글
회원알림방
촛불동무
흰머리소년
추천 0
조회 8
08.07.19 20:52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흰머리소년님! 목감기는 좀 괜찮아 지셨는지요... 전에도 목이 그러시더니요..^^ 요즘 심사가 말이 아닙니다- 나라가 온통 풍지박살?난 기분이랄까요...... 여기서, 앞으로, 이젠 어떻게 될까요...
불 타버린 숭례문처럼 나라꼴이 속에서 타는 줄 모르고, 기와장에 물 뿌리다가 속에서 올라온 불에 온나라를 모두 태워먹지 않을런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