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이 00교대 졸업하고 첫발령지가
거제도 외간이라는 곳이었다
거제면에서 아주 가깝다 조금 더 가면 동부면이고..
그때는 부산서 버스로 가면 헉~~ 진짜 멀었다
부산 조방앞에서 버스타면 마산 고성 충무를 거쳐서 고현 지나서부터는 거의 비포장도로였었다 덜커덩 덜커덩~~
폭풍주의보 안 내리면 부산 중앙동 여수뱃머리에서 금성호 명성호 등등의 여객선타고(1시간30분 소요) 성포항에 내려서
버스타고 거제수산고 앞에서 내려서 촌길을 걸어서 갔다
그당시 외간이라는 곳은 그야말로 시골이었다
총각선생이 첫발령지로 갔는데 설사 자전거타고 거제면으로 나와도
먹음직하게 밥파는 곳이 옳게 없었다
우리 형은 진짜 부엌일은 젬병이었고
입도 너무너무 짧은 자력 생존이 아주 힘든 밥맛떨어지는 남자였었다
고구마 감자 옥수수 라면 수제비 국수 삶은거는 입에 대지도 않았고
소식주의자에다가 입맛은 또 드럽게 까다로웠다
굶어죽는다고 곡소리가 들렸으니 그밑에 동생들이 줄줄이 학교다녔지만
엄마가 밥해주러 가셨다
나는 그때 중딩이었는데 고딩시험쳐놓고 입학 기다리는 동안
엄마랑 교대해서 내가 밥돌이로 투입되기도 했었다
나는 내성적인 성격의 막내로서 엄마행동반경이랑 아주 가깝게 지낸고로
시청각교육이 아주 잘되어 있어서 그 나이에 밥은 물론이거니와
예를들면 물미역 소금넣고 조물조물~~ 빨아서
참기름+마늘빻은거+깨소금 넣고 물미역나물도 제대로 만들줄 아는 쫌 재수없는 애였었다
그후 형은 거제도 몇군데를 돌다가 결혼도 했고 울산으로 넘어가서 교편을 계속 잡았더랬다
남자애들 거의다가 그렇듯이 나도 중딩시절 애들을 통해서 은연중에 손빨래를 배웠다
지금은 몽돌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동네로 형이 발령받아갔는데
고딩때 어느날 형한테 놀러갔더니 형이 마침 교감쌤이 집에 갔으니 교감쌤 관사에서 자라는거다
스프링침대가 있어서 거기서 잤는데 밤중에 불현듯 손빨래가 하고 싶은게다
주물주물~~ 빨래하고 휴지통에 버렸는데 버리는 순간 그거와 비슷한 휴지뭉치가 눈에 띠어
들고 냄새를 맡아보니 찐한 밤꽃향이 풍긴다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교감쌤같은 점잖은 어른들도 손빨래를 하구나 하고..
이글은 좀 얄궃은 내용이지만 쓰게 된 동기는
어느 카페의 여자회원님 때문이다
그분은 대구에 사는데 이번 한파로 수도물이 얼어 물이 안 나와서 오랫만에 손빨래를 했는데
너무너무 힘들더라 우리 생활에 세탁기는 진짜로 중요한 물건임을 새삼 실감했다하는 짧은 글이었다
근데 제목을 (손빨래 물이 안 나와요) 라고 붙인거다
뭐 그 여자분이 일부러 그방 남자들 물걱정하면서 붙였겠냐만 나는 자꾸 웃음이 나오더라 ㅋㅋ
아침에 몸버림늠이 뜬금없는 주책 한번 떨고 갑니다
오늘은 제법 따뜻하다고 합니다 방콕 때리신 분들은 오랫만에 공원산책이라도 한번 하세요 ^^
공감하며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너무춥네요
아~~ 여기가 이만큼 추운데 윗동네는 얼마나 추울까요?
특히 산은 더 춥죠 그래도 참 건강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