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가 예술품으로, 오대호 아트팩토리
정크아트는 쓰레기와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정크(Junk)’와 ‘예술(Art)’의 합성어다. 즉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품을 활용해 제작한 예술작품을 말한다. 오대호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정크아트를 개척한 1세대 아티스트다. 교과서에도 등장한 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충주 오대호 아트팩토리다.
압력밥솥 뚜껑은 모자가 되고 양철판은 치렁치렁한 치마가 된다. 철사는 나비로 변신하며 철조망은 강아지가 되어 짖는다. 자전거 체인은 닭털이 되고 대못으로 만든 고슴도치는 신기함을 더한다. 페달을 돌리면 소년이 사과를 따게 되는데 이때 기아와 나사의 작동원리를 배우게 된다. 양이 경주를 하고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기 위해 달린다. 다리미 바닥은 얼굴이 되며 소방서에서 폐기된 소화기도 캐릭터 작품으로 변신한다.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올라 놀이기구처럼 움직이는 로봇은 아이들이 환호한다. 물고기 테마관은 금속 특유의 재질을 활용해 물고기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캐릭터관에서는 뽀로로, 둘리, 미키마우스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모션 갤러리는 간단한 조작을 통해 작품을 움직이게 되는데 고양이와 쥐가 등장해 머리를 흔들고 발로 달리며 꼬리까지 흔들며 심지어는 눈동자까지 움직인다. 마이클 잭슨이 뒤로 걸어가는 문워크는 그 아이디어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렇듯 버려진 기계부품과 기어를 조립해 벨트를 움직여 동작원리를 터득하게 되는데 스토리까지 가미되어 재미를 더해준다.
오대호 작가는 기계를 조립하고 용접해 작품을 완성하면 미술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을 입힌다. 쓸모없는 폐자재도 예술품으로 거듭나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게 해 준다.
고래 등 위에 배가 올라탄 작품은 세월호의 아픔을 담았다. “만약 그 위급한 상황에서 고래가 세월호를 번쩍 들어 올렸다면 학생들을 구했겠지요.”잠을 자다가도 아이들이 즐거워할 구상이 떠오르면 바로 작업장으로 달려갈 정도로 그의 예술세계의 원천은 아이사랑에 있다.
자동차 부품인 라디에이터를 가공해 인체를 형상화한 작품은 그의 독보적 예술혼을 말해준다. 겹쳐지는 선과 재질을 인체의 곡면을 표현해냈다. 부서지기 쉬워 그 단점마저도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내는 데 사용했다.
체험장은 아이들의 숨겨진 끼를 발휘하는 공간이다. 집에서 쓸모없는 폐자재를 가져오면 아이들은 상상력을 동원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만들게 된다. 처음에는 막막하지만 작가의 조언과 손길이 닿으면 근사한 작품으로 거듭난다. 재생 골판지에 볼트와 너트를 활용해 정크아트 작품을 완성하는 체험도 인기 있다.
야외운동장은 아이들의 로봇 놀이터다. 3미터 이상의 거대한 로봇은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다. 내부에 철심을 박아 넣어 올라타도 안전하다.
“작품이 망가져도 별 신경 안 써요. 사람만 다치지 않으면 됩니다.”
폐타이어로 만든 사자가 포효하며 낙엽 속에서 헤엄치는 인어공주도 재미있다. 자동차를 반으로 잘라 만든 오토바이와 영화 매드맥스에 등장할 것 같은 자동차는 실제로 움직인다. 옆으로 움직이는 자전거, 말 타는 느낌의 자전거, 스텝을 밟아 전진하는 자전거 등 기상천외한 자전거는 모두 작가의 손길을 거쳤다. 안전을 위해 자전거는 모두 삼륜으로 만들어 넘어지지 않는다. 동화책 같은 운동장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여행 팁
오대호아트팩토리 043-844-0741 충북 충주시 앙성면 가곡로 1434번지
화~일요일:10:00~18:00
입장료 7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