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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적인 성격을 크게 구분하면?(모신-p218)
정신분열증, 경계선증후군, 신경증으로 나누어진다.
이중 경계선증후군은 우리 눈에 가장 많이 뜨이는 증상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정신질환으로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기능을 잘한다.
조금만 어려운 일이 있어도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걷잡을 수 없이 무섭게 화를 낸다든지, 사람을 죽도록 두들겨 팬다든지,
며칠씩 무단가출을 하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든지, 죽어라하고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든지,
하라는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일만 골라가면서 한다든지, 공부를 잘 못한다든지,
친구를 사귀지 못해 혼자 외롭게 살면서 사람들을 미워한다든지,
부모에게 소리를 지르며 대항한다든지 하는 등의 골칫덩어리 노릇을 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경계선증후군이라는 병리 군에 속한다.
경계선성격은 매달리는 성격이다. 어머니의 목을 붙들고 놓지 않는 성격이다.
어머니의 목을 놓으면 당장 죽을 것 같은 느낌 때문에 팔이 빠지도록 아프고 마비가 되어도
어머니의 목을 놓지 않는다. 목을 붙들고 있는 아이를 떼어 놓기를 원한다면
어머니는 아이를 밀어내는 대신에 엉덩이에 손을 받치고 아이를 안아주면 될 것인데,
어머니는 계속해서 아이를 밀어내려고만 하니까 어머니도 힘이 들고 아이도 죽을 지경이다.
이러한 아이들의 심리는 절박하다 못해 숨이 넘어가는 것 같은 무서움에 떨고 있는 아이들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절박함이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아슬아슬한 경지에 놓여있는 것이
경계선 아이들의 심리현상이다. 그래서 경계선아이는 어머니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여기서 아이는 정신적인 능력을, 그러므로 아이를 사람으로 바꾸어 읽을 수도,
그럴 때에는 어머니는 상대의 배우자나 그 어떤 대상으로 표현될 수 있음을)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 출간한 문헌(DSM-IV)상에 나타난 경계선증후군의 증상은
다음의 9가지 증상으로 구분된다. 다음의 9가지 증상 중 5개 이상의 증상을 가지고 있으면
경계선성격장애로 진단된다.
1. “실제 혹은 상상적인 유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유기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는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정신분석학의 용어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소홀한 대접을 받는다든지 냉정한 대접을 받게 되면
사랑을 의심하게 되고 그 의심이 사랑의 대상에서 미움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심리적인 현상은 객관적인 사실과는 무관하다. 사랑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서 질과 양이 결정된다.
주고받는 것의 결과에 대한 결정권이 어디까지나 받는 측의 사람(아이)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받는 사랑이 재미없고 맛이 없어지면 미움을 받는 대상이 된다.
미움은 언제 버림을 받을지 두려운 느낌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느낌이 쌓여서 불안이 사실처럼 느껴진다.
유기불안은 우울증을 가지게 하고
우울증은 분노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분노는 사람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사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것을 피하는
열등감이 죄의식을 만들어 낸다.
죄의식은 아이를 공허하게 만들고 무력하게 하며
공허함과 무력감은 나태성이라고 하는
게으른 병을 가지게 된다.
이는 아이들이 자랄 때는 어머니의 존재가 절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 때 어머니의 사랑이 충분치 않았다고 생각이 든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
2. “극단적인 이상화와 평가절하 사이를 왕래하는 특성에 의한 불안정하고 격앙된 인간관계를 갖는다.”
어머니 혹은 어떤 사람이 좋으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좋고
싫으면 모든 것이 다 싫은 극단적인 이상화와 평가절하를 하는 것이다.
한번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의 결함까지도 모두 다 좋아하다가
어떤 경우에 무엇인가가 잘못되어 그 사람에 대해 섭섭한 생각을 가지게 되면
그 때부터 좋아 보였던 지금까지의 느낌은 완벽하게 사라지고
모든 것이 싫고 미워 보이는 마음으로 변한다.
극단적으로 이상화하거나 극단적으로 깎아내리는 것은
미성숙한 모습이다.
관계가 사랑과 미움의 관계로 이어지고
이러한 관계에서 갖게 된 애증의 감정이
전적으로 사랑하고 전적으로 미워하는 심리적 현상으로 습관화되면
그 습관이 성장 후의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계속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의 인간관계도 원만치 못하고 갈등과 증오
그리고 혼자서 외롭게 살아가야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왜냐하면 문제를 갖지 않는 사람들이 이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과
가까이 지낸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친구가 별로 없는 사람,
이 사람을 사귀었다가 저 사람을 사귀었다가 하면서도
정작 오래 사귀고 지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사람
그리고 매를 때리고 맞는 부부가 매를 때리고 맞을 때에는
원수 같다가도 조금만 잘해 주면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다시 좋아하는 관계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바로 이러한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3. “주체성혼돈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자기가 자기인지 어머니가 자기인지를 잘 모르고
어머니가 자기 같기도 하고 자기가 어머니 같기도 한
혼돈된 자기개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어렸을 때 느꼈던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어머니가 아이를 기르면서 나이에 알맞게 아이를 인정해주고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허용해 주어야 하는데,
어머니가 모든 일을 해 주었을 때 정서적인 의존상태가
아이로 하여금 주체성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한다.
이는 어머니의 소유욕의 결과이며, 이는 사실상 상실의 결과를 가져오거나
실망과 좌절로 이어지는 고통을 수반한다.
어머니의 소유욕 때문에 출생 후 36개월 내에 격리개별화 하지 못하고
자기의 주체성 확립을 포기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가 경계선 성격장애증상을 가지고
자기를 학대하며 평생을 괴롭게 살아야 하는 아이로 전락하게 된다.
4. “잠정적으로 자기를 해치려는 것들, 예를 들면 금전남용, 성 학대, 약물남용, 난폭한 운전, 도박, 공부 안하기 그리고 자기과시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의 충동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노출된 사람은 행동상의 특성만 다를 뿐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답답함과 두려움 등의 심리적 현상은 동일하다.
정신적으로 안정되지 못하고 불안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도박을 하거나, 돈을 함부로 낭비하거나, 싸움을 일삼거나,
공부를 하지 않는 병적인 행동을 한다.
행동에 나타나는 외향은 다르지만 그 사람들의 마음은 다를 것이 없다.
여러 개의 문제행동을 습관적으로 반복하거나
하나의 행동에 정신을 잃고 매달리는 등의 행동을 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과 지기를 길러 준 사람을 학대하는 행위로 처리된다.
바람직하지 않는 습관성반복해위는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간에 부정적인 습관성 반복행위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행동을 계속해서 하지 않고서는
무료하고 답답해서 견딜 수 없는 초조함에 그러한 행동을 해서는 아니 된다고
스스로에게 타이르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러한 행동에 말려 들어간다.
인간관계도 많이 훼손되어 있다.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가까이 지내기를 원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습관성 일탈행위 혹은 자기를 헤치는 행위를 하는 아이나 어른아이는
어머니의 인정에 굶주린 것 때문에 어머니 배가 고픈 사람이다.
굶주린 배를 채워주는 것을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기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탈행위를 하는 아이나 어른아이는 무관심한 양육자와 함께 성장시기를 보냈거나
냉정한 양육자에 의해 양육되었거나 아니면 지나칠 정도의 과잉보호를 하는 양육자와 함께
어린시절을 고통스럽게 보냈거나 외롭게 보낸 경험이 있다.
결국은 아이처럼 미숙한 행동으로 영원히 어른스럽게 성장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으로
걱정의 대상이 되어 생을 산다.
5. “자살기도와 암시 혹은 위협을 하는 경우와 자신을 자상으로 해치는 행위를 한다.”
이런 사람들의 행동은 일반적으로 행동에 그칠 뿐
그러한 행동을 통해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한다.
자살기도를 하지만 성공적인 자살은 하지 못한다.
타인을 죽이겠다고 위협은 하지만 실제로 남을 죽이지는 못한다.
자살기도나 자기 몸의 여기저기를 칼로 찌르는 등의 행동,
타인을 위협하는 행위는 동정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제스추어로서 사용할 뿐이다.
이런 행동을 하는 아이나 어른아이는 인정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으로부터
기대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해 순간적으로 저지르는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의 이면에는 인정이 없는 삶이 너무 삭막하고 괴롭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고 나아가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자기 자신의 무가치함을 한탄하는 마음이 과격하게 표현된 현상이다.
이러한 행위를 습관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자해과정에서 겪게 되는 고통을
하나의 쾌감으로 느껴져 되풀이하는 경향도 있다.
인정받지 못한 정신적인 박탈감 때문에 자기 자신의 가치를
깎아 내리게 하고 깎아 내려진 자신의 가치감 때문에
삶에 대한 의욕을 상실한 것 같은 형식적인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느낌의 이면에는 삶에 대한 강한 욕구가 도사리고 있고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숨겨져 있다.
6. “강한 정서 불안을 가지고 있다.”
자기 확신이 없는 것에서 비롯된다.
자기 확신이 없다는 것은 자기가 자기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고
자기를 믿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믿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의지해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불안을 느낀다.
믿어주는 사람이 없고 의지할 사람이 없는 사람은 세상만사에 자신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할 일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정작 해야 할 일을 하고자 하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느낌과
실제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기력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불안해한다.
이러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일반적으로 인간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애를 통해서 한번도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가져 본 경험이 없는 이들은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과 그러한 생각이 안겨주는 자신에 대한 실망 때문에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
이러한 심리현상이 더욱더 불안을 부채질하는 원인이 된다.
7. “만성적 공허감을 가지고 있다.”
무엇인가가 채워져야 있어야 할 마음이 채워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허감은 자기가 제일 좋아했던 사람 혹은
좋아한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받아 가지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이는 아이나 어른아이가 제일 좋아하고 의지하는
대상을 상실하고 없는 것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상(어머니)상실의 느낌은 상징적으로 대상을 상실했다는
느낌 때문에 생긴 정서장애라고 할 수 있다.
실제대상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대상이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 대상은 있으나마나한 대상이 된다.
8. “부적절하고 격앙된 분노와 분노를 참지 못하는 심상이 있다.”
분노의 본 모습은 주고받는 것의 차질에서 생긴 섭섭한 느낌에서 연유한다.
분노는 언제나 기대와 반응이 서로 엇갈릴 때 생긴다.
받기를 원했는데 주지 않는다든지 일정한 양을 받으려고 했는데
받으려고 했던 일정한 양만큼의 반응을 받지 못했다든지
했을 때 생기는 일방적인 감정이다.
화는 나 때문에 나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당신 때문에 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의 근원자는 언제나 화를 내는 사람의 자격지심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
화를 내는 사람의 마음속에 화가 들어 있지 않는다면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 화를 낼 수 없다.
화를 내는 사람은 화를 내는 만큼
그 사람의 마음속에 화가 들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는 일반적으로 대상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것이 아이의 마음속에 저장된 것이다.
대상이 아이에게 화를 내야할 필요가 있는 일을 해 주지 않는다면
화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라게 된다.
화를 내는 것을 하나의 습관으로 보았을 때
어렸을 때부터 화를 내는 버릇이 길러지지 않는다면
어른이 된 다음에도 화를 내는 것을 모른다.
모든 심리의 원형이 어머니에 의해서 만들어지듯이
작은 일에도 참지 못하고 울화 같은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은
어렸을 때 자기를 실망시킨 자신의 정신내부에 이미지로 남아있는
어머니를 향해서 내는 화이다.
화의 이미지가 아이의 마음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결국은 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내는 화라고 할 수 있다.
그 화는 자기가 자기를 미워하고 자기를 미워하도록 만든
어머니를 미워한 만큼 과격하고 거칠다.
9. “순간적인 스트레스와 관련된 피해의식과 심한 해리적 증상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그 스트레스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받은 스트레스에 의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에는 언제나 피해의식이 동반된다.
해리적증상은 현실과의 거래를 차단하고 자기 자신만의
세상 속으로 피신을 하는 심리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정신분열적인 반응으로서 일시적으로
현실거래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자기만의 세상 속에서
자기가 편리한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심리적 현상 때문에 화가 났을 때 물불을 가리지 않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과격한 행동을 한다.
경계선장애자가 가지고 있는 성격을 보면 그 증상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특성과 동일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실제로 경계선장애자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과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양육자인 대상으로부터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과거의 불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출생 후 18개월에서 36개월 사이에 어머니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었다든지
떨어져있었던 사실이 지나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든지, 매를 많이 맞았다든지,
과잉보호를 받았다든지, 무관심한 어머니와 함께 자랐다든지 하는 등의
경험이 있는 아이는 틀림없이 경계선증후군과 같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