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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 관측에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장비는 하늘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이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목적지인 캠핑장이 생긴지 얼마안된 곳이어서 조용히 지내면서 별관측하기 좋을 것라는 생각에 "달이머무는집" 으로 캠핑지를 변경했습니다.
별보느라 챙기지 못했던 가족과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라지만, 사실 속셈은 따로 있었죠... 예보가 안좋았지만, 좋은 하늘을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충북 영동군 황간리로 떠났습니다.
일단 사이트 구축하고 놀다가 저녁때쯤 망원경을 셋팅했습니다. 주위의 캠퍼들과 아이들 궁금해해서 저녁에 별관측하러 오라고 초대했습니다.
이번에 가지고 간 망원경은 11인치 슈미트카세그레인이라는 방식의 망원경입니다.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망원경은 16인치인데 컴팩트하게 개조하기 전까지는 캠핑할 때 절대로 못가지고 갑니다.; 이게 들어갈까 의문이 들었지만, 테트리스 잘해서 넉넉하게(?) 들어가더군요.. 참, 모아이님 덕분에 저렴하게 구입한 윈드브레이크 참 좋더군요. ^^
사이트와 망원경 셋팅하고 한 컷!
헉....그런데, 남쪽 방향에 커다란 산이 있습니다... 관측 대상의 상당수가 남쪽하늘에 있거든요..
그것도 동쪽부터 서쪽까지 분포되어있는....산!!! 다행히 스태리 나잇(성도 프로그램)으로 확인해보니 산이 그렇게 높지 않아 관측하기에는 큰무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북쪽 하늘 시야는 아주 좋습니다. 물가에서 찍은 북쪽 하늘 모습입니다.
물가에서 찍은 동쪽 하늘입니다.
"달이 머무는 집" 이름에 걸맞게 하늘도 맑고 달도 잘 보이네요.
제 사이트 바로 아래 금강에 합류하는 물가가 있습니다. 원래 이 산이 광산이었다고 합니다..중간에 보이는 세로로 난 구멍이 광산용 굴입니다......
좋은 경치입니다.
물수제비도 띄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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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9시부터 관측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관측은 텐트 불빛이 없는 뒷쪽에서 했습니다. 주위의 캠퍼들과 아이들이 줄을 섰습니다. 아이피스(접안렌즈)는 접대용으로 미리 준비 완료..!
아...그런데...
구름이 잔뜩.....달도 뿌옇고....달무리 있고.....1등성 겨우 1~2개만 보입니다..그것도 보였다 사라졌다 합니다....아...망했다...;;
"가장 좋은 장비는 하늘이다."
왜, 이런 말을 하시는지 체험했습니다...
다행히 Goto(대상을 자동으로 찾아주는)로 토성을 잡았습니다. 그래도 11인치라서 봐줄만합니다....
줄서서 차례차례 토성을 봅니다. 토성의 띠를 보고 다들 좋아합니다. 제가 처음 토성을 봤을 때처럼, 다들 정말 감동이라고 합니다. 조금만 날이 좋았어도 정말 쨍한~ 토성을 보여주는 건데.. 아무튼, 달고 잡아보고요... 나름, 이곳에서 세계천문의해를 맞아 천체 관측 봉사했습니다...^^
마음씨 좋은 캠핑장 주인내외분도 오셔서 관측한 후, 스페셜 게스트라고 다음에 또 오라고 합니다.... 자리 없어도 만들어 준답니다....^^
옆 사이트의 한분이 대학때 천문동아리 출신이어서 같이 합석해서 술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 했습니다. 한 10년만에 처음으로 토성을 다시 봤다고 합니다.
간단히 술마시고 들어가서 자다가 새벽3시에 일어나서 다시 관측했습니다. 구름의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M81(은하), M13(구상성단) 등 관측이 가능했고, 이후 주로 별자리와 일등성, 이중성 위주로 관측했습니다.
관측을 끝내고 화로를 피워놓고 따뜻하게 몸을 녹이면서 밤하늘 별자리를 공부했습니다.
여기까지가 관측 후기이고, 이후에는 캠핑 관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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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다 말고 왜 밥주걱을 들고 있었는지 잊어버렸습니다.;;
우삼겹 구워먹고,
쌈도 싸먹고,
숯불에 또 고기 구워 먹고...;;
닭백숙도 해먹고,
오티모 회원님들의 후기를 보고 닭백숙 국물을 활용해서 생라면 넣고 일본식 라멘을 만들었습니다. 맛있네요..^^
간식으로 제주도산 청견 오렌지도 까먹고,
사과도 깍아먹고,
원두 커피가 빠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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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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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토성의 띠 저도 꼭 보고 싶었는데요. 현진아빠님 사이트도 은근 깔금하십니다요..ㅎㅎ
다음에 꼭 보여드릴께요, 직접 보면 정말 감동입니다. 이번처럼 깔끔한적은 없었습니다. ^^
꼭 보여주세요.
그새 현진이가 많이 컸네요.. ^^;; //책에서 볼때마다 토성만이 가지고있는 그 띠(?)는 무언가 신비로움의 대상이었는데... 그걸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네요... 언제 기회되면 한 번??.....ㅎㅎ
몇달새 훌쩍 큰것 같습니다. 조만간 캠핑장에서 뵙지요..^^
점심 못먹었는데...배고프네요...^^;;;;
쌈드시는것을 보니 연낭자님의 파무침이 다시 먹꼬 시프다~~~~
너무 멋진 곳입니다..꼭 한번 가야겠네요.
나무 그늘이 없어서 여름보다는 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하세요~
오 망원경 죽입니다....그 좋은 것을 두개씩이나 가지고 계시다구요....하나 방출계획은 없으신지....?
망원경 종류와 사용 용도가 달라서 가지고 있을 생각입니다. 컴팩트한 망원경을 추가로 하나 더 장만할 수도 있습니다...쿨럭..;;
보고 먹고 놀고 자고.....완벽한 네박자가 아닐지......천체망원경은 그냥 현진아빠님한테 붙어 다니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죠^^
제 생각엔 실제 보시게 되면, 지르신다에 한표!
이번 해오름 캠핑 가기전에 아들놈한테 자랑 많이 했는데 못오셔서 많이 서운했습니다. 담엔 꼭뵙기를 희망해요~~~~~
대신 다음에 정말 멋지게 보여드릴께요. 사실 저번엔 날도 정말 안좋았거든요..^^
헉 망원경이 무지크다 ... 배도고프고 ㅋㅋ 맨날 하루도 빠짐없이 고문당하는 행복감을 아실랑가유? ^^
저도 고문 자주 당합니다. ^^
헉~ 저게 말로만 듣던 그 칠백이군요......전 아이들 보여주기 겁납니다...후에 감당이 될랑가......
팀버랜드님, 저게 칠백은 아니고요, 망원경 2개하고 악세사리 전부해서 7백정도 들어간거요, 저는 전문적으로 보고 싶어서 한방에 가버렸습니다. 캠핑하면서 관측하기에는 다른 조그만 망원경도 많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