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여름파형'과 '겨울파형'이 있습니다.
여름파는 외대파라고 하는데 봄에 파종해서 가을까지 키웁니다.
그러다 추워지면 지상부가 말라죽고 휴면에 들어갑니다.
가을에 지상부를 싹 잘라내고 뿌리를 내버려두면 봄이 되면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말농장이 바로 이런 '여름파형'입니다.
겨울파형은 전업농, 하우스 농사에 해당하겠지요.
적절히 보수성이 있는 땅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반면!! 배수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니 배수로를 잘 만들어주시고 물을 잘 주세요.
그래야 튼~실한 놈이 나옵니다.
파는 다른 작물과 재배방법이 다른 게 있는데 바로 "옮겨심기"입니다.
파종해서 몇달 기르다가 어느 날 옮겨심는데, 이때 '솎아주기'도 같이 하는 거죠.
공간을 확보하며 적당한 재식거리도 줍니다.
2~3월경에 파종해서 키우다가 6~7월에 옮겨심습니다.

모종을 옮겨심은 모습입니다.
심을 때는 이렇게 드러눕혀둡니다. 푸욱 주무시라고~
옮겨심을 땐 위태로워보여도... 며칠 후면 멀쩡해집니다. 대단하지요.
주말농장 옆 이랑 젊은 부부가 파를 심기에 봤더니
기~다란 파를 똑바로 심으려고 낑낑하더군요.
파는 뿌리가 깊지도 않은데 가늘고 약하고 긴~것을 똑바로 세우려니 쉽겠습니까.
좀 지켜보다가 다가가서
"파는 눕혀 놓으면 된다"고 하니 이게 뭔 소린가 하는 듯이 쳐다봐요.
"파는 눕혀 놓으면 며칠 지나면 지가 알아서 이불 개고 일어나요."하니
얼굴에 의심이 가득해서는, 그래도 주말농장 고참 말인지라 반항도 못하고
내가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밭을 보니 파가 반듯반듯!
그제사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데요.
"파, 바로 섰죠?"하니 "네!! 정말 신기해요!" 하네요. ^^

옮겨심을 때는 골을 깊게 파주고,
그 사이에 파를 눕혀놓는데, 바로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흙을 살짝 덮어줘도 1주일후면 스스로 반듯하게 섭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모르는 사람들은 파 모종을 받으면 기어코 바로 세우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면 자칫 줄기가 꺾입니다.
시장에서 파를 한단 사서 파란 부분은 댕강 잘라서 먹고
아랫부분을 저렇게 묻어주면 파의 정식이 되는 겁니다.
꼭 어렵게 파종해서 키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렇게 1주일만 놔두면 반듯하게 섭니다.
파를 심을 때는 반드시 앞줄과 뒷줄 사이에 간격이 있어야합니다.
왜냐면 '북주기'를 하기 위한 공간적 여유가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파가 반듯하게 섰습니다.
북주기가 잘 되어있지요?
정식을 한 뒤 1달 후부터 북주기를 해줍니다.
파를 재배할 때 신경써서 해야할 것 중의 하나가 "북주기"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줄기를 중심으로 흙을 돋아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에 설명했듯이 북주기를 하는 작물들이 몇 개 더 있는데,
<감자>와 <토란>입니다.
감자와 토란도 북주기를 잘해주지 않으면 열매가 충실하게 맺히지 못합니다.

북주기를 하는 효과는 파가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과
연백부를 길게함으로써 품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파는 뿌리의 하얀부분이 많은수록 上品으로 치기 때문에
북주가를 해서 뿌리 부분을 흙으로 덮어주면, 그 부분이 햇빛을 못 봐서 하얗게 됩니다.
이것을 연백재배라고 합니다.
첫번째 북주기는 정식후 1달 후 시작해서 차츰 깊이 덮어주어 잎이 갈라지는 부분까지 해줍니다.
한번에 많이 흙을 덮어주면 생육에 나쁘므로 점점 흙을 많이 덮어주는 식으로 합니다.
파 재배가 까다로운 이유가 이런 일을 해줘야하기 때문이지요.
옛말에 "딸은 콩밭 매게하고 며느리는 파밭 매게 하라고 했댑니다"
콩밭은 사실 별로 잡초가 안 올라옵니다. 슬렁슬렁하면 되지요.
한데 파밭은 장난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파는 키가 낮아서 잡초가 잘 큽니다.
며칠 게으르면 파와 잡초가 키 경쟁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파밭을 매려면 조심해야할 것이, 파는 뿌리가 지상에 얕게 펴져 자랍니다.
그러니 잡초 뽑겠다고 잡아당기면 잡초랑 파랑 같이 뽑히기 십상이고
마구 함부로 김맸다가는 파 뿌리 다 다칩니다.
그래서 파밭 매기는 쉽지 않기에 며느리 시킨다고 한 것이죠.
거참 우리나라 며느리들 고생 많습니다~~~~~~ ㅠ.ㅠ
그러고보면 농사속담에 딸과 며느리가 등장하는 속담이 종종 있지요.
"봄볕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 볕엔 딸 내보낸다"는 말도, 봄볕은 그만큼
따가워서 얼굴 탈까봐 딸은 안내보내고 며느리 내보낸다는 말이지요.
설마 그럴까...했지만, 농사를 지어보니 정말 봄볕과 가을볕은 하늘과 땅차이랍니다.
봄볕은 순식간에 쌔까맣게 태우지만 가을볕은 민소매로 다녀도 안탑니다.
재미있더군요~
작물을 말리는 것도 봄볕보다 가을볕이 낫습니다.
그 이유는, 봄볕엔 습도가 높지만 가을볕은 습도가 낮아서 잘 마르기 때문이지요.
재밌지요? ^^
그러니 말릴 것이 있으면 가을볕에 말려야합니다.
봄볕에 말리는 것은 아니되어요~
파는, 정식한 후 1~2달은 성장이 더디다가 3~4개월 되면서부터 성장이 빨라집니다.
그러므로 파의 생육을 봐가며 월 1회씩, 총 3~4회 정도 추비합니다.
추비양은 초기보다 점점 지나면서 양이 늘어나야합니다.
(추비=추가비료를 주는 것)
주변에 주말농장엘 10월말에 나가봤더니...
파의 상태가 이렇더군요.

수확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 너무 자라지 못했습니다.
물도 부족했고 비료도 부족했고...

파는 잘 못 기르면 이렇게 볼품이 없이 자랍니다.
처음 파를 기르면 많이 실망하게 되지요.
파 잘 기르는 분들은 다른 것도 잘 기르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수시로 북주기, 비료주기, 잡초 매주기를 해줘야하니까
다른 작물도 마찬가지로 잘 기르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기르기가 수월찮다는 이야기겠지요.
하지만 기본적인 원리만 알면 꼭 길러야할 작물이기도 하지요~
주말농장 채소를 수확해다가 요리할 때, 김치 담글 때 반드시 요 '파'가
꼭 필요하니까요~ ^^
주말농장 다녀갈 때 몇뿌리씩 잘라가면 매번 싱싱한 파를 요리에 써먹을 수 있으니까요...
드디어 김장철이 되어 수확할 때가 되었습니다.

11월 초순, 김장 시기입니다.

뿌리를 다치지 않게 잘 캐냈습니다.
그 이유는, 화분에 옮겨심어서 겨우내 키워먹을려고요.

주말농장에 화분을 가지고 가서 밭흙으로 바로 옮겨심었습니다.
그런데 밭흙을 화분흙으로 사용하지 마세요.
물을 주면 마른 다음에 돌처럼 굳는답니다...
화분에 옮겨심으면 화원용 흙을 사용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옮겨심은 파 화분은 11월부터 4월까지 6개월동안 요긴한 장보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요리할 때마다 베란다로 나가서 베어오곤 했지요.
겨울에 베란다는 영상 10도가 유지되었기 때문에 푸른 잎을 간직하며
잘 살았지요. 그러다가 봄이 가까워오면서 서서히 말라들어갔습니다.
쪽파는 대파보다 쉽지요.
9월초순에 재래시장에 나가면 종자용 쪽파를 팝니다.
한 바가지 사오시면 주말농장에서 실컷 길러먹습니다.
꼭 작은 구근처럼 생겼지요. 마늘쪽같기도 하고요.
그걸 하나씩 떼어서 심어주는 겁니다.
그러면 똑같이 김장 때 수확하지요.
씨앗으로 기르는게 아니라서 기간도 짧고 수월하지요.
김장 때는 쪽파를 쓰도록 하세요~
이것도 대파랑 기르는 방법은 같습니다. 북주기도 해주고 웃거름도 주지요.
파는 밭 한귀퉁이 햇빛 잘 드는 쪽에 심으면 좋습니다.
키가 낮아서 다른 작물에게 피해가 안가니까요.
그런데 경험해보니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엔 심지 마세요.
쉽게 손을 타기 쉽거든요~ ^^
그러면, 주말농장 마치신 분들은 대파 몽땅 처리하지 마시고
한단 정도는 화분에 심어보세요. 아마 겨우내내 싱싱한 파를 드실 수 있으실 겁니다~
첫댓글 우째 사진이 하나도 안보이고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