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가 빼어난 충북의 설악, 천태山(天台)
(충북 영동군 양산면과 충남 금산군 제원면에 걸쳐 있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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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바람에 관심이 많았다.
삼국사기에는 바람을 풍(風), 대풍, 폭풍으로 구분했고,
또한 고려시대 때는
바람의 강도를 12가지로 세분하고 바람의 방향까지 자세히 기록했다.
그만큼 바람이 농업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상요소였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최다승(511승)투수인 “덴턴 트루 영”(1867-1955년)은
사이클론처럼 위력적인 공을 던져 “사이 영“으로 불렸다.
아시아는 태풍, 미국은 허리케인, 인도는 사이클론처럼 지역에 따라
명칭은 달라도 열대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저기압을 이르는 말이다.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의 1만 배에 달할 정도로 위력적이라
하니 “난폭자”라고도 부른다.
오늘 금요산행은 충북 영동군 양산면과 충남 금산군 제원면에 걸쳐
있는 천태山(715m)을 다녀오기로 했다.
천태山은
고려시대 천태종의 본산이었기 때문에 산 이름이 “천태”가 된 영동의
명산으로 충북의 설악이라 불릴 만큼 산세가 빼어나다.
아슬아슬한 바위산행의 멋과 스릴을 즐길 수 있으며 잘 정리된 등산로와
주변명소가 많아 등산동호회와 가족단위 등산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산 주변에 영국사(寧國寺)를 비롯하여 양산 8경의 대부분이 있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에 이어 주초(週初)에 있었던 제16호 태풍 “산바”는
한반도를 관통하고 지나면서 4명의 사상자를 내고 남부와 영동지방에
주택과 농경지 침수 및 도로유실 단전(斷電) 등 많은 피해를 주었다.
연이어 발생한 태풍 3개가 모두 한반도에 상륙하기는 1904년 태풍관측
이래 처음 있는 일이란다.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산바는 마카오유적지인 “그레이트 세인트폴”을
중국어로 읽은 이름이다.
가을태풍, 얼마나 얄미운 추석 손님인가.
그래도 그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태양은 다시 얼굴을 내민다.
수확을 앞둔 우리 농촌에 큰 시름을 안겨주고 떠났지만 태풍은 이미
지나갔으니 피해복구와 생업에 다시 전념해야 할 때다.
천태山 등산코스는
영국사에서 바라볼 때 오른쪽으로부터 A, B, C, D 4개가 있다.
-A코스는 미륵길이라 불리는 최북단에서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이어지는 최단 코스이고,
-B코스는 관음길이라 불리는 영국사로 직접 이어지는 가파른 코스로
최근 폐쇄되었다.
-C코스는 원각국사길이라 불리는 영국사 남쪽 원각국사碑에서
구멍바위를 지나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며,
-D코스는 南고갯길로 불리는 고개로 남고개로 이어지는 길로
하산할 때 주로 많이 이용한다.
구름 한 점 없이 높은 하늘,
파란하늘은 높아만 가고 태풍이지나간 청잣빛 벗갠(구름이 벗어지고
날이 갠) 하늘은 돌멩이를 던지면 그냥,
“쨍그랑!”
소리 나며 깨질 것 같은 “파란 유리거울”처럼 맑다.
손으로 쥐어짜면 주르륵! 하고 청포도 즙이 배어나오는 알찬 과일.
무더웠던 지난여름 아무도 몰래 구름밭(산꼭대기에 있는 뙈기 밭)에
파 두었던 “그리움의 우물”과
하늘마당가 연보라 쑥부쟁이 오종종 피어있는 저기 저 가을꽃자리-
갓 난 송아지의 깊고 그윽한 눈망울처럼
“하아!” 새물내 물씬 나는 “하늘 둠벙”이여.
솜사탕 구름 한입 덥석 먹어보고 싶은 날이다.
오늘 산행은 주차장에서 출발:-
삼단폭포 -암벽지대 -천태山 정상 -200m되돌아 -헬기장 -남고개 -
영국사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4시간 30분소요) 코스다.
이 코스는 천태山 A코스로 올라가 주능선을 따라 D코스로 내려오는
일주코스였다.
오늘은 30명의 회원들이 산행에 참여했으며 사찰입장료(1인당, 천원)
을 냈다.
삼신바위와 삼단폭포를 지나 영국寺 앞에 서 있는 천년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할 때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A코스 길로 접어들기가 무섭게 거대한 암벽이 가로막고 서 있어
우리를 압도 하고 있었다.
쇠 철선과 굵은 로프가 같이 꼬인 암벽로프가 두세 줄이 늘어져있었다.
줄을 잡고 암벽을 오르고 나면 짧은 오솔길이 나오고 이내 다른 암벽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기를 대 여섯 차례 시작되었고 전망바위에서는 내려다보기도 두렵다.
산행1팀은 젊으니까 빨리도 올라가 우리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다.
오늘은 산행1, 2팀이 따로 없이 빠르고, 느릴 뿐이지 모두가 완주하는
산행이었다.
암벽지대를 지나 조금 평평한 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김 금자회원이
속이 불편하다며 밥을 못 먹고 누어버린다.
응급조치를 하고 쉬어있더니 원기를 회복하였어도 밥을 먹지 못했다.
산을 쳐다보니 사방이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암봉지대가 많았다.
천태山 정상을 올랐는데 표지石이 세워져있었고 쉼터(돌탑)도 있었다.
정상에 서니 서쪽으로 서대山,남쪽으로 성주산과 멀리 덕유산, 계룡산,
속리산이 보인다.
하산은 남쪽 주능선을 따라 南고개를 향해 내려오는데 갈림길에서
오른쪽은 암릉구간이고 왼쪽은 우회 등산로이었다.
우회 등산로도 가파르고 밧줄을 이용해 내려가는 곳이 많았다.
한참을 내려오니 고찰 영국사가 나왔고 경내를 구경했다.
영국寺는 천태山 동쪽 기슭에 있는 고찰인데 풍광이 좋은 사찰로
양산 팔경(八景)의 정수이다.
천년이 넘는 영국寺 은행나무(천연기념물: 223호) 때문에 가을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절이기도 하다.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창건한 절로 원래 이름은 국청사였는데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서 국난을 극복했다 하여
영국寺라고 이름을 고쳤다.
고찰 영국사에는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 외에도 삼층석탑(보물: 533호),
원각국사碑(보물: 534), 망탑봉 삼층석탑(보물: 535호), 승탑(보물: 532호),
영산회후불탱(보물: 1397호), 영국사대웅전(충북 유형문화재: 61호),
석종形 부도(충북유형문화재: 61호), 원구形 부도(충북유형문화재: 185호)
등 문화재가 많이 있다.
영국사주차장으로 내려왔더니 양동매씨들이 하산酒를 준비하고 있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오늘 하산酒는 2주 전에 조 창현사장이 미리 하산酒 값을 내주었다.
오리 탕에 전어 회 무침으로 산행에 지친 회원들은 즐거운 비명이다.
탕이 준비되기도 전에 회 무침 때문에 막걸 리가 동이 나고,
소주도 불티가 나버렸다.
GO! GO! 금산.
하산酒를 서둘러 먹고 금산인삼시장으로 산행버스는 달렸다.
“산, 들, 강 먹 거리, 볼거리가 참 순하고 착한 고장 금산. 아름다운
사람을 기다립니다.”란 타이틀로,
제32회 금산인삼축제가(2012년 9월14일-9월23일)열리고 있었다.
축제란 사람들 구경이다.
경찰관들이 행사장 안내와 질서유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금산인삼관, 건강 체험관, 인삼문화체험, 인삼향수체험, 가족문화체험,
국제인삼교역展,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회원들은 수삼시장에 들려 수삼도 사고, 인삼제품도사고, 인삼튀김을
안주로 막걸리도 한 잔씩하고 있다.
나는 아내에게 주려고 인산튀김을 샀는데 나 교장도 덩달아 샀다.
인삼시장을 들리다보니 광주로 돌아가는 시간이 촉박해졌다.
금산서 광주까지는 거리가 멀다보니 회원들의 노래솜씨를 듣기로 했다.
요즘은 노래방덕분에 모두가 가수 급이다.
새로 온 회원들이 스스럼없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흥을 돋운다.
차내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가족적이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렸다가 출발하면서 차내 분위가 확 바뀌었다.
오늘은 젊은 금호 팀 오륙 명이 분위기를 UP시켜주었다.
“오빤, 강남스타일! 오빤, 금광스타일!”
회원들은 신이 났다.
양동매씨들도 오래 만에 흥이 나서 세월의 무상함을 잊어버렸다.
“일 년 동안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한 시간 같이 노는 것이,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다.”
철학자 플라톤은 말했다.
하루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2012년 9월 21일)
첫댓글 즐겁게 하루를 지내신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