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사 유감”
예장총회(백석) 교육국 주최로 강도사고시 합격자 교육이 3박 4일 일정으로 안성명성수양관에서 열렸습니다(3월 24-27일).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총 25개의 강의를 들어야만 하는 아주 강도 높은 강도사고시 합격자 연수교육입니다.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특강시간에 “끝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얻으리로다.”(마태 24:13)라는 말로 농담 섞인 위로를 했습니다만, 내가 볼 때 너무 과한 프로그램처럼 보였습니다. 어쨌든 260여명이 되는 이들은 얼마 후에 목사 안수를 받게 될 것입니다. 강도사가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평신도-신학생-전도사-강도사-목사” 라는 사다리의 정상 문턱에 이르렀다는 뜻일까요? 그건 아니겠지요. 만일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목은 이미 뻣뻣해지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정규신학훈련을 받고 강도사가 된다는 뜻은 무엇일까? 한자어 “강도(講道)”의 의미를 잘 모르는 한글세대는 반 농담으로 강도사를 강도질 하는 사람이냐고 묻습니다. 물론 제대로 신학훈련을 받지 않았거나 신학훈련기간을 소홀히 한 사람들, 혹은 진정성 있는 소명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목회 현장에서 본의 아니게 “강도(强盜, Robber)”짓 할 가능성이 많을 것입니다. 섬뜩하고 무서운 일입니다. “강도(講道)”란 문자 그대로 “도(道, Way)를 강론하다”는 뜻입니다. 달리 말해서 강도사란 공적으로 설교할 수 있는 자격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교회(교단)가 정규신학훈련을 받은 사람을 심사하여 설교단에서 책임성 있게 성경본문을 풀어 설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하게 될 때, 그에게 “강도권(講道權)”을 부여합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강도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 “말씀과 성례의 수종자”라는 직함을 받는 목사는 아닙니다. 그는 책임성 있게 성경을 주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과정을 마치고 설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목사 임직 이전 단계로서 강도사가 된다는 것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신실하게 주석하고 그것을 신자들에게 공적으로 적용하여 설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도사가 되었다는 것은 곧 목사가 되어 교회를 차릴 수 있는 합법적(?) 면허증을 받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강도사가 되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깊이 명심하여 하나님의 “도”(道, 길)를 잘 설명하고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평생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강도사 유감”이었습니다.
[특강, '그리스도냐 시저냐'를 마치고 선교사로 나갈 몇몇 제자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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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빛소망 원문보기 글쓴이: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