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의 홍길동과 가상토론하기
권광오/독서와 토론/지도: 김슬옹
1. 출전 : 김성재(2000),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우리 고전 홍길동전』, 현암사.
2. 작품 줄거리 : 홍길동은 조선 세종대왕 시기 이조판서인 홍문의 집에서 서자로 태어났다. 그는 열한 살에 시․서․제자백가의 글을 모두 읽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서자의 몸으로 태어나 집안에서 천대를 받았다. 결국 그는 집을 떠나 산 속에 들어가 도적들을 이끌고 활빈당을 조직한다. 그는 활빈당을 이끌고 온갖 도술을 부리며 탐관오리의 부정한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을 돕고 부정한 관리들을 처단하며 전국을 누빈다. 나라에서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를 잡으려 하지만 매번 실패하고 만다. 결국 나라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여 그를 병조 판서에 임명하고 그는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다 그는 다시 도적의 무리를 이끌고 성도에 자리 잡았다가 이웃의 율도국을 쳐서 빼앗아 다스리다가 하늘로 올라간다.
3. 주인공의 성격과 특징
◎ 성격 : 홍길동은 망설임 없이 절을 약탈하고, 탐관오리들을 처단했다. 또한 임금에게 당당히 자신의 조건을 요구하고 이에 반하는 세력들은 자신의 손으로 처단했다. 이러한 그의 행동은 그의 과감하고 대담한 성격을 드러낸다. 다른 한편으로는 탐관오리로부터 빼앗은 곡식으로 백성을 돕는 모습은 그의 의로운 성격을 잘 나타낸다. 또한 병조판서가 된 이후 약탈이나 탐관오리를 처단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은 그의 신의를 지킬 줄 아는 성격을 잘 나타낸다. 하지만 자객과 관상쟁이 여자 그리고 요괴 을동 중 형 요괴를 죽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에서 그의 잔인한 성격이 나타나기도 한다.
◎ 특징 : 홍길동은 열한 살 때 시․서․제자백가의 글을 모두 깨우칠 정도로 똑똑했다. 또한 많은 책을 읽어 천지가 변하는 이치를 깨달아 신출귀몰하는 재주도 지녀서 어려서부터 그의 비범함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단 400의 군대로 팔도를 누비고 만년 묵은 요괴 을동과 맨손으로 대적할 정도로 용맹했다. 한편으로는 많은 수의 도적들 사이에서도 그들을 겁내지 않고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임금에게 병조판서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요구를 당당히 말하는 것으로 그의 대담함도 엿 볼 수 있었다.
4. 주인공과의 가상토론
사회자: 지금부터‘『홍길동전』주인공인 홍길동의 행동은 타당한가?’ 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주인공인 홍길동 씨와 상명대학교의 권광오 학생 자리해주셨습니다.
홍길동: 안녕하세요.
권광오(나): 안녕하세요.
사회자: 그럼 이제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홍길동 토론자 말씀해 주세요.
홍길동: 네, 저는 제 행동에 대해 타당성을 논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백성을 위해 탐관오리들을 처단했던 것입니다. 또한 이 나라의 신분제라는 불합리한 제도에 맞서 싸웠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한 행동이 이유가 있는 타당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네, 홍길동 토론자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자신의 행동은 백성을 위해서이고 불합리한 제도에 맞선 행동이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럼 권광오 토론자의 말씀 들어 보겠습니다.
권광오(나): 제가 보기에는 몇 가지 측면에서 홍길동 씨의 행동에 타당성을 의심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저는 활빈당의 도적질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탐관오리의 집을 습격해서 관리를 처단하고 재물을 빼앗아 백성에게 나눠준다는 취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활빈당이 훔친 재물은 관리의 재산과 백성의 세금입니다. 결국 나라의 세금이 모자라고 나라는 다시 예산을 충당하려고 더 많은 세금을 걷을 것입니다. 그 세금을 백성의 몫이고 결국 고통 받는 것은 백성입니다. 백성을 위한다는 행동이 백성에게 피해만을 준 것입니다.
사회자: 네, 활빈당의 도적질을 백성에게 이득보다는 피해만을 안겨주었다는 말씀이시군요. 홍길동 토론자 반론하세요.
홍길동: 저는 부당한 사적 재산이 많은 탐관오리들에게서만 재물을 빼앗았기 때문에 나라의 세금이 모자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제 행동으로 인해 백성이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약탈한 재물로 백성들이 오랜만에 굶주리지 않고 배부르게 밥을 먹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회자: 네, 홍길동 토론자의 반론 잘 들었습니다. 권광오 토론자 말씀하세요.
권광오(나): 한 가지 더 타당성을 의심해 볼만한 행동이 있습니다. 활빈당을 조직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자신의 힘을 무기로 관직을 얻으려 한 행동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신분제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다고 하지만 자신에 반대하는 세력을 힘으로 누르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행위는 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회자: 홍길동 토론자 반론하세요.
홍길동: 그 당시 상황에는 그런 방법이외에는 제 뜻을 펼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서얼이라는 제 신분 때문에 제가 아무리 뛰어나도 과거에 응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라를 위한 제 뜻을 펼치기 위해 제 능력을 적극 활용해 제가 하고자 하는 바를 이뤘을 뿐 입니다.
사회자: 네, 홍길동의 행동에 대한 두 토론자의 논쟁이 분분한데요. 여기서 제가 한 가지 논점이 될만한 주제를 더 드리겠습니다. 홍길동이 관직을 얻는 과정에서 불교 탄압이 이루어졌는데요, 이에 대해 한번 토론해 보겠습니다. 먼저 권광오 토론자 말씀해 주세요.
권광오(나): 저는 그 탄압이 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탄압은 홍길동이 나라나 백성을 위하기보다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자행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교적 입장에서만 불교 탄압을 자행하는 것은 타당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회자: 자신의 목적을 위해 유교적 입장에 치우쳐 불교를 탄압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홍길동 토론자 말씀 들어 보겠습니다.
홍길동: 불교를 탄압한 이유는 불교가 보는 것을 거두고 듣는 것을 막으며 세상의 일로부터 멀어지려 하는 세상의 질서와 인륜을 훼손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탄압한 것입니다.
- 오지섭(2004), 45쪽
사회자: 네, 불교 탄압에 관한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더 하실 말씀 있으시면 말해주시길 바랍니다.
권광오(나): 제가 말하겠습니다. 홍길동은 병조 판서가 된 이후에는 조선의 서자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고 해외로 발을 옮기는데 - 임무출(1990), 108쪽 이런 홍길동의 행동은 평소 자신이 주창하던 대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홍길동 토론자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길동: 저는 백성을 위한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도 큰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조선을 백성을 위한 나라로 만들지 못하고 떠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선 전체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을 떠나 새로운 나라를 만든 것입니다.
사회자: 지금까지 두 토론자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홍길동전』의 주인공인 ‘홍길동’의 행동은 백성을 돕고 불평등한 신분제를 타파한다는 그 취지는 좋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행동을 시행함에 있어 많은 한계점도 드러내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여태까지 영웅으로만 여겨왔던 ‘홍길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봐야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토론을 마치겠습니다.
5. 참고문헌
설성경(2004), 『홍길동전의 비밀』, 서울대학교 출판부.
오지섭(2004). 연구논문 : 6세기 조선 성리학파의 불교 인식 -퇴계와 율곡을 중심으로-. 한국종교학회.
임무출(1990). 박태원의 「홍길동전」 연구. 한민족어문학회.
이명구(1999). 고전감상 (古典鑑賞) 홍길동전 (洪吉童傳).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배재홍(1991). 조선전기 처첩분간과 서얼. 대구사학회 학회지.
김인규(2003). 한국사학 : 북학파의 신분제 개혁론 연구. 한국사상문화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