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가는 길
회장님 빈소가 설치되어있는 아산병원에 가기위해
잠실나루역에서 내렸다.
가게 아주머니에게
“아산병원가는 택시타려면 어디로 나가야 되나요?”하니
“택시타면 복잡하니 저리로 걸어가세요 금방가요”한다.
물건사던 한 아주머니가 “저도 그리로 가니 따라오세요”했다
지난주간 푸근한 날씨였는데 꽃샘추위인지 날씨가 매섭다.
잠실에서 왔다는 그 곱상스런 아주머니를 따라 전철역을 나섰다.
한동안 아무말 없이 가다가 아주머니가 말을 건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어요”
“그러게요 수요일까지 춥다고하네요”
“어느 그룹회장님이 돌아가셨는데 조문객이 많아
주차장이 차단되었으니 전철타고오라 연락왔어요”
“아~네 제가 지금 거기 가는 길이예요”
“그 회사 직원인 모양이지요?”
“전에 회장님을 모셨어요”
“그러면 마음이 많이 아프겠네요. 회장님은 어떤 분이셨어요?”
“참 좋은 분이셨지요. 하늘에 에드버룬을 아시지요?
자유자재로 평화스럽게 움직이잖아요?
부족함 없고 구애됨이 없고 막힘이 없어 모든 것에 자유로운
참된 자유인이었어요”
“와 멋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품을 줄 아는 분이었어요.
그분은 뭇 새들이 자유로이 놀며 둥지를 틀고 나그네들이 그 그늘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동구밖 큰 나무처럼 우뚝 선 거목이이었어요.
너그럽고 인자하며 소탈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그런 분이었지요”
“재벌들도 그런 분이 있어요?”
“회장님은 그런 분이었어요. 다른 분들도 훌륭한 분이 많아요”
이야기를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병원입구다.
“오늘 좋은 길 가르쳐주어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니
“택시비 내셔야겠어요” 하는데 남훈차장이 나오다가 우리를 보고
“상무님 어서오세요”하더니
옆에있는 아주머니를 보고 갸우뚱하다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로비에서 기다리던 권감사가
“아까 같이 온 그 아주머니 어디계시느냐?”며 궁금해했다.
생각없이 들락거리던 병원이었는데
회장님 쉬고있을 병원을 바라보며 많은 상념에 젖었다.
병원은 출생과 죽음이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는 곳,
어쩌면 고닲은 인생 삶의 축소판이 병원이고
생사고락의 화면이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의 압축판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잠실나루역에서 아산병원을 바라보고 걷는 산책길이
삶의 압축된 여정처럼 생각되어 그 길을 걷는 순간이
참으로 많은 의미를 던져주었다.
2012.3.19. 濟巖 김정태
|
첫댓글 존경하던 분이 가시면, 부모님 가신 듯 가슴 아프지요...........
바둑 같이 두셨던 분 아냠?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