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노래중에 이적이 부른 '다행이다'라는 곡이 있다.
가사가 참 마음에 든다.
{중략}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라는 거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먹을 밥을 지을 수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저린 손을 잡아 줄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다행이다'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잘 안 될 것으로 여겨 걱정했던 일이 뜻밖에 잘 풀려 마음이 놓이고 흡족함'이라 풀이 해 놓았다.
즉, 의지적 표현이 아니라, 우연적 긍정 결과를 말하는 것이다.
요즘 세상이 참 어지럽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에 일어난 전쟁이 3년을 넘기고 있고, 중동에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우리에게 전쟁이 없다는 것, 아니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내 일생 중에 전쟁이 없이 살아 온 것은 분명히 다행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에서는 전쟁을 지향하는 사람들보다 평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한국 정치를 보자.
대통령은 평온하던 세상에 갑자기 계엄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것을 선포하여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두시간여만에 계엄은 종료되었고, 그 사태로 인한 후유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라에 충성하던 최고 에리트 장교들과 경찰 간부들이 계엄이라는 한마디에 포승줄에 묶이어 감옥에 가게 되었다.
국민들은 극좌와 극우로 나뉘인 듯 메스컴에서는 하루 종일 들쑤신다.
또한 최고의 사정기관인 사법부까지 위태로울 정도의 압박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대한민국이 망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국민들이 뒤에 버티고 있다.
다만 앞에 나서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며 옳은 길로 판단을 하고 그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다행이다'란 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왜 세계정세와 대한민국의 사태에만 적용되겠는가.
80억이 산다는 이 지구촌에 앞서 말한 대중가요 가사와 같은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병상에 누어있는 어머니나 아버지를 보며 느끼는 감정과 친구간의 일들 그리고 여러 단체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들...
'다행이다'로 일들이 해결된다면 해피엔딩이겠지만, 그보다 수많은 일들이 '다행이다'란 말을 잃은 채 다음시간을 맞이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언어적 의미로 보자면,
앞 내용에서 예상되는 결과와 다르거나 상반되는 내용이 뒤에 나타날 때 앞뒤 문장을 이어주는 말이다.
세상 모든 일들이 '다행이다'로 끝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앞서 말했듯이 세상일들의 많은 부분이 예기치 않은 부분으로 흘러가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반등시키기 위한 노력과 기대 그리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삶이 더 가치 있는 삶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접속어가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