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청년 라이딩 *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자전거여행 총정리
안녕하세요. 자전거로 세상에 나만의 자국, 바로 발퀴자국(발자국+바퀴자국)을 남기고 있는 레또입니다.
그동안 올린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자전거여행기를 나라별로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여행기간 : 2012. 3. 21~2012. 8. 2. (총 135일)
2. 여행경로 : 아란야프라텟 - 방콕 - 후아힌 - 춤폰 - 나콘시타마랏 - 핫야이 (태국)
캉가 - 알로세타 - 페낭 - 쿠알라세랑고 - 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
탄중발라이 - 토바호수 - 부키팅기 - 자카르타 - 반둥 - 족자카르타 (인도네시아)
3. 주행거리 : 4,501km (총 누적거리 13,825km)
태국
2012년 3월 21일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드디어 태국에 입성했습니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바뀐 차선과 쭉쭉 잘 빠진 4차선 도로가 태국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죠.
7년 전 이미 방콕과 중북부지방은 자전거로 여행을 끝냈기 때문에 곧바로 태국만을 따라 코끼리 코처럼 길게 뻗은 남부해안을 향해 달렸습니다.
파란바다로 가득한 태국 남부해안은 포토제닉한 공간들이 길 위에 수없이 많이 널려 있었습니다. 정글, 바다, 한적한 시골길과 목가적 풍경까지....자전거여행을 즐기는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코스는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태국 남부는 최고였죠.
거기다 한적하고 포장이 잘 된 도로와 울창한 밀림은 더없이 행복한 자전거여행길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남부해안을 달리는 중 반갑게도 자전거로 여행하고 있는 에반(프랑스)-록사나(이란) 커플을 만나면서 함께 여행을 시작했죠.
확실히 길동무가 있으니 여행이 즐겁고 편했습니다. 땀과 피로로 찌들면 잠시 자전거를 내려놓고 한적한 해변을 찾아 사진도 찍으며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죠.
무엇보다 10,000km 주파라는 기념비적인 역사가 기록되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에반-록사나 커플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나흘 만에 다시 혼자가 됐지만 그 시간은 짧았습니다. 해변 시골 조그마한 식당가에서 우연히 만난 한 아주머니의 초대로 무려 열흘 간 태국 가족과 함께 했습니다.
아주머니 조카의 불교출가의식에도 참여 할 수 있었습니다. 출가의식에 참여하며 태국인 삶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불교의 한 단면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 볼 수 있었습니다.
열흘 가까이 태국 대가족과 함께했던 시간들은 태국문화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으며 체력을 완충할 수 있었던 소중한 휴식 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따뜻한 정을 듬뿍 받으며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얻은 가장 값진 보물이었죠.
말레이시아 국경에 다가 갈수록 그동안 아주 가끔 보이던 이슬람사원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콘시타마랏 이후로 1,500km 넘게 달려 온 해안 길과 이별하고 내륙 길로 접어들었지만 파란나라 태국의 아름다운 본모습은 변하지 않더군요.
그리고 부처님의 나라 태국과 한 달하고 보름 만에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여행하며 각 나라마다 인상 찌푸린 적이 한두 번 있었는데 태국만은 단 한 차례도 없었죠. 그 정도로 태국 여행은 편했고 사람이 아름다웠던 그런 나라였습니다.
말레이시아
중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6번째 새 여자 친구와 달콤하고 아름다운 데이트를 앞두고 설레임 가득한 마음으로 힘차게 말레이시아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달콤한 연예와 달리 쓰디 쓴 첫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죠. 국경지대는 황량한 벌판만 계속 이어져 시작부터 기력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또한 이날 저녁 엄청난 비와 바람을 동반한 폭풍우가 조그마한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바람에 전자제품을 제외한 모든 것이 다 젖어 버렸습니다. 하늘을 보며 내가 사서 왜 이 고생을 해야 되나 자괴감이 드는 순간이었죠.
말레이시아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보물섬 페낭에 상륙했습니다.
200년 전 식민지 무역교류가 남겨 둔 커다란 흔적이 살아남아 아직도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바로 페낭이었습니다.
역사, 문화적 가치와 함께 깨끗한 자연생태계를 간직한 페낭은 천의 얼굴을 간직한 멋진 보물섬이었죠.
팜오일, 팜오일, 팜오일....페낭 섬 이후 쿠알라룸프루까지 팜오일 농장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세상에 모든 팜오일은 이곳에서 재배된다고 느껴질 정도로 팜오일 농장은 끝이 보이지 않았죠.
말레이시아 더위는 40도에 육박하던 캄보디아에 비할 바 못됐지만 뜨거운 태양빛만큼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고왔던(?) 피부는 까칠까칠한 검은 피부로 변해버렸습니다.
종교, 인종, 문화가 마구 뒤섞인 쿠알라룸프루를 돌아보며 이곳이 진정한 다문화도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가장 놀란 건 말레이시아의 엄청난 발전상이었죠. 오랜만에 시골청년 도시물 먹으며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조그마한 여행세미나를 통해 제가 그 동안 거쳐 왔던 길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6월 5일 고속페리에 몸을 맡긴 체 유라시아 대륙을 떠나 미지의 섬나라 인도네시아로 출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에 첫 발자국을 내 딛는 순간, 경직된 말레이시아에서 절대 볼 수 없었던 자유로움이 곳곳에서 물씬 풍겨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낯선 여행자를 향해 따뜻한 웃음으로 맞아줬고....
아이들과 웃음이라는 세계만국공통어로 인사 나눌 수 있었기에 행복했습니다.
자연이 준 거대한 선물, 토바호수는 듣던 대로 굉장했습니다. 수 만 년 전 거대한 화산 폭발분화구가 수 만년을 거치며 장대한 호수로 변했다고 생각하니 경이로운 자연의 힘에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깨끗한 물, 따뜻한 날씨, 아름다운 풍광까지....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특히 토바호수를 젖줄로 독특한 전통문화를 발전시켜 온 바탁인들은 섬 주변 곳곳에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남겨 놓았더군요.
2,000m가 넘는 힘든 오르막을 마지막으로 토바호수와의 인연은 마무리 됐습니다.
때론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지나 친 관심(?)에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단일 국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에 수많은 무슬림 문화와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수마트라 작은 마을에서 여행 시작한지 260일 만에 커다란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바로 12,600km 달린 끝에 북방구와 남반구를 가르는 적도에 도착한 것이죠. 돈으로 살 수 없는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서수마트라 부킷팅기에서는 인도네시아 전통문화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이곳에서 벌어진 이슬람 축제는 화려한 미낭카바우 전통문화에 섞여 오히려 이슬람교 색채는 희미하게 느껴 질 정도였고...
금빛으로 빛나는 왕관과 의상, 온 몸을 덮은 액세서리, 두터운 화장까지....결혼식장 안에서 미낭카바우 전통문화는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특히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소들의 질주는 인도네시아여행 중 가장 잊지 못할 장면으로 기억 되고 있습니다.
한 달간의 수마트라 여행이 마무리되고 버스를 타고 곧바로 자바 섬으로 향했습니다. 여행 시작하고 버스로 이동하기는 처음이었죠.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체류가능기간이 두 달만 주어졌기 때문이었죠.
버스를 타고 삼일 만에 수마트라와 자바 사이를 가르는 순다 해협에 도착했고 곧바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로 향했습니다.
자카르타는 ‘지구 최대의 교통지옥’라 불릴 만 했습니다. 어디를 가도 꽉 막힌 도로를 피해 갈 방법이 없었고 끝내는 자전거여행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교통사고(다행히 경미했지만)까지 당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다는 자바 섬의 진면목은 자카르타를 벗어나고서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트럭과 오토바이에서 나오는 매연, 그리고 교통체증과 끝없이 싸워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자바 사람들만큼은 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야영은 거절을 당한 적이 없었고 씻지 못하고 잠이든 날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자바 중부 지방에 들어서고 나서야 복잡한 도로와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었고 이때부터 진정 행복한 여행길이 시작되었죠.
그리고 7월 18일에 자바섬 문화수도 족자카르타에 도착했습니다.
아쉽게도 저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이후 인도네시아 여행사진이 모두 지워지고 말았네요. ㅜ.ㅜ 세계 7대 불가사이 보로부드르부터 술탄왕궁, 동굴 래프팅,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떠나는 순간까지 보여 드릴게 너무나 많은데 말이죠. 여행기 소스를 포함한 사진과 그 속에 남겨진 소중한 추억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비행기타고 넘어와 잠시 쉬면서 다음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년 전 여행 시작하며 계획했던 1차여행이 무사히 마무리 됐고 지금은 2차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행계획을 잠시 말씀드리자면....일단은 스리랑카가 2차여행 첫 번째 목적지가 될 거 같고요. 스리랑카 여행 후 인도비자 받아서 인도와 네팔, 방글라데시등 주변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가 2차여행의 대략적인 계획입니다. 기간은 올해 8월말부터 내년 4월까지 대략 8개월 잡고 있습니다.
1차 여행을 마무리하며 무엇보다 맞춤법, 문법오류 투성이인 제 여행기를 보시며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해야 될 거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무사히 여행할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그리고 달아주시는 댓글은 여행기 쓰는데 있어서 커다란 힘이 돼주었고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여행한다는 든든한 마음을 심어줬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보잘 것 없는 여행기 앞으로도 쭉~지속 될 테니 감히(?) 많은 응원과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대륙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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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전거백화점 글쓴이 : 다솔감초 |
대한민국 마당발 행시인 * 다 솔 감 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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