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스라엘이 Eitan 이라는 보병수송 장갑차를 공개했습니다.
M113을 대체하는 8륜 장륜 장갑차...인데요. 대충 이렇습니다.
-중량 35톤(!)
-35~40mm 구경 기관포탑 탑재 가능
-승무원 3명, 보병 9명 총 12명 수송 가능
-엔진 출력 750마력
-측면, 후면, 상면 부가장갑 장착
-지뢰 및 IED 방호장갑 장착
- STANAG 4569 level 5 방어력
- 트로피 능동방어장비 장착 예정
개인적으로는, 이걸 왜 장륜형 장갑차로 만드는 지 의심이 드는 수준의
중장갑 중무장 대형 차량입니다.
가령 우리 군의 K21의 경우 승무원 3명에 보병 9명을 태우고, 40mm 주포를 가졌는데 25톤에 750마력
우리 군의 8륜 장륜장갑차인 K808의 경우 승무원 2명에 보병 10명을 태우고 17톤에 420마력 입니다.
M113이 원래 10톤, 이스라엘군은 부가장갑을 추가해서 13톤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기존 차량을 대체하는
신규 차량이 무게는 3배 이상, 용적은 거의 2배라는 소리니 좀 무리한 설계로 보이기도 합니다.
파워트레인도 750마력이면 장륜 장갑차 중에서 엄청 출력이 좋지만, 10톤이나 가벼운 K21도 750마력이고요.
가격적으로 볼때, Eitan은 우리 KM808 8륜 장갑차보다 훨씬 비싼 차량이 될 것은 분명하고,
40mm 기관포 포탑을 장착할 경우 K21보다 비쌀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어력이야 차륜형 장갑차 중
탑 클래스이지만, 차륜형 장갑차를 이정도로 럭셔리하게 만드는 게 과연 답인가? 하는 것에는 의문이 많습니다.
이스라엘의 나메르 장궤식 장갑차가 70억이나 하는데, 요즘 유행이 아무리 중장갑화지만 너무 비싸다는 점,
그리고 무거운 중량에 맞추어 운용유지 비용과 인력, 가동률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지적할 만합니다.
우리 군의 장갑차량에 대해서 항상 논쟁이 되는 것이 너무 방어력이 부족하다, 특히 IED 및 지뢰방호력이
부족하다는 점인데요. 특히 장병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보다 가격 대 성능비를 우선한다는 점이
크게 비판받습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장갑차량 개량을 위한 예산을 투입하고, 업체 주도로 개발하자.
-저가 능동방어 장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자.
-장갑차량의 무인화 개조기술 연구를 시작하자.
1.기존 장갑차량 개량을 위한 예산을 투입하고, 업체 주도로 개발하자.
어떻게 강화할까요? 저는 방위사업청이 예산을 조금이라도 배정하고,
업체 주도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육군은 ROC를 변경하지 않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해외 전장상황을 참고하거나 수출에 잘되라고 기존에 만든 차량을
개조하는 데 돈을 절대 쓴 적이 없습니다. 업체 주도 연구를 하면 되지 않냐는 말씀을 할 수 있습니다만,
한국에서 장갑차 하나 만들어서 수출하면 수출금액의 상당 부분은 ADD에 다시 바쳐야 하는 상황에서,
수출을 위해서 새로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일례로, 현대 로템의 경우 수출을 위해서 RCWS 포탑, 기관포 방어용 측면장갑 등을 자체 개발했는데,
수출과정에서 정부기관에 줘야 하는 금액이 너무 커서
업체가 국내 개발을 포기하게 만드는 아주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한화 디펜스 시스템이 한동안 K21을 개조한 경전차나
K200에 기관포 포탑을 얹은 모델을 내놓은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국내 자체 개발이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정부 주도가 아닌 업체 주도로 하면
쫄딱 망하기 딱 좋은 걸 알고, 국내 개발을 포기한거죠.
업체 주도로 K21 및 KM808의 방어력 개선 업그레이드를 개발하되, 방사청의 예산투자가 필요합니다.
두 차량의 방어력 개선 방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경량 반응장갑 개발 및 운용시험(K-21은 ADD주도로 진행 중이나 예산 부족으로 진척이 느림)
-차체 하부에 경량 복합장갑을 덧대어 지뢰 및 IED 방호능력 향상 (독일의 AMAP-IED와 유사한)
2.저가 능동방어 장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자.
능동방어 장비는 현재 우리 군이 이미 개발을 완료하여, K-2전차에 향후 장착될 예정입니다만,
요구성능이 높아 가격이 비싸고 복잡한 다중 센서 시스템으로 운용유지가 곤란합니다.
우리는 냉정히 판단해서, 현재 개발한 능동방어 장비를 대량 양산해서 K-2 및 K-21, KM-808에 장착해
단가를 낮추던가, 혹은 저가형 능동방어 장비를 개발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가형 능동방어 장비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부공격 대전차 미사일, 초고속 전차탄에 대한 방호, 3발 이상의 집중 공격은 ROC에서 제외
-로켓 및 미사일 탐지 센서는 가급적 한 종류로 통일하고, 전시 교체나 수리가 용이해야 함(비냉각 열상?라이다?)
-대응탄은 반응장갑과 유사한 수준으로 안정성이 있어야 하고, 수명이 길어야 함.
해당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현존 체계로는 이스라엘의 TROPHY LV 와 독일 IBD의 SHARK가 있습니다.
3.장갑차량의 무인화 개조기술 연구를 시작하자.
결국, 조만간 우리는 K-21 및 KM808, 그리고 K200의 의 후속 차량 연구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 차세대 장갑차량의 모습을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하이브리드 구동계, 완전 능동형 서스펜션, 전자기 장갑 및 VR을 활용한
운전기능, 차세대 복합소재 장갑이 적용될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K-21과 KM808의 대체 차량에 대해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차세대 차량은 절대로 기존 장갑차량을 1대1로 대체할 수 없는 비싼 차량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차량이 비싸지는 만큼 우리 군의 편제가 줄어들면 다행이겠습니다만,
아마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안하는 점은 향후 신규 장갑차가 개발될 때, 기존의 구형 장갑차들을 무인화 개량을 통해서
위험지역에서의 선행 차량, 혹은 강행정찰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원래 국방과학기술연구소에서는, 차세대 연구로 무인화 장갑차량을 통한 정찰 및 경전투 임무를
수행할 연구를 했지만, 아무래도 이것이 예산을 받아 실용화되기에는 무리인것 같습니다.
해당 무인화 차량 연구를 활용해서, 미래에는 사람이 타지 않고 무인 드론 혹은 지상로봇을 탑재하는
K-21과 KM808이 위험한 현장에 먼저 도착하는 것은 상당히 괜찮을 것 같네요.
이미 러시아의 경우, BMP-3 보병전투차를 활용한 UDAR 무인 지상 장갑차를 실용화 한 사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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