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 17일 중앙일보 기사입니다.오널이네여..쩝
쉰풍.. 역풍..등 우리 카페에서도 많이 이야기 되어졌던 순풍이 이렇게 끝을 내고 말았군여..
약간의 아쉬움과 머 그런것이 파바박 지나가믄서 그동안 제작진의 고민이 어느정도였던가 가늠케했습니다.
흠..더 좋은 시트콤을 만나길 기달리며..이만 휘리릭~**
< SBS '순풍 산부인과' 683회로 막내려 >
국내 시트콤의 대명사격인 '순풍 산부인과' 가 다음달 1일 683회로 막을 내린다.
1998년 3월 방송을 시작, 2년 9개월 동안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인기 프로라 시청자들의 섭섭함도 클 듯하다.
등장인물 지명.용녀.미선.영규.혜교.미달.오중 등에 대한 시청자들의 친근감은 오히려 '이웃' 에 가까웠다. 한때는 경쟁 방송사의 9시 뉴스 시청률을 앞지를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시트콤은 낯선 장르였다.
간간이 등장하는 시트콤들은 해외 유명 시트콤을 흉내내다가 SBS의 'LA아리랑' 은 아예 배경을 해외로 옮기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문화가 다른 만큼 유머의 방식도 다르게 마련인데 이를 간과한 것이다.
'순풍' 의 성공요인은 유머의 소재와 방식이 토속적이라는데 있다. 방귀나 고스톱 등 친밀한 일상을 소재로 풀어가는 상황은 무척이나 '한국적' 이었다.
또 개성이 분명한 캐릭터의 창출에도 성공했다.
'영규' 하면 '빈대' , '허간호사' 하면 '어떤 면박에도 아랑곳 않는 꿋꿋함' , 모든 등장인물이 이런 식이었다.
그러던 '순풍…' 이 삐그덕거리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스토리가 너무 억지스럽다" "옛날의 '순풍…' 이 아니다" 라는 시청자들의 지적처럼 소재가 고갈된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오지명과 허영란, 권오중과 송혜교 등 주연급 연기자들이 줄지어 프로그램에서 빠져 나갔다.
제작진은 김미화와 이상인을 긴급 투입했으나 시청률 하락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순풍…' 는 막을 내리게 됐다.
그래도 불모지나 다름 없던 국내 방송계에 시트콤 열풍을 몰고 온 '순풍…' 의 공로는 높이 살만하다.
SBS측은 다음달 4일부터 2주일간 이미 방영한 내용 중에서 '시청자가 뽑은 베스트 10' 을 골라 재방송한다.
후속프로는 다음달 18일 선보일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가제). 소방서가 배경이며 탤런트 노주현과 개그맨 이홍렬이 주인공 형제로 출연한다.
여기에 김찬우.배종옥.박정수 등이 가세하고 '순풍 산부인과' 의 연출을 맡았던 김병욱 PD가 다시 총지휘를 맡는다.
백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