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에 교섭이 결렬됐습니다. 사측이 전기를 끊었고, 경찰과 용역깡패가 침탈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측에서는 줄곧 선심을 쓰는 양 무급휴직을 40%까지 늘려주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노조가 이런 양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노조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동안 노동자들이 외쳤던 게 무엇이었습니까?
70일 넘게 싸우면서 함께 살자고 외쳤습니다.
이 노동자들의 반을 자르겠다는 것은 저희가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안에 있는 동지들은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동료입니다. 한 명이라도 같이 살지 못하면 다 죽는다는 절박한 심정입니다.
단수가 된 지 2주일이 넘었습니다. 음식물 반입도 2주일 넘게 차단됐습니다.
사측은 안에 물이 넘쳐난다고, 음식물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물이 넘쳐나서 생수로 세수를 한다나요. 기가 막힙니다.
도장공장이 인화물질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화전까지 차단했습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소방당국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조처라고 했답니다.
더운데 씻지를 못하니까 피부에 뭐가 막 나고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못 씻는 건 차치하고라도 물을 마시지를 못하는 게 걱정입니다. 저희도 지금 하루 종일 몇 리터의 물을 마시는지 모르겠는데,
더운 날 경찰들과 사측이 대치하는 와중에 물을 아껴가며 조금씩 마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억장이 무너집니다.
화장실 변기는 막혀서 못 쓰고 있고, 주먹밥에 소금을 찍어서 끼니를 떼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전기를 끊었습니다.
하루 종일 더위도 식히지 못하게 됐습니다. 암흑 같은 밤을 맞아야 합니다. 이제 밥도 해먹을 수가 없게 됐습니다.
사측은 오늘 시급히 공권력을 투입하라고 또다시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피눈물이 쏟아집니다. 억장이 무너집니다.
쌍용차 파업은 해고된 1천 명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적인, 어떻게 보면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쌍용차 파업이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이후 노동자들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십니다.
그렇다면, 제발 쌍용차 파업이 승리할 수 있도록, 우리 남편이 힘내서 싸울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십시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모여야 합니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이 같이 모여서 단 하루만, 단 한 시간만 같이 모여서 큰 소리를 낸다면, 한 목소리를 낸다면,
이길 수 있습니다.
수만, 수십만 노동자들이 공장 앞 인도를 다 막고 드러누워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발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와서 빨리 파업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가족들이 눈물로서 호소합니다. 여러분 꼭 평택으로 와주십시오.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들을 죽이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 남편들을 살려주십시오.
* 금속노조, 민주노총이, 모든 시민들과 학생들이 공장 앞으로 모여 주십시오.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수백, 수천의 농성을 시작해 주십시오. 당장 내일부터 쌍용차 평택 공장으로 달려와 주십시오.
* 전국의 노동자들이 이곳에 모여야 합니다. 휴가철이고 날도 뜨겁지만, 휴가를 반납하고 모두 모여 주십시오.
빠른 시일 내에 이 곳 쌍용차 공장 앞에서 전국에서 집결하는 대규모 연대집회를 개최해 주십시오.
이 글은 쌍용차 가족대책위 이정아 대표가 7월 23일 다함께 주최 진보포럼 ‘맑시즘2009’ 개막식에서 연설한 것을
녹취․정리한 것이다
공장 앞에 가족대책위 천막이 있습니다. 아침에 공장을 바라보고 앉아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회의를 하고, 같이 밥을 먹고, 아이들을 돌보고, 그리고 저녁 늦게 촛불 집회를 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들 갑니다.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남편들 얼굴조차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남편들이 도장반 옥상에 올라옵니다. 망원경을 들고 있으니 천막 옆에 서라 그러면 망원경으로 보겠다.
이렇게 해서 저희 가족들이 천막 앞으로 나와 서면, 남편들이 옥상에서 망원경으로 저희들 얼굴을 보고,
핸드폰으로 통화를 가끔씩 하고, 그리고 손을 흔들어 줍니다. 옥상에서 손을 흔드는 남편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월요일부터 경찰 헬기가 하루 종일 평택 공장을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경찰 헬기는 그 전부터 많이 보아 왔던 것이라 그저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좀 이상했습니다.
뭔가 하얀 액체를 뿌리는 것 같았습니다. ‘왜 물을 뿌릴까? 안에 또 타이어를 태웠나? 조
합원들이 항의하다가 또 타이어를 태운 것인가?’
그런데 조금 지나자 눈이 따갑고, 목이 따갑고, 얼굴이 따갑고 좀 이상했습니다. 냄새도 나고.
‘아, 이게 최루액이라는 거구나’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엄마들이 부랴부랴 안산에 있는 공설 운동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헬기가 내려서 있을 곳이 그
곳 밖에 없다는 생각에 따라가 봤더니, 역시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서 경찰 헬기가 최루액을 만들어서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울부짖었습니다. 미친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들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고 지금까지 4일째입니다.
어제 저는 테이저건이라는 것을 처음 들었습니다.
그런 게 있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테이저건을 경찰이 진압무기로 소지하고 들어가서 조합원들에게 쏘아댔다고 합니다.
그래서 얼굴에 허벅지에 그 총을 맞고 사람들이 쓰러졌습니다. 당장 병원으로 이송해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측은 우리를 들여보내 주지 않았습니다. 경찰들도 그저 수수방관이었습니다.
몇 시간을 항의한 끝에, 결국 신분증 확인을 아주 철저히 한 뒤에 의사 한 분이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친 조합원 분들이 나올 수가 없어서 나오면 바로 경찰에 연행되기 때문에 나오실 수가 없는 관계로 그 안에서 살을 찢고
응급처치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금 60일이 넘었습니다.
제 남편 얼굴을 못 본 지는 지금 글쎄 기억도 안 나는데, 지금 어떻게 됐을지, 수염은 얼마나 길었을지,
살은 또 얼마나 새까맣게 탔을지. 제가 자꾸 남편 얘기만 하면 눈물이 나서. 예, 지금 그런 상황입니다.
제 남편의 이름은 고동민이라고 합니다. 제가 굳이 이 자리에서 남편 이름을 밝히는 것은
저는 제 남편이 너무나도 자랑스럽기 때문입니다.(청중 박수)
처음에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나서 남편이 “회사 상태가 너무 안 좋다. 정리해고가 될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 되겠지, 젊은 우리 둘 같이 힘 합쳐서 살면 이 아이들 못 키우면서 살겠느냐’
그런 안일한 생각이었습니다. ‘남편이 이제 7년차밖에 되지 않았는데, 설마 자르겠느냐’ 그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저는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라는 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파업을 같이 하면서 동지라는 말이 무엇인지, 연대라는 말이 얼마나 뜨겁고 절절한 단어인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참을 하고 연대하러 오시는지,
왜 모두가 쌍용차 문제가 쌍용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라고 얘기를 하시는지
이제는 그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지금 큰 딸 아이는 친구 집에 있습니다. 둘째 꼬맹이는 유치원을 잘 다니던 아이인데,
제가 매일 경찰과 관리자들과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니 엄마가 잠시라도 안보이면 경찰한테 붙잡혀간 줄 압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없으면 너무나도 불안해합니다.
제가 서른여섯 살 먹을 동안 저는 한 번도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신들을 끌어내서 저는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아이들이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남편이 옆집 아저씨처럼 아침에 출근을 하고 저녁에 돌아와서 제가 차려놓은 밥을 맛있게 먹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제 옆에 곤히 잠든 얼굴을 볼 수 있기를, 아이들이 커서 이룰 세상은 좀더 자유롭기를, 비정규직이며, 정리해고며,
고용불안이며 이런 말도 안 돼는 이런 노동자들을 고통 받게 만드는 이런 개 같은 말들이 없어지기를 저는 정말 간절히
빌어봅니다.
쌍용자동차 법정관리인 이유일, 박영태입니다. 그 인간들 강남구에 있는 아주 엄청 비싼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들 합니다.
그 인간들이 타고 있는 체어맨 가장 최고급 사양 누가 만들었습니까?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으리으리한 아파트, 그 돌맹이
하나, 그 시멘트 하나, 벽지 하나, 도대체 누가 만든 것입니까?
그런데 도대체 이 땅의 이 자본가들이란 놈들은, 이 정권은 왜 노동자들을 이렇게 홀대하는 것입니까?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이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라도 있는 것들이라면, 우리에게 이러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참을 수가 없고 이 싸움을 멈출 수가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좀더 자유로운 세상에서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 싸움을 꼭 이겨내서 저는
이 땅을 바꿔나가는 데 제가 조그만 힘이 된다면, 여기 서울이 아니더라도 그 어느 곳이라도 찾아갈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남편의 정당한 싸움이, 정말로 남편의 공장 점거파업, 남편뿐만 아닌 모든 노동자들의 파업이 저는
정말 정당하다고 믿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거라고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희 쌍용차 노동자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고통 받는 노동자들이 반드시 주인 되는 세상이 와서
저희 모두 좀 사람답게 살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70일 넘게 계속된 쌍용차 노동자들의 초인적인 투쟁에 밀린 사측이 마지못해 협상에 나오면서
7월 30일부터 3일간 계속된 ‘끝장 교섭’은 결국 사측의 결렬 선언이라는 ‘뒤통수 치기’로 막을 내렸다.
협상에서 끝까지 대량해고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사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며
역겹게도 마치 자신들이 큰 양보를 한 것처럼 포장했다.
경찰이 진압작전을 개시한 4일, 바리케이트 너머 농성중인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진압에 대비해 모여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사진 이미진
그러나 이번에 사측이 제시한 협상안은 이미 지난 6월 초에 제시한 ‘최종안’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분사, 영업직 전환, ‘희망퇴직’ 등으로 사실상 파업 참가자의 절반 이상을 정리해고하고 남은 사람들에게도
기약없는 무급휴직과 임금 동결, 복지 축소 등을 강요할뿐 아니라 고소 고발 등도 분명히 철회하지 않겠다는 게
사측의 안이었다.
그래서 쌍용차지부는 “[우리는] 6월 8일 해고 확정에서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을 얻으려 70일 넘게 파업을 전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더구나 쌍용차 노동자들은 이미 충분히 고통전가를 당한 상황이다. “노동조합은 이미 … 비정규직을 포함해 2천여 명이
실직으로 생존의 벼랑에 내몰린 상황”에서 “임금, 복지, 분사일부 수용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최후까지 남은 7백여 명의
투쟁하는 조합원들에게도 항복과 굴종을 강요”한 것이다.
이처럼 “7백여 명을 또다시 ‘산자’와 ‘죽은자’로 구분하라는 것은 ‘함께 살기’위해 목숨 걸고 공장을 지켜온 노동자들의
핵심적 요구를 깡그리 무시하고 백기 투항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부터 사측은 “쌍용차의 슬림화를 통한 매각, 그리고 노조 파괴가 주목적”이었던 셈이고 “대화를 빌미로 조합원들에게
굴종과 항복을 강요”한 것이다. 법정관리인 박영태는 “강성 노조가 존재하는 기업에 누가 투자하려 하겠느냐”며 노조 파괴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것은 결국 “‘정리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에 성공했으며 노동자들을 굴복시켰다’는 ‘성적표’를 이명박 정부에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민주노동당의 지적처럼 사측은 “평화적 해결의 의지가 애시당초 없었음을 교섭 결렬 선언을 통해 입증”한 것이다.
이런 사측의 뒤에는 물론 “기업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이명박이 있었다.
쌍용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은 “본관에 상주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사쪽의 협상을 조종”했다며
“정부가 결국 칼날을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태는 “투쟁에 의해 정리해고가 저지된다면 우리사회에서 … 투쟁 만능주의가 득세함으로써 … 향후 투쟁적인 노사관계가
전면에 부상해 타 사업장에도 악영향을 끼쳐 구조조정이 요구되는 기업의 행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사측이 왜 양보할 수 없는지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미 정부 관계자는 “976명 전원을 해고하지 않고 무급휴직을 해도 연간 추가비
용은 72억 원 정도”라며 “비용 문제는 마이너한(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 이미진
그래서 정부와 사측은 지난 3일간 협상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저들은 협상 중에도 물과 식량 반입을 철저히 봉쇄했고
심지어 “쌍용산성”이라는 컨테이너와 철조망으로 정문 앞을 막아 버렸다. 그리고 ‘노조의 폭력 행위 사진 전시’를 하며
여론전도 계속하고 있었다. 조중동은 독사의 혓바닥을 놀리며 계속 노동자들을 공격해 왔다. 심지어 사측은 직원들에게
공장 무력 진입을 위한 서명까지 받고 있었다.
그래서 협상 결렬 직후 사측은 도장공장의 전기까지 끊어 버렸고 법정관리인 박영태는 기다렸다는 듯이 경찰력 투입을
요청하며 “도장공장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투지를 결코 꺾을 수 없는 상황에 밀려 협상에
나왔지만 여전히 뒤로는 살인 진압 준비를 해 왔던 것이다.
ⓒ사진 이미진
그러나 파업 노동자들의 서슬퍼런 기세와 투지가 여전히 살아 있는 상황에서 저들의 강제 진압 시도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정부가 ‘화약고’인 도장공장에 대한 강제 진압을 시도할 경우 8백여 명과 진압 경찰 등이 모두 몰살되는 비극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노동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의 일치된 우려이기 때문이다.
이명박이 노동자와 경찰 들의 목숨을 걱정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 자신의 대통령 자리가 날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와 사측은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고 위축시키기 위해 파산 협박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그러나 파산이 손쉬운
선택이었다면 저들은 파업 70일이 지나서 협상에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연관업체와 금융기관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상황에서 관련업체까지 20만여 명의 고용에 영향을 미칠 파산을 선택하기에는 저들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ㆍ경제적 후폭풍이
너무 큰 상황이다.
<경향신문>도 “쌍용차의 파산은 … 국가신인도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바마 행정부가 파산 위기에
처했던 GM과 크라이슬러를 되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는 것이다. 대림대 김필수 교수도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쌍용차를 본보기로 선택했을 수 있지만 본보기치고는 그 후유증이 너무 클 수 있다”며 파산이 쉽지 않은
선택임을 지적했다.
또 지금 파산을 신청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의 채권 2천6백70억 원은 무담보이자 후순위 채권인 만큼 파산
과정에서 사실상 휴짓조각이 될 것이다. 저들은 그런 손해를 감수할 처지에 있지 않다.
사실 ‘어느 사기업이 이런 잉여인력과 강성노조를 가진 기업을 인수하겠냐’는 저들의 항변은 노동자들과 진보 진영이 요구한
공기업화 요구가 정당했음을 보여줄 뿐이다. 쌍용차 노동자들과 20만여 명의 유관 일자리가 걸려 있는 쌍용차 공장을 국가가
인수해 일자리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사진 이미진
이제 저들이 다시 노동자들을 ‘생지옥’으로 몰아넣고 평택공장을 전쟁터로 만들려고 하는 지금, 우리 모두의 일자리를 위해
앞장서 싸우고 있는 쌍용차의 투사들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연대 투쟁과 연대 파업이 당장 시작돼야 한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이번에 정부와 사측, 우익 언론의 전방위적 압박 속에서도 생사를 함께 한 동료를 해고하는 방안에 합의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쌍용차 노조 지도부와 노동자들은 파업의 대의를 지키며 영웅적인 투지와 용기를 다시 한번 내보였다.
특히 정규직의 고용뿐 아니라 비정규직 고용 승계를 주장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다. 이미 쌍용차 파업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굴뚝에 올라가 있고 함께 파업을 하는 모습으로 노동운동의 갈 길을 제시해 왔다. “함께 파업 하면서 나도
같은 노동자라는 존재감을 느낀다”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말은 정말 고무적이다.
쌍용차의 투사들은 이미 자신들이 가진 모든 땀과 눈물, 힘을 다 쏟아내며 전체 노동운동에 갚을 수 없는 커다란 기여를 했다.
이제 공장 바깥의 민주노조 운동과 진보 진영이 이들의 투지와 용기를 본 받아 연대 투쟁과 파업을 통해 이들에게 보답할 차례다.
협상만 쳐다보며 며칠간 연대 투쟁 조직에 소홀했던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는 다시금 진정성을 갖고 연대 투쟁과 파업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하고, 시늉이 아니라 실제로 물과 식량,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조직해야 한다.
저들은 경제 위기 속에서 ‘투쟁해도 해고를 막을 수 없다’는 선례를 남기려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저항으로 벽에 부딪힌 상태다. 이것이 우리가 이 파업을 사수하고 연대해 반드시 승리해야 할 이유다.
전국의 모든 활동가들은 현장과 작업장에서 연대 투쟁과 파업을 호소하고 건설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쌍용차에서 대량해고가
성공하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모든 노동자들은 자기 일처럼 연대에 나서야 한다. 연대 투쟁의 압박과
손해를 더 버틸 수 없는 정부와 기업주들이 쌍용차 사측에게 양보하라고 요구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들을 죽이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 남편들을 살려 주십시오. …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수 백,
수 천의 농성을 시작해 주십시오. 당장 내일부터 쌍용차 평택 공장으로 달려와 주십시오”라는 쌍용차 가족대책위의 눈물어린
호소에 강력한 연대 투쟁과 연대 파업으로 화답해야 한다.
첫댓글 아침 부터 먹먹 합니다... ㅠ ㅜ
어제 방송 PD 수첩 쌍용차 지금 다시 보기로 다 봤습니다. 아파서 챙겨온 한약 두 개 (그게 약이나 됩니까) 품 안에 넣고 다니며 진짜 많이 아플 때는 마시겠다는 노동자는 정말 옛날 저처럼 바짝 말랐더군요. 아버지 어머니의 절규... 결국 사무실에서 우네요.